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신무기, 그리고 팬' 손승락을 다시 일으킨 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20 06: 21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손승락(36)에게 5월의 마지막은 악몽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29일과 31일, 사직 LG전에서 손승락은 모두 팀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29일 경기, 3-2의 리드 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범했다. 그리고 31일 경기에서는 10-7, 3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다시 팀의 승리를 무산시켰다. 2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뒤 손승락은 정신적 충격에 휩싸이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지난 12일 다시 1군으로 올라온 손승락. 하지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13일 사직 삼성전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하면서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손승락의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길만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수원 KT전, 9-7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을 다시 맞이한 손승락은 4번의 실수를 하지는 않았다.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23일 만에 세이브를 올렸다. 구대성 이후 역대 두 번째 9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손승락은 지난 2010년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은 뒤 한결같이 뒷문을 지키며 대기록을 작성해냈다.
지독한 아홉수, 그리고 악몽과 시련을 이겨낸 손승락은 후련한 듯 미소를 지으며 취재진과 마주했다. 19일 경기 후 만난 손승락은 "사실 기록은 중요하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지난 한 달 간은 손승락의 프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는 "9년 째 마무리를 하고있는데, 힘든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악몽 같았던 한 달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그를 일으킨 것은 팬들의 응원 메시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지지였다. 손승락은 "팬 분들이 비난을 하고 질책을 하셔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힘내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 과분할 정도였다"면서 "동료들이나 코칭스태프도 많이 응원을 해줬다"고 답했다.
팬들의 격려에 다시금 힘을 얻은 손승락은 마운드에 오르는 마음가짐을 다잡았고, 손승락다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되찾는 것을 중요시 했다. 트라우마가 지배할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를 정면돌파했다.
"오늘 마운드에 올라갈 때 또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올랐다"는 손승락은 "팬들이나 동료들, 코칭스태프에게 원래의 손승락다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감은 손승락을 현재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올라서게끔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 자신감 있는 모습을 되찾으면서 손승락은 다시 웃었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속구와 커터, 단조로운 구종 패턴에서도 드러난다. '커터 장인'으로서 고집도 있었지만, 이 고집이 그를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부진들로 인해 새로운 무기의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기도 했다. 손승락은 결국 고집을 잠시 접고 포크볼이라는 무기를 선보였다. 물론 손승락이 포크볼을 안던졌던 것은 아니지만 급박한 세이브 상황에서 이를 던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였다. 19일 경기 포크볼로 2개의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손승락은 "아마 2군에 내려간 것이 변화를 해보라는 계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최근처럼 포크볼 등 새로운 구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이 그동안 없었다"면서 "과감하게 포크볼을 선택해서 재밌게 경기를 했고, 마운드 위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송)승준이 형과 이용훈 코치님이 계속 포크볼을 실전에서 던지게끔 용기를 북돋워줘서 많은 힘이 됐다"고 말하면서 주위의 격려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손승락 다운 자신감을 찾았고, 그 자신감을 되찾게끔 주위의 응원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신무기의 활용도까지 얻었다. 그렇게 손승락은 시련을 딛고 다시금 롯데 부동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솟아올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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