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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오판과 자멸, 누구를 탓하리오

[OSEN=조형래 기자] "최근 들어 좋지 않은데 투수 코치와 상의해 여유있는 상황에 올릴 수도 있다."

지난 14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최근 부진한 진명호의 활용 방법을 밝혔다. 진명호는 지난 13일 경기에서 9-4로 앞선 7회초 등판해 ⅔이닝 4실점 난조를 보이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9회 마무리 손승락이 동점을 허용해 연장으로 흘렀다. 11회말 이대호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뒀지만 진땀나는 경기였다.

13일 경기까지 진명호는 6월 한 달 동안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20.25(4이닝 9자책점)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제구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 기간 볼넷 8개를 허용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잦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원우 감독은 진명호를 긴박한 상황이 아닌 순간에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

그러나 14일 경기, 롯데 벤치는 9-3으로 앞선 6회말,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진명호를 투입했다. 6점 차의 리드 상황을 여유있다고 판단했을까. 하지만 그동안 롯데를 상대로 보여준 삼성의 화력을 생각하면 6회의 6점 차는 그다지 안심할 수 없었다. 이미 전날 경기에서 5점 차에서 등판했지만 그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더군다나 연투 상황이기도 했다. 진명호는 전날(13일)에도적지 않은 22개의 공을 던졌다.

결국 진명호는 6점 차의 상황에서도 무너졌다. 김헌곤, 이지영, 조동찬에 3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구승민에게 공을 넘겼다. 만루 상황에서 올라온 구승민도 부담이 잔뜩 낀 상황이었기에 불안감은 가중됐다. 결국 9-8까지 추격을 허용한 롯데였다. 7회에는 전날 29개의 공을 던진 오현택이 올라왔지만 결국 박해민에 역전 2타점 2루타, 김상수에 쐐기 3루타를 얻어맞으며 역전패와 직면했다.

선발 듀브론트가 5이닝 3실점이라는, 이른 시점의 강판이었다면 최근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롱릴리프 격의 송승준을 투입할 수도 있었다. 진명호, 오현택, 장시환 등 필승조 격의 선수들은 모두 연투 중이었고, 그나마 투입할 수 있던 구승민과 윤길현은 경기 후반을 대비해야 했다. 최소 2이닝, 최대 3이닝 정도까지 소화해줄 수 있던 선수로는 송승준이 적격이었다. 긴 이닝을 어떻게 풀어가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다. 더군다나 지난 7일 마산 NC전 4⅓이닝 72구만 소화했기에 등판에도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송승준은 뒤늦게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9-11로 역전을 당한 8회초 올라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역전을 했다면 의미가 있었겠지만 이미 경기 분위기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투수 교체에 대한 결과론으로 치부할 수 있던 경기. 그러나 진명호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결국 선수에게는 독으로 다가왔다. 벤치의 냉철하지 못했던 분석과 경기 상황에 대한 오판은 결국 선수와 팀 전체를 자멸의 흐름에 내던진 꼴이었다. 

투수 교체에 대한 타이밍과 판단, 흐름은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예상된 수순이란 것이 있지만 예상대로 결과가 흘러가지 않는 예외의 상황들이 너무도 많다. 미련 없이 냉철해져야 할 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롯데의 벤치는 그동안 냉철하지 못했고 오판을 통해 흐름을 내준 경기들이 더러 있었다. 아쉬움이 답습되는 상황. 롯데는 그렇게 반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잃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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