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정상수성, KIA 6월 반격의 필요조건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6.01 10: 10

"6월에는 제대로 해보겠다"
개막 두 달이 지난 가운데 KIA 타이거즈가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다. 5월까지 27승27패, 승률 5할에 턱걸이 했다. 흑자폭은 최대 3개에 불과했고 한때 적자폭이 4개까지 이를 정도로 어려운 행보를 했다.  힘겨운 정상수성의 두 달이었다. 한화에게 5전 전패의 수모도 당했다.  
우선 큰 문제는 마운드에 있었다. KIA는 선발야구를 해야 성적이 나는 팀이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 4.83은 5위 중간수준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27번)은 리그 4위의 기록. 같은 기간 무려 36번의 QS로 압도적인 1위를 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선발의 힘이 떨어졌다. 양현종(7승)과 헥터(6승)만이 제몫을 했을뿐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부진했다. 

특히 구원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4.82로 5위에 랭크되어 있다. 특히 소방수 김세현이 4개의 블론세이브와 5패를 당하는 등 치명적인 역전패를 몇차례 당한 것이 상승세를 타지 못한 이유로 작용했다. 팀 블론세이브 8개는 세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난 주중 5연승을 앞두고 KT에게 9회초 8-4에서 8-9로 역전패를 당하며 상승동력을 잃었다. 
공격 수치는 최상급이었다. 팀 타율(.304)과 팀 득점(319)은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정도면 작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와 득점에서 편중 현상이 심했다. 두 자리 득점은 10경기였으나 3득점 미만 경기도 15경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타선의 기복이 심했다는 것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2할8푼9리로 리그 4위에 그쳤다. 아울러 리그 최다병살(57개)의 수모를 겪고 있다. 작년에는 득점권 타율(.302)은 1위, 병살타는 최소 2위(39개)였다. 작년의 강력한 응집력이 사라졌다. 올해는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데 찬스에서 해결능력이 떨어지고 병살이 증가하며 발목을 잡았다. 
김기태 감독은 "두 번 정도 치고 올라갈 기회가 있었지만 못했다"고 아쉬움을 밝히면서 "6월부터는 팀을 재정비해 제대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중요한 6~7월 승부처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렇다면 희망은 있는 것일까? 
일단 마운드에서는 헥터 노에시가 완전히 살아나면서 양현종과 선발 원투펀치를 재가동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윤석민이 선발진에 가세했다. 윤석민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윤석민이 자리를 잡으면 여유 전력을 구원진에 투입할 수 있다. 구원진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김윤동이 위력적인 볼을 던지기 시작한 점이 희망이다. 
공격에서는 특별한 보강 전력이 없다. 대신 최형우, 나지완, 버나디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지완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찬스에서 약한 모습으로 타선의 연결이 끊기곤 했다. 버나디나도 특유의 활력이 떨어졌다. 최형우는 현재 추세라면 100타점이 어렵다. 이들의 회복이 있어야 타선의 응집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선수들의 근성이다. 지난 두 달동안 선수단은 작년과는 달리 활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었다. 경기가 안풀리면 풀어나가는 맛이 없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7회까지 뒤진 경기 가운데 역전승은 단 1승에 불과했다. 보다 끈끈한 승부욕이 반격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사진]광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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