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옳았다' 노수광 대활약, SK 트레이드 효과 본격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12 06: 06

“좋은 선수를 영입해 준 염경엽 단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요즘 연신 한 선수의 활약을 칭찬하고 있다. 팀의 주전 리드오프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한 노수광(28)이 그 주인공이다. 노수광의 올 시즌 활약상은 팀을 넘어 리그 최고 리드오프를 논할 때 이름 석 자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다. SK가 이렇게 출루율이 높은 리드오프와 함께 시즌을 진행하는 것도 참 오래간만이다.
노수광은 11일까지 84경기에서 타율 3할3푼, 103안타, 3홈런, 27타점, 14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3할8푼7리로 리그 15위다. 올 시즌 팀의 리드오프로 활약하고 있는 이형종(LG·0.402), 이용규(한화·0.394), 허경민(두산·0.389) 등과 함께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에 도루에서도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SK는 몇 년간 리드오프에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출루율이 좋은 테이블세터에 목말라 있었다. 힐만 감독이 염 단장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은 노수광이 트레이드로 SK에 입단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SK는 지난해 4월 KIA와의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노수광을 영입했다. 이는 염 단장이 부임한 이후 첫 트레이드였다.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이적한 트레이드로 큰 관심을 모았는데 서서히 윈윈 트레이드의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다.
SK는 리드오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업 포수였던 김민식을 KIA에 내줬다. 이명기도 좋은 리드오프이긴 했지만, 노수광이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고 더 젊으며 출루율 측면도 재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사실 트레이드 초기에는 "SK가 손해를 봤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염 단장의 구상은 노수광의 대활약과 함께 현실화되고 있다.
사실 지난해에는 부담도 많았다. 이적한 이명기와 김민식이 대활약하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퍼즐이 됐기 때문이다. 노수광도 지난해 “KIA로 간 선수들의 성적이 의식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KIA는 이명기 김민식의 영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니 어쨌든 트레이드가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SK도 만만치 않은 효과를 보고 있다. "당장이 아닌 2~3년 뒤를 보라"던 염 단장의 미소가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됐다.
노수광이 리드오프 문제를 완전히 지운 것이 대표적이다. SK는 최소 4~5년 이상을 더 1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귀한 타자 겸 중견수를 얻었다. 백업 포수 이성우의 가치도 뛰어나다. 올해도 이재원을 뒷받침하며 묵묵하게 팀에 헌신하고 있다. 여기에 2군에서 칼을 간 윤정우가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또 한 번 이 4대4 트레이드가 주목받기도 했다. 윤정우는 공격과 주루 능력을 갖춘 외야수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유형의 선수다.
아직 긁지 않은 잠재력도 있다. 현재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포수 이홍구다. 염 단장은 4대4 트레이드 당시의 핵심으로 노수광과 이홍구를 지목하기도 했다. 노수광은 붙박이 리드오프로, 이홍구는 이재원의 뒤를 잇거나 혹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장타력 있는 포수로 키운다는 생각이었다. 이홍구까지 자리를 잡는다면 SK가 2~3년 뒤 KIA가 선점했던 이 트레이드의 밸런스를 뒤엎어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염경엽 단장의 부임 후 첫 트레이드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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