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번영'으로…여자부 경기로 15년 만에 통일농구 재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7.04 17: 57

 남과 북의 농구 선수들이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코트 위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체육교류의 첫 문을 농구가 열게 된 것이다.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 첫 날 경기가 치러졌다. 첫 경기는 남녀 혼합경기로 치러졌다. 양측 선수를 합친 다음 ‘평화’, ‘번영’ 두 팀으로 나눠 치르는 방식이었다.
선수들은 오후 3시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공동 입장식을 했다. 하얀색 유니폼을 입은 여자 평화팀의 남북측 선수들이 두 명씩 짝을 이뤄 손을 잡고 코트로 들어섰고, 이어 여자 번영팀과 남자 평화·번영팀 순으로 입장했다. 경기장을 메운 1만여 관중은 빨간색·파란색·노란색 막대 풍선을 두들기고 함성을 지르며 양측 환영했다.

행사의 첫 순서는 여자부 혼합 경기였다. 이문규 남측 대표팀 감독과 정성심 북측 대표팀 코치가 지도하는 번영팀, 장명진 북측 대표팀 감독과 하숙례 남측 대표팀 코치가 이끄는 평화팀이 기량을 선보였다. 경기는 FIBA(국제농구연맹) 규정을 따랐다. 심판도 국제 룰에 따라 3심제였다. 여자부 경기는 남측 심판 2명(주심 포함), 북측 심판 1명이 진행했다.
여자팀의 경우 북측 선수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관심이었다. 남북체육당국이 다음달 인도네이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단일팀을 출전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북측 선수 일부가 조만간 남측으로 내려와 합동훈련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측에서는 만 15세인 박진아가 눈에 띄었다. 키 205㎝로 소개된 박진아는 이번 통일농구대회에 참가한 남북 남녀 선수를 통틀어 가장 장신이다. 평화팀으로 출전한 박진아는 교체 선수로 출전해 7점을 넣었다. 골밑에서 기회를 잡았을 땐 ‘높이’를 앞세워 손쉬운 득점을 올렸으나, 움직임은 느린 편이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번영팀이 103대102 로 승리했다. 번영팀의 북측 선수 로숙영(25)이 18점, 남측 선수 김한별(32·삼성생명)이 18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평화팀은 북측 선수 리정옥(27)이 28점으로 활약했다. /jhrae@osen.co.kr, 평양공동취재단
[사진]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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