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40승 고지를 넘어섰다. 그것도 불과 71경기 만이다.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92년 이후 최소경기 40승 달성으로 최고 페이스를 이어갔다.
한화는 지난 20일 청주 LG전에서 난타전 끝에 홈런 3방을 앞세워 11-7로 승리했다. 전날(19일) LG전 패배를 설욕하며 하루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아울러 시즌 40승(31패) 고지를 밟았다. 두산(47승)-LG(41승)에 이어 리그 3번째 40승. LG보다 3경기를 덜 치러 경기수로 따지면 1경기 더 빨랐다.
한화로선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40승 돌파 시점이다. 한화가 71경기 만에 40승을 달성한 건 무려 빙그레 시절까지 시곗바늘을 되돌려야 한다. 지난 1992년 김영덕 감독이 이끌던 빙그레는 62경기 만에 40승(21패1무) 기록을 세웠다. 당시 리그에서 가장 먼저 40승을 거둔 빙그레는 81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 이후 한화가 71경기 이내로 40승을 달성하기까지 무려 26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다. 25년간 40승 달성 시기가 참 멀었다. 1994년 73경기(40승32패1무)로 가장 빨랐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에도 82경기(40승40패2무)를 치렀다. 2000년대 들어 2006년(40승33패2무) 2008년(40승35패) 75경기가 최소기록으로 한화의 가장 최근 전성기 때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암흑기가 시작된 2009년 뒤 40승 달성이 점점 늦춰졌다. 창단 첫 8위였던 2009년 무려 120경기(40승77패3무)가 걸렸고, 2010년에도 102경기(40승62패)에 달성했다. 2011년 94경기(40승53패1무), 2012년 106경기(40승64패2무)에 이어 2013년 123경기(40승82패1무)로 가장 오래 걸렸다.
이어 2014년에도 99경기(40승58패2무)를 치르면서 가장 늦게 40승 고지를 밟은 한화는 2015년 김성근 감독 부임 첫 해 76경기(40승36패)로 40승 달성 기록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2016년 91경기(40승48패3무), 2017년 100경기(40승59패1무)로 다시 40승 달성 시점이 늦춰졌다.
하지만 올해 한용덕 감독 부임 첫 해를 맞아 불과 71경기만의 40승으로 환골탈태했다. 시즌 전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 놀랍다. 팀 평균자책점 3위(4.63)로 안정돼 있는 마운드, 팀 도루 1위(57개)에 빛나는 공격적인 주루로 돌파구를 찾았다. 리그 최다 26역전승으로 뒷심도 강하다.
한화는 김태균·정근우·양성우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6월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6월에도 10승8패로 선전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욕심을 내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욕심을 부리며 팀이 한 번에 주저앉을 수 있다"며 정석 야구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1992년 빙그레 시절 이후 최고 페이스로 40승을 달성한 한화. 이 페이스가 50승, 60승 나아가 70승 시점에도 이어질지 궁금하다. 지금 기세라면 못할 것 없다. /waw@osen.co.kr
▲ 2006년 이후 한화 40승 달성 시점 성적
2006년 7월30일 75경기 40승33패2무 .548 2위
2007년 7월14일 76경기 40승34패2무 .541 3위
2008년 6월28일 75경기 40승35패0무 .533 3위
2009년 9월05일 120경기 40승77패3무 .333 8위
2010년 8월07일 102경기 40승62패0무 .392 8위
2011년 8월11일 94경기 40승53패1무 .430 7위
2012년 8월29일 106경기 40승64패2무 .385 8위
2013년 9월29일 123경기 40승82패1무 .328 9위
2014년 8월22일 99경기 40승58패1무 .408 9위
2015년 7월03일 76경기 40승36패0무 .526 5위
2016년 7월29일 91경기 40승48패3무 .455 7위
2017년 8월04일 100경기 40승59패1무 .404 8위
2018년 6월20일 71경기 40승31패0무 .563 2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