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 "유종의 미 거둔 휠러, 미안한 마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7.15 06: 30

냉정한 프로 세계.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않다. 외인 투수 제이슨 휠러(28)를 떠나보낸 한용덕(53) 한화 감독의 마음도 같다. 
한화는 지난 13일 외인 투수 휠러를 웨이버 공시하며 대체 선수로 데이비드 헤일(31)을 영입했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친 한화는 후반기 승부수를 위해 외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교롭게 휠러의 마지막 등판이 된 12일 대전 넥센전을 마친 뒤 최종 계약이 완료됐다. 
휠러는 넥센전에서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6연패를 끊고 11경기 만에 시즌 3승(9패)째 수확. 그러나 평균자책점 5.13, 퀄리티 스타트 4차례에서 나타나듯 외인투수로 압도적인 힘은 부족했다. 결국 한화도 멀리 보고 결단을 내렸다. 

한용덕 감독은 미처 휠러와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선수단은 전체 미팅을 하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휠러가 웨이버 통보를 받은 13일 선수단이 휴식이었고, 한용덕 감독도 개인 일정 때문에 만날 시간이 없었다. 
14일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울산 문수야구장을 방문한 한용덕 감독은 "휠러와 마지막 인사를 해야 했는데 갑자기 (헤일 계약이) 결정 나면서 만나지 못했다. '함께 끝까지 하면 좋았을 텐데 팀 상황이 이렇게 돼 미안하다'는 말을 (관계자에게) 전해달라고 했다"며 애써 아쉬움을 달랬다. 
휠러도 구단 관계자로부터 웨이버 소식을 접한 뒤 몹시 아쉬워했다고 한다. 특히 마지막 등판이 된 12일 넥센전에도 5이닝 투구수 84개로 6회 시작부터 교체되자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만큼 휠러도 위기의식을 느꼈고,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팀 승리를 위해 교체 결단을 내렸다. 한 감독은 "휠러가 6회에도 나왔다면 맞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결과는 5이닝 1실점이었지만 사사구 4개로 투구 내용은 불안했다. 가을야구를 넘어 단기전 승부까지 생각해야 할 한화가 휠러를 안고 가기엔 어려웠다. 
휠러는 향후 일주일 동안 다른 팀들의 영입 제의를 기다릴 생각이지만 이적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아직 만 28세로 나이가 젊다. 한 감독은 "휠러에겐 다음 기회가 올 수 있다"며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 유종의 미를 거둬 고마운 마음이다. 조심히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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