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팀은 왜 항상 팀 타율 1위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6.22 06: 48

"글쎄, 우연의 일치 아닐까". 
LG 류중일 감독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러더니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긴 류중일 감독은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고정 라인업이라 그런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삼성 시절에 이어 LG에서도 팀 타율 1위 타선을 이끌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LG는 지난 21일까지 팀 타율 3할1리로 올 시즌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시즌 전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LG의 팀 타율은 9위-9위-6위-7위로 리그 하위권이었다. 지난해에는 팀 평균자책점 1위에도 타선에 발목 잡혀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외부 FA로 김현수를 영입한 효과가 크지만,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4월 중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2개월 넘도록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존 이형종(.376)·채은성(.338)·양석환(.284) 등 기존 젊은 타자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이제 다들 확고부동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류중일 감독은 "1~2명 빼놓고 매 경기 주전이 고정돼 있어야 한다. 주전과 백업이 확실하게 나눠져 있어야 강팀이다. 그래야 경기 전날부터 내일은 어떻게 할지 확실하게 준비를 할 수 있다. '내일 누가 나가지?'라는 생각이 들면 준비가 잘 안 된다. 부상이 아닌 이상 라인업을 고정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의 변화는 두드러진다. 지난 2015~2017년 3년간 LG의 규정타석 타자는 2명, 4명, 2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는 김현수·박용택·오지환·유강남·이형종·채은성·양석환 등 무려 7명 선수들이 규정타석을 채웠다. 두산과 함께 리그 최다 기록으로 류중일 감독 스타일답게 LG도 고정 라인업이 형성됐다. 
삼성 왕조를 이끌던 시절에도 그랬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1~2016년 삼성은 강력한 마운드 못지않게 타선의 힘이 강했다. 부임 첫 해였던 2011년 6위(.259)에 그쳤을 뿐, 2012년(.272) 2014년(.301) 2015년(.302) 팀 타율 1위였다. 2013년(.283) 2016년(.293)도 팀 타율 3위로 상위권이었다. 
류 감독 재임 기간 삼성에는 규정타석 타자가 넘쳤다. 2011년만 4명이었고, 2012~2013년 6명, 2014~2015년 7명, 2016년 5명으로 라인업 절반 이상이 확실한 주전으로 기용됐다. 삼성 시절 워낙 좋은 타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LG에서도 류중일 감독은 고정 라인업을 가동하며 주전 타자들을 확실히 키워냈다. 
지금 기세라면 LG는 아주 오랜만에 팀 타율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가장 최근 LG의 팀 타율 1위는 지난 1994년(.282)으로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의 해이기도 하다. 당시 LG도 서용빈·유지현·한대화·김재현·노찬엽·박종호 등 6명의 규정타석 타자를 배출한 고정 라인업이었다. 올해 류중일 감독 체제의 LG도 그 시절 느낌이 물씬 풍긴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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