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강하면 부러진다, 레일리의 이유있는 재반등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조형래 기자]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법이다. 유연하게 강도를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4년 째 반복되는 브룩스 레일리(롯데)의 반등 키워드다.

레일리는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⅓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타선의 도움 속에 시즌 5승(8패)째를 수확했다. 지난 6월16일 문학 SK전(7이닝 1실점) 이후 한 달 만에 승리를 따냈다. 

한 달 만의 승리였지만 기록 상으로는 쑥스러운 승리였다. 타선의 초반 대량 폭발이 아니었다면 레일리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일 뻔 했다. 그래도 기록과는 별개로 레일리와 팀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부분을 확인한 경기였다.

레일리의 투구 스타일을 정의하면 '상남자' 스타일이다. 타자로 윽박지를 수 있는 구위는 아니지만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등 패스트볼과 스피드가 나오는 변화구를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하고 투심의 무브먼트가 심한 날, 그리고 제구까지 완벽하게 될 경우 레일리는 '언터쳐블'이 된다.

그러나 레일리의 투구 대부분이 빠른 편이기에 타자들 입장에서는 대처하기가 수월해진다. 노림수를 좁히고 들어올 경우, 레일리는 난타를 얻어맞기 일쑤였다. 여기에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켜야 할 체인지업, 포크볼 등 '오프 스피드' 계열의 공도 130km 중후반 대로 빠른 편이었다. 강약조절 없는 레일리의 투구 패턴은 스스로를 수렁 속으로 빠뜨리는 현상이 반복됐다.

그런 의미에서 레일리의 두산전 내용은 앞으로 레일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이날 역시 레일리는 최고 145km의 투심 30개, 포심 14개, 슬라이더 27개를 구사하면서 그동안의 투구 패턴을 유지했다. 하지만 16개를 던진 체인지업의 최고 구속은 135km에 그쳤다. 체인지업이 줄곧 130km 초반대의 구속을 유지하면서 패스트볼 계열과 스피드 차이를 10km 이상 뒀다. 체인지업의 낙폭도 이전과는 달리 우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체인지업의 스피드 차이가 여전히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레일리가 다시 강약조절에 눈을 뜨면서 반등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은 마련한 셈이었다. 

앞선 3년의 시간 동안 반복됐던 문제이긴 했다. 매번 반복되던 문제 속에 '사후약방문' 방식의 수정을 답습했지만, 그 이후의 결과들은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후반기가 대표적인 사례.

지난 17일 두산전이 레일리 입장에서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등판이었다. 최소한의 반등 조건을 마련한 레일리다. 강함 속에 유연함을 찾은 레일리가 다시 한 번 후반기 팀과 자신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jhrae@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