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딜레마' 롯데, 기다림과 변화의 기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7.21 05: 42

오랜 시간을 기다렸고, 그만큼 기대도 컸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만큼 고민도 깊어졌다. 
지난해 롯데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세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1차적으로 선발진에 균열이 일어났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 그리고 구단 프런트는 박세웅을 재촉하지 않았다. 통증이 다스려질 때까지 기다렸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6월이 되어서야 박세웅을 1군에 올렸다. 롯데 마운드의 현재이자 미래였기에 완벽한 몸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롯데로서는 당연한 기다림의 시간을 선택했다. 

지난 6월9일 사직 KIA전에서야 시즌 첫 등판을 치른 박세웅은 4이닝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음 등판이던 15일 문학 SK전도 마찬가지로 4이닝 4실점. 그리고 이후 2경기, 21일 KT전, 27일 넥센전에서는 각각 5이닝 2실점씩을 기록했다. 조금씩 정상 궤도로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고,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7월 첫 등판이던 7일 사직 KT전에서 박세웅은 3이닝 11피안타(3피홈런) 2볼넷 1사구 8실점으로 무너졌고 전반기 등판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후반기 첫 등판이던 사직 SK전, 박세웅 개인의 반등은 물론 팀의 반등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박세웅은 반전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코칭스태프와 구단 모두 반전을 기대했다. 결과는 다를 바 없었다.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 조기 강판.
복귀 이후 6번의 등판을 지켜봤고 기다렸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돌아온 박세웅은 여전히 1군 무대를 힘겨워했다. 구위는 올라오지 않았고 제구력 역시 정교하지 못했다. 20일 SK전에서 박세웅의 속구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었다. 그러나 로케이션이 모두 높았다. 커맨드 역시 제대로 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결국 피홈런 1개와 2루타 3개 등 장타만 4개를 허용했다. 
6경기 동안 박세웅은 9이닝 당 볼넷 5.63개, 피안타율 3할8푼1리, 피OPS는 무려 1이 넘는 1.110에 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9.00(24이닝 24자책점). 클래식 스탯, 세부 스탯 모두 바닥을 치고 있다. 
이제 롯데는 박세웅이 살아나기를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택할 것이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팀은 38승50패2무, 중위권 상승은 커녕 하위권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선발 평균자책점 5.45(8위)에 머물고 있는 선발진 상황에서 안정이 절실한데, 마냥 박세웅의 부활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20일 경기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오른 노경은이 이후 6이닝을 오롯이 책임지면서 선발급 투구(6이닝 105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를 펼친 것은 앞으로 선발진의 변화를 암시하는 복선이 될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박세웅이 다시금 지난해의 활약상에 준하는 투구를 펼쳐주는 것. 박세웅이 살아나야 롯데의 현재가 살고 미래도 밝아지는 것도 맞다. 하지만 반등 없이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구단과 선수 본인에게 모두 좋지 않은 잔상을 남길 수 있다.
박세웅이 롯데 마운드의 미래인 것은 맞지만 박세웅 선수 한 명의 부활을 위해 시즌 운영 전체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재조정 기간을 갖든, 역할을 바꿔주든 변화를 줘야한다면 빠른 결단이 이득이다. 박세웅을 둘러싼 롯데의 딜레마는 이제 시작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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