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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박종훈 단장, “한화 변화의 불씨는 호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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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시절의 지지부진을 딛고 일어선 올해 한화 이글스는 말 그대로 눈을 부비고 다시 바라봐야할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한화 구단은 어떻게 환골탈태(換骨奪胎)할 수 있었을까. 한화 구단의 변모는 관전자로 하여금 자못 감탄과 경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한화의 강세는 다른 하위권 구단에도 파급효과를 미쳐 KBO리그가 보다 밀도 높은 리그로 탈바꿈하는 데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풀이도 낳고 있다.

한화가 5월 22, 23일 KBO 리그 선두인 두산 베어스에 연승을 거둔 내용을 살펴보면, 더 이상 예전의 기백 없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다. 단순한 경기 결과를 떠나 3루수 송광민으로 대변되는 탄탄한 수비능력을 바탕으로 한 과정이 알차고 내실이 있다. 올 시즌 전 어느 전문가도 예측하지 못했던 이 같은 한화 구단의 변모는 치밀하게 기획한 박종훈(59) 단장의 ‘체질변화’ 방침에 기인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과거처럼 외부 FA 선수를 많은 몸값을 주고 수혈하는 식으로는 구단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 젊은 선수 육성과 순조로운 세대교체가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를 낳고 있다고 봐야겠다.

박종훈 단장은 한화 변화의 요인으로는 당연하지만 “분위기를 바꾼 감독의 리더십”을 우선 꼽으면서 “호잉이라는 선수를 너무 지칭하면 국내선수들이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겠지만 특히 외야 수비면에서 호잉의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제러드 호잉(29)이라는 선수가 보여준 경기력, 즉 수비능력과 전력을 다하는 베이스 러닝 같은 것들이 한화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풀이다.

한화는 5월 24일 현재 팀 실책이 32개로 적은 것은 아니지만 시즌 초반 베테랑 2루수 정근우 혼자서 무려 8개를 기록한 것을 감안한다면 팀 전체적인 수비력이 안정돼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특히 호잉이 외야에서 보여준 수비 솜씨가 한화 내, 외야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은 것은 물론 투수들이 보다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안겨줬다고 해도 그리 지나치지 않다.

게다가 호잉이 타격부분에서 한화가 이기는 경기에 끼친 힘은 대단하다. 호잉의 타격 자세는 앞발을 완전히 열어놓는 극단적인 ‘오픈스탠스’이다. 호잉은 예전에는 타격자세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었으나 올해 한화 구단 입단 뒤 스프링 트레이닝을 통해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세를 약간 손질했다. 수비와 주루, 타격까지 어느 한 부분 나무랄 데가 없는 호잉이다. 

한화의 수직 상승 요인으로 흔히 투수력과 타격 향상을 들고 있지만 박 단장은 수비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타격이나 투수부분이 부각되고 있으나 실제 한화 상승 원동력은 안정된 수비력이라는 얘기다.

수비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박 단장은 채종국 한화 수비코치가 최고의 수비코치로 평판이 자자했던 정진호 전 연세대 감독으로부터 지도방법을 잘 배워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고 평했다.

박 단장은 “뭐가 먼저인지는 알기가 사실 쉽지는 않다. 수비가 좋아져서 투수가 좋아졌는지, 투수가 잘 던지니까 수비가 좋아졌는지는 경기마다 따져봐야겠지만 수비가 약해 쉬운 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투수의 생각이 수비가 좋아지면서 공격적 투구를 해도 막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과는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면서 수비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명한 것은 한화 구단은 현재 투수력과 수비력, 타력이 맞물려 선순환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오고 있다고 봐야겠다.

박종훈 단장의 선택과 방향 설정은 옳았다. 인성 좋고 신사 같은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어떻게 동료들에게 자극을 주고 나아가 조직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호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KBO 리그에서 아주 색다른 경험이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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