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40HR 조준’ 최정, 새 이정표 준비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18 06: 00

KBO 리그 타격 역사를 바꿀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최정(31·SK)은 최근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울 때마다 “오랜 기간 뛰었기에 따라온 것”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물론 겸손의 표현이다. 단지 오래 뛴다고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정은 지난 7월 8일 인천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다. KBO 리그 역대 11번째 달성이었다. 나이로 따지면 이승엽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17일 인천 NC전에서는 3년 연속 30홈런 고지도 점령했다. KBO 리그 역대 7번째 있는 기록으로, 달성 사례만 따지면 개인 통산 300홈런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기록이었다. 이 기록을 움켜쥔 선수는 이승엽을 비롯, 타이론 우즈, 박병호, 마해영, 최형우, 에릭 테임즈밖에 없었다. 이 리스트에 최정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최정은 17일 경기 후에도 담담한 표정이었다. 애당초 기록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최정이다. 게다가 신기록은 아니다. 먼저 달성한 사례가 있다. 최정도 “오늘로서 기록은 잊고, 내일부터는 다시 시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단순한 출사표처럼 보이는 이 발언은,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지금까지 달성 기록은 선배들이 먼저 이정표를 세웠다. 최정 스스로 말하는 대로 오랜 기간 꾸준히 뛰며 따라가다 보니 이정표가 보인 격이다. 그러나 3년 연속 40홈런 고지는 말이 다르다. 이는 KBO 리그 역사상 누구도 이정표를 세우지 못한 대기록이다.
7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 이승엽도 3년 연속 40홈런은 달성하지 못했다. 1999년(54개), 2002년(47개), 2003년(56개)까지 세 번이나 40홈런 이상을 기록했지만 3년 연속은 아니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테임즈가 KBO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 그나마 기록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최정과 박병호 뿐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해외 진출 전인 2014년과 2015년 나란히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적지 않다. 17일까지 19홈런을 기록 중인데, 40개까지는 갈 길이 멀다.
반면 최정은 부상만 없다면 40홈런을 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최정은 현재 약 50홈런 페이스다. 올 시즌 타율이 지나치게 떨어진 감은 있으나 홈런 생산은 그와 별개다.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은 2할5푼에 그쳤으나 5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홈런 부문 선두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정의 타율이 현재 수준에서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기에 한 번 걸리면 담장을 넘기는 괴력은 여전하다. 신기록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유다. “오랜 기간 뛰었기에 따라온 기록”이라는 소감은, 3년 연속 40홈런 신기록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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