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자리로’ 이재원-김성현 반등, SK가 강해진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26 13: 01

이재원(30·SK)과 김성현(31·SK)의 방망이가 원래 위치를 찾았다. SK 타선이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의 근거이자, SK라는 팀이 더 강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원과 김성현은 올 시즌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재원은 25일까지 44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OPS(출루율+장타율) 0.896을 기록 중이다. 아직 규정타석에서는 조금 모자르나 김성현의 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운이 좋은 것 같다”고 겸손해하는 김성현은 43경기에서 타율 3할3푼6리를 쳤다. 단순히 운으로 이 성적을 만들기는 어렵다. 하위타선의 핵심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선수는 타격에서 인정을 받은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 중 하나인 이재원은 지난해 114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공격 성적표를 받았다. 2015년 2할9푼7리, 2016년 3할1푼9리를 기록한 김성현도 지난해 타율이 2할7푼1리까지 뚝 떨어졌다. 장타가 많지 않은 김성현이기에 타격 생산력의 낙폭은 더 컸다.

부상이 있었다. 시즌 전 무릎 수술을 받은 이재원은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평가였다. 김성현 또한 스프링캠프부터 잔부상이 많았다. 경기에 뛸 수 있을 정도의 컨디션은 유지했지만 시즌 내내 100% 감이 잘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건강한 상태로 시즌을 맞이했고, 초반 고비를 이겨내고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 또한 “지난해에는 내가 부임한 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선수가 작년보다는 올해 더 이 시스템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력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이 플랫폼에 적응하는 시기가 있었을 것이고, 올해는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하위타선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아졌다. SK의 지난해 하위타선 타율은 2할6푼3리로 리그 전체 8위였다. 파괴력이 있는 중심타선의 장타력에 비해 하위타선은 다소 쉬어가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재원과 김성현이 제 자리를 찾자 리그 평균(.273) 수준으로 향상됐다. 여기에 두 선수는 득점권에서 대단히 강한 이미지다. 이재원의 득점권 타율은 3할6푼1리고, 김성현은 무려 4할8푼4리다.
성적은 리더십과도 연관이 있다. 냉정하게 성적이 나야 덕아웃에서의 목소리도 커질 수 있는 법이다. 올해 새롭게 주장이 된 이재원은 완벽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는 칭찬을 받는다. 의외로 김성현의 조력을 호평하는 이들도 있다. 동기인 이재원 중심으로 팀이 뭉칠 수 있도록 최대한 지방방송을 끄고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덕아웃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후끈 달아오른 것은 두 선수의 영향력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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