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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계진 농담, “힌치 감독, 추신수에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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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추신수(36·텍사스)가 별들의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재미있는, 혹은 진지한 뒷이야기도 많았다.

추신수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생애 첫 올스타 선발의 영예를 안은 추신수는 2-2로 팽팽히 맞선 8회 선두타자로 나서 조시 헤이더(밀워키)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이후 세구라의 홈런 때 득점에 성공하는 등 출루머신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실 어려운 상황이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추신수는 8회 대타로 나섰는데 공교롭게도 바뀐 투수는 좌완 헤이더였다. 헤이더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2승7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 중인 특급 계투 요원이다. 특히 좌타자에게는 공포다. 헤이더의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은 단 5푼7리다. 위력적인 구위에 독특한 팔 스윙과 각도까지 좌타자로서는 까다롭운 스타일이다.

이 점을 인식한 듯 현지 중계진도 농담을 던졌다. 이날 경기를 전국 생중계한 FOX스포츠 중계진은 추신수에 대해 “36세의 한국인인 추신수는 시애틀,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를 거쳤다. 51경기 연속 출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텍사스 역사상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라고 설명하면서도 대뜸 “A.J 힌치 감독은 클럽하우스에서 이 좌타자(추신수)에게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좌타자에 극강인 헤이더를 상대로 대타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선수를 빛내려면 좀 더 편안한 상황에 투입해야 하는데, 여건상 그렇지 못했다는 의미다. FOX스포츠는 “좌타자에게 헤이더를 상대하게 한다는 것 자체로 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는 이 상황에 대해 “추신수는 클럽하우스에서 워밍 중인 헤이더의 영상을 봤고, 첫 두 개의 공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도 “힘든 투수였다. 그는 어려운 팔 각도를 가졌다. 그런 투수들을 상대로는 컨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추신수는 보란 듯이 안타를 쳐냈다. 2B-2S에서 헤이더의 97마일(156㎞) 패스트볼이 살짝 가운데 몰리자 이를 가볍게 받아쳐 좌전안타를 날렸다. 힌치 감독도 경기 후 추신수가 추가점의 발판이 됐다고 칭찬했다. FOX스포츠는 추신수의 기록 행진을 의식한 듯 "안타를 쳤지만, 이는 기록에 카운트되지 않는다"고 재치있게 상황을 정리했다. 

‘댈러스모닝뉴스’에 따르면 추신수는 6회부터 출격 준비를 하고 있었고, 8회 헤이더를 상대로 힌치 감독이 출전을 타진하자 놀란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단순한 이벤트성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올스타전이 2-2 박빙의 승부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팀의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타자를 쓰는 게 맞았다. 이에 추신수도 놀랐지만,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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