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센스있으니까" 정근우, 외야 전향 자신하는 이유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07.22 06: 01

정근우(한화)의 외야 전향은 후반기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정근우는 지난달부터 외야 수비 훈련을 해왔고 19일 수원 KT전서 7번 좌익수로 첫 선을 보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정근우는 1회 1사 1,2루에서 KT 유한준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을 뒤로 빠뜨렸다.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2루타 장타로 이어졌다. 다행히 빠른 후속 플레이로 공을 쫓아가 중계 플레이로 1루 주자 이진영을 홈에서 잡아냈다. 
4회 무사 1루에서 박경수의 높이 뜬 타구를 놓쳤다. 워닝 트랙 앞까지 깊게 향한 타구의 낙구 지점을 차지 못했다. 평범한 좌익수 뜬공 타구가 2루타가 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정근우가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자 KT의 주루 플레이도 대담해졌다. 4회 장성우가 좌측 펜스 맞는 타구를 친 뒤 2루를 노리다 정근우-하주석-강경학으로 이어진 한화 중계 플레이에 잡혔다. 이 과정에서도 정근우는 포구 과정에서 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한 번에 빼내지 못했다. 
2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정근우는 "12년 만에 (좌익수 수비를) 맡게 됐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중견수는 몇 번 해봤는데 좌익수는 쉽지 않았다. 타구의 방향과 낙구 지점 등 모든 게 낯설었다. 타자가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타구가 휘는 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타석에서는 좌익수 수비 위치가 가까워보였는데 막상 외야에서 타석을 바라보니 아주 멀게 느껴졌다"며 "좌익수로 처음 나갔을때 어려운 타구가 많이 왔는데 나름대로 공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외야 전향이 새로운 도전은 아니다. 어느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정근우는 "한화 이적할 때 포스트 시즌 진출이 목표였는데 팀을 위해서라도 어느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근우의 외야 수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에 "워낙 센스가 있으니까 피는 못 속이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후속 동작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자 한다.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6, 2009, 2013년 통산 세 차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근우에게 '다음 시즌 외야수 골든 글러브 한 번 도전해보는 게 어떠냐'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정근우는 "내가 가서 돈주고 사겠다"고 웃은 뒤 "워낙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쉽지 않다"고 했다. 
한화가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정근우가 외야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는 "어느 자리에서든 중요한 존재가 된다는 건 기분좋은 일이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최진행, 양성우 등 다 같이 잘 해야 하는 부분이다. 가을 무대에서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누가 나가든 잘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정근우 외야 전향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아직까지 수비 능력은 다소 부족하나 공격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한용덕 감독의 설명. 정근우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투수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용덕 감독은 "기존 외야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타순을 구성할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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