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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이 품고 싶은 마지막, '3000안타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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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은 이제 자신의 것이 됐다. 하지만 박용택(39·LG)이 아직 품지 못한 것들이 있다. 박용택이 아직 현역 생황을 접지 못하는 이유는 그가 품지 못했던 두 가지의 기록, 3000안타와 우승 때문이다.

박용택은 지난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KBO리그 37년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양준혁이 갖고 있던 2318개의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하면서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 보유자로 우뚝 솟았다. 

1회말 1사 1루에서 노경은을 상대로 우측 담장 상단을 맞는 2루타로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을 수립한 박용택은 여세를 몰아서 4회말 1사 1,2루에서 다시 한 번 2루타를 뽑아내면서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2319안타)을 수립했다. 

이제 박용택이 때려내는 안타는 KBO리그 전체의 역사가 됐다. 이후 안타 2개를 더 때려내면서 박용택은 이제 스스로 역사를 써 내려가는 입장이 됐다.

박용택은 대표적으로 욕심이 많은 선수다. 우리 나이로 어느덧 마흔. 1979년생인 박용택보다 더 위에 있는 타자는 박한이(빠른 1979년생) 밖에 없다. 하지만 박용택은 올곧게 세워 온 목표를 달성하지 않는 이상 현역 생활을 마무리 할 생각이 없다. 그 목표는 바로 3000안타, 그리고 팀의 우승이다. 

박용택은 최다 안타 기록을 수립한 뒤, "기록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기록이 나올 때 이겨야 하는 것을 걱정했다. 그런데 후배들이 멋진 경기를 해줬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를 했다"면서 후배들과 대기록의 영광을 함께했다. 박용택의 최다 안타 기록과 함께 이날 LG는 18-8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박용택은 지금 최다 안타 기록에 만족할 수 없다. 그는 더 큰 야망을 품고 있기 때문. 일단 개인적으로 살펴보자면 전대미문의 3000안타 기록이다. 통산 3000안타는 메이저리그에서 32명 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기도 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재일교포 장훈이 3085안타로 최다 안타이자 유일한 3000안타 기록 보유자로 남겨져 있다.

이미 박용택은 3000안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목표는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한 현재도 유효하다. 그는 "아마 3000안타 얘기를 했을 때 농담으로 들으셨던 분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런 분들이 있을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진지하게 3000안타에 대한 목표를 꺼냈다.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나이가 들수록 오는 야구에 대한 권태감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3000안타 목표를 강조했다.

이날 박용택의 최다 안타 기록 경신을 축하하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종전 최다 기록 보유자 양준혁 역시 "박용택의 자기 관리나 타격 메커니즘, 그리고 변화하는 자세를 봤을 때 3000안타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원사격했다.

하지만 박용택이 3000안타만큼, 아니 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그가 프로 커리어의 대부분을 보냈던 LG의 우승이다. 박용택은 데뷔 시즌이던 2002년, 한국시리즈에 오른 이후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지 못했다. 그 역시도 신인 때가 마지막이었을 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

그러나 그는 3000안타는 물론, 팀이 우승할 때까지 "등 떠밀어도 은퇴를 하지 않을 것 같다. 나의 목표는 3000안타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승이다"면서 그의 간절한 바람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LG에 17년 동안 있으면서 9번의 감독들을 겪을만큼 LG의 역사 자체를 함께한 박용택이다. 하지만 현재 박용택은 그 어느 시즌보다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는 "나는 야구를 하면서 해보고 싶은 기록들은 다 해봤고 욕도 먹어봤다"고 운을 뗀 뒤, "이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단 하나 남았다. 올 시즌 만큼 느낌이 괜찮았을 때가 있나 싶다.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바로 팀의 우승이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현재는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 통상 역할들이 미리 정해지다보면 경쟁체제가 가열될 수 있지만 야구장 밖에서 불신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역할 분담이 확실한 팀에서 해본 적이 었고, 지금은 모두가 한마음, 그리고 진심으로 이기고 싶다는 생각들이 선수단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 주장으로서 현재 팀 분위기를 전했다. 우승에 대한 갈망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LG에서 오래 뛰었던만큼 다른 팀 분위기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을 터다. 

이제 박용택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스스로 작성해나가는 일만 남았다. 베테랑으로서, 불혹의 선수로서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해나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박용택은 자신감을 갖고 있고, 자신이 품지 못한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더욱 힘을 낼 것임을 과시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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