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결산] '전력의 절반' 외인들의 전반기 성적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7.13 08: 00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단들의 외국인 선수들. 결국 외국인 선수 농사에서 어떤 성과를 얻느냐가 시즌의 전체 성패를 좌우한다. 외국인 선수들 스스로도 자존심과 자신의 가치 상승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과연 전반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판도는 과연 어땠을까. 누가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고 누가 기대치에 밑돌았을까. 
▲구관들의 득세…KBO 잔류 이유 증명

일단 올 시즌 외국인 선수 판도를 지배하고 있는 키워드는 '구관'이다. 한국 무대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리그에 자신의 존재감을 곳곳에 남기고 있다. 헨리 소사(LG)와 조쉬 린드블럼(두산)은 현재 평균자책점 1,2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올해 리그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소사는 7년 째 한국 무대를 접하면서 더욱 막강해졌다. 이전 두 시즌 반을 롯데에서 보낸 린드블럼도 과거보다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한국 진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라이언 피어밴드, 더스틴 니퍼트(이상 KT)와 헥터(KIA), 제이크 브리검(넥센)도 꾸준히 제 몫을 해내면서 한국 무대에 남아 있는 이유를 증명해내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서도 경력자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로저 버나디나는 올해 역시 팔방미인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타율 3할4리 15홈런 38타점 23도루의 성적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현재 도루 부문은 1위에 올라 있다. 다린 러프(삼성)는 올 시즌 역시 삼성 타선의 중심을 하고 있다. 75타점을 타점 3위에 오르면서 2년 연속 타점왕을 노려보고 있다. 지난해 중반 합류해 28홈런이라는 경이적인 홈런 페이스를 보였던 제이미 로맥(SK)도 벌써 31홈런을 적립, 외국인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멜 로하스(KT)와 마이클 초이스(넥센)도 장타력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 패기의 신입생, 구관들의 아성에 도전
구관들이 외국인 판도를 이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무대 '신입생'들도 구관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LG 타일러 윌슨은 7승3패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으로 소사와 함께 원투펀치를 담당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3위에 오르며 만점 활약 중. 두산 세스 후랭코프는 개막 이후 내리 13연승을 달리며 한국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린드블럼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최고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SK 앙헬 산체스와 한화 키버스 샘슨도 강속구를 바탕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산체스는 평균자책점 3.42로 리그 5위에 올라 있고 샘슨은 13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닥터 K'의 위용을 선보였다. 
타자 중에서는 제러드 호잉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호잉은 한화의 중심 타자 역할을 하면서 타율 3할2푼1리 21홈런 75타점 14도루로 팔방미인이 됐다. 버나디나 못지 않은 호타준족으로 한국 무대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롯데-NC-삼성, 경상도 3팀의 외인 고민 
모두가 외국인 선수들에 웃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롯데와 NC, 삼성 등 경상도에 연고지를 둔 3팀의 경우 전반기 내내 외국인 선수로 골머리를 앓았다. 
롯데는 4년 차 브룩스 레일리가 들쑥날쑥한 성적을 기록하며 에이스 노릇을 해주지 못하고 있고, '초년병' 듀브론트 역시 초반 부진에서 탈피했다고는 하나 기대치에 밑돌고 있다. 특히 번즈의 경우 타격에서 지난해보다 진일보 했지만, 강점으로 평가받던 수비에서 14개의 실책을 범해 팀의 균형을 해치고 있다. 그렇다고 교체를 논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성적들이기에 고민의 깊이는 더욱 깊다.
외국인 선수 선발에 일가견이 있던 NC의 경우 올해 그 명성에 흠이 갔다. 대만 출신 첫 외국인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왕웨이중은 마운드에 있을 경우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부상 경력과 부족한 선발 경험으로 마운드 위에 있는 기간이 많지 않았다. 로건 베렛은 여전히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전임 김경문 감독 시절에는 전력 외 취급을 받기도 했다. 타선의 스크럭스도 지난해 같지 않은 파괴력으로 타선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
삼성은 근래 외국인 선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 러프는 자신과 팀의 명예를 모두 지키고 있지만 릭 아델만, 리살베르토 보니야 등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진의 중심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갈 수 없는 교체의 칼날…새 외인 기대감
외국인 선수라는 신분은 존재가치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가차없니 내쳐진다. 두산 지미 파레디스는 21경기 타율 1할3푼8리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공수에서 모두 어설펐고 결국 짐을 쌌다. 
두 번째로 교체의 운명을 맞이한 선수는 넥센 에스밀 로저스. 부진한 성적이 아니라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본인과 팀 모두 아쉬움이 짙었다. 로저스는 지난달 3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해 김현수의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출혈과 동시에 손가락 골절과 인대 손상 부상을 입으면서 어쩔 수 없이 한국 무대를 떠났다.
외국인 선수 교체를 위한 시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화 잭 휠러, KIA 팻딘의 경우 현 시점에서 교체 대상 1순위로 올라와 있다. 특히 한화는 휠러와 사실상 작별을 고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3번째 교체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떠나는 자가 있으면 새롭게 등장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 두산은 과거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메이저리그 경력자 스캇 반슬라이크를 파레디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시켜 타선의 무게감을 더할 예정이다. 그리고 넥센은 로저스의 부상으로 생긴 결원을 지난해까지 NC에서 5년 간 활약하며 56승을 거뒀던 에릭 해커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급히 합류시켜 선발진 공백을 최소화시켰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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