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퍼팅’ 김효주, US여자오픈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6.04 08: 40

 ‘신들린 퍼팅’과 ‘귀신 붙은 샷’이 동시에 있었다. 6타차의 추격자가 선두와 연장 승부까지 가는 믿기지 않는 과정은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엇갈린 운명이 우승컵의 향방까지 가르지는 못했다.
김효주(23, 롯데)가 한국시간 4일 오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 쇼얼 크리크 골프장(파72, 6732야드)에서 펼쳐진 ‘US 여자오픈’(총상금 500만 달러, 약 53억 7,7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과 연장승부를 펼친 끝에 준우승했다. US 여자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2번째 메이저 대회다.
2016년 2월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 이후 2년 4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할 찬스를 잡은 김효주는 그러나 연장 3번째 홀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14번과 18번 2개홀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첫 번째 연장 홀에서는 동타가 나왔다. 14번홀에서는 김효주가 버디를 잡았지만 18번홀에서는 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그 사이 주타누간은 모두 파를 기록했다.
이후 연장 승부는 14번과 18번을 오가며 서든데스 방식으로 치러졌다. 14번 첫 홀에서는 둘 다 파를 적어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18번홀에서의 승부는 주타누간이 파를, 김효주가 보기를 범하며 우승컵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US 여자 오픈 최종라운드를 시작할 때 아리야 주타누간의 스코어는 12언더파(단독 1위)였고, 김효주는 6언더파(단독 3위)였다. 타수는 무려 6타차.
하지만 김효주에게는 신들린 퍼팅이, 주타누간에게는 귀신 붙은 샷이 이어지며 이들의 운명을 연장 승부로 끌고 갔다.
전반 9개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 9언더파를 만든 김효주는 파4 12번홀에서 15미터가 넘는 장거리 퍼팅에 성공하면서 쇼얼 크리크 골프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후 2개 홀을 파로 막은 김효주는 파4 15번홀에서는 그린 밖에서 퍼터로 공을 굴렸다. 퍼터를 떠난 공은 긴 원호를 그리더니 깃대와 홀컵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떨어졌다. 15번홀 버디를 포함해 5타를 줄여 11언더파를 만든 김효주는 주타누간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다 연장에 돌입했다.
반면 주타누간은 후반 9홀에서 거듭되는 불운에 울었다. 전반 9개홀을 버디 5개, 보기 1개로 승승장구하던 주타누간은 파4 10번홀에서 갑자기 이상한 기운에 휩싸였다. 티샷부터 실수가 나와 그린까지 오르는데 4번의 샷을 허비한 주타누간은 그린 위에서도 스리퍼트를 범하며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다. 12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하고, 파3 16번홀 버디로 마음을 다잡는가 했지만 17, 18번홀 연속 보기로 앞섰던 타수를 모두 반납하고 김효주와 동타가 됐다. /100c@osen.co.kr
[사진] 김효주와 아리야 주타누간의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 모습.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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