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개점휴업’ 넥센발 여파, 잠잠한 트레이드 시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22 06: 38

트레이드 시장이 잠잠하다. 넥센발 현금 트레이드 여파를 뒤집어 쓴 구단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다.
KBO 리그의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7월 31일이다. 이 시점이 지나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트레이드가 불가해 각 팀들이 마지막 테이블을 차릴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너무 잠잠하다. 이렇다 할 협상 타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몇몇 팀들이 등록선수 정비 차원에서 웨이버 공시를 한 것이 전부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시즌 시작 후 7월 31일까지 총 9건의 트레이드가 있었다. 3월 NC와 넥센의 트레이드(김한별↔강윤구)를 시작으로, 4월에는 SK와 KIA의 4대4 대형 트레이드(이성우, 이홍구, 노수광, 윤정우↔김민식, 최정민, 노관현, 이명기)를 포함해 4월에만 3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이어 5월에 1건, 6월에 1건, 7월에 2건이 이어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는 트레이드로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룬 결과 대권에 이르렀다. 4월 트레이드로 김민식과 이명기를 품에 안았고, 마지막 날인 7월 31일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마무리 김세현을 영입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트레이드 영입의 성공 사례로 회자된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조용하다.
공식적으로 2018년 들어서 네 건의 트레이드가 있었으나 이 중 두 건은 시즌 개막 전 이뤄진 것이다. 롯데가 채태인을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영입한 것, 그리고 NC가 최준석을 무상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 정도다. 시즌 들어서는 3월 NC와 한화가 정범모 윤호솔을 맞바꾼 것, 그리고 KT와 KIA가 지난 6월 오준혁 이창진 트레이드에 합의한 것 외에는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 활발한 트레이드 배경에는 구단들의 의식 변화, 특히 선수 출신 단장들이 많아지며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이뤄진 것이 손꼽혔다. 그런데 그런 지형도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성과가 없다. 트레이드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섰던 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역시 넥센발 현금 트레이드 여파가 크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트레이드 논의는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항상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다. 때문에 구체적으로 테이블에 오르기 전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고, 양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상황에 가더라도 엎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지난해는 달랐다. 넥센이 중심에 있었다. 트레이드에 인색하지 않은 팀으로 평가됐던 넥센은 지난해만 네 건의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전체의 절반 가까이에 넥센이 끼었다.
한 관계자는 “트레이드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지만, 넥센은 현금이 필요했고, 다른 구단은 선수 유출을 싫어했다. 넥센이 몇몇 트레이드에서 선수를 현금으로 대체하면서 트레이드가 무난하게 성사될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넥센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 팀들 사이의 트레이드는 소극적이며,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넥센은 사실상 트레이드 논의를 접은 상태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직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고, 마감시한 전 1~2건 정도의 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방의 1~2개 구단 정도가 비교적 트레이드에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핵심급 선수들이 오가는 트레이드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다. 육성 기조에 돌입한 KBO 리그에서 팀 내 상위 유망주가 이동할 가능성도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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