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랜선라이프’ 대도서관♥윰댕 “수익 17억 공개하는 이유는..”(인터뷰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8.08.12 10: 59

인터넷이 아닌 방송으로 만나는 크리에이터들. 낯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신선한 이들과의 만남이 JTBC ‘랜선라이프’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을 봐왔던 팬들은 새로운 반가움, 또한 그들을 몰랐던 시청자들은 그간 봐왔던 예능프로그램들과는 다른 신선한 재미로 ‘랜선라이프’를 찾고 있다.
‘1세대 인터넷 방송인’ 대도서관과 윰댕도 ‘랜선라이프’로 만날 수 있다. 대도서관은 1인 방송을 시작한 지 무려 9년이 됐으며, 181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1인 미디어와 관련한 책도 출판했다. 윰댕은 1인 방송만 18년째, 원조 고막여친으로 불리고 있다.
아이돌급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 크리에이터’인 대도서관과 윰댕은 실제 부부이기도 하다. 한 집에서 스튜디오로 만든 각자의 방에서 늦은 밤 같은 시간에 방송을 시작한다.

‘랜선라이프’를 통해 공개된 대도서관, 윰댕 부부의 일상과 방송을 준비하는 등 스타 크리에이터들의 비하인드 모습은 방송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새벽에 방송을 마친 후 국밥집에 가서 식사를 해결한다거나 대형 극장에서 펼쳐진 팬들과의 만남, 생방송 외에 직원들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대도서관과 윰댕 부부의 알콩달콩 결혼생활이 팬들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자아냈을 정도. 특히 대도서관이 윰댕에게 항상 애정을 표현하고 아내를 위해 청소부터 요리까지 하는 모습으로 ‘사랑꾼’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이뿐 아니라 대도서관과 윰댕이 연매출을 가감 없이 공개한 첫 방송은 크게 화제가 됐다. 각각 연매출 17억, 5억 원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랜선라이프’ 출연 전후 다른 점이 있는지?
대도서관-방송의 힘을 느낀 게 인터넷 방송에서는 유명했지만 대중과는 닿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방송 출연 후 많은 분이 알아본다. 연령대가 높은 분들도 알아보기도 하고 내 인터넷 방송을 어머니, 그리고 가족과 같이 본다는 얘기도 있더라. 아버님, 어머님들도 재미있다고 한다. 욕설을 안 하니까 어른들도 방송을 보고 1인 미디어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아들이 1인 미디어 한다고 하면 안 좋게 봤는데 이제는 좋은 눈길로 본다는 얘기도 있었다.
‘랜선라이프’를 하면서 방송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더라. 이전에는 막무가내로 방송을 하고 무조건 인터넷적인 센스를 중요하게 여겼다면 이제는 방송국의 시스템이 힘들지만 좋은 점도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전까지 시스템적으로 미숙했던 부분을 ‘랜선라이프’를 하다 보니 알겠더라. ‘프로라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걸 느꼈다. 촬영 등 1인 미디어는 아마추어 리듬이 더 맞는데 방송을 하면서 프로페셔널한 면이 생겼다. 두 가지를 잘 섞어서 방송하려고 한다.
대도서관X윰댕-방송 후 전체적으로 조회수나 구독자가 늘었다. 생방송 할 때도 기존보다 시청자 수가 많이 늘었다.
-팬들이 많아진 만큼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대도서관-1인 미디어의 행복이 ‘하고 싶을 때 방송하는’ 거다. 생방송할 때도 피곤해서 자고 올 때도 있다. 그런데 ‘랜선라이프’는 우리가 쉰다고 해서 쉬면 안 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곤한 게 있긴 한데 ‘랜선라이프’를 하면서 방송하는 분들에 대해 리스펙하게 됐다. 우리는 비속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싶은 걸 하는데 방송에서는 게임도 가려서 해야 하고 브랜드를 자유롭게 말하지 못한다. 시청률 잘 나오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방송 후 광고계 등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는지?
대도서관-‘랜선라이프’ 출연 이후 러브콜이 많이 늘었다. 이 방송이 나한테 엄청나게 도움이 됐고 제작진에게 뭘 더 해드리고 싶다. 뭘 좀 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고민인 게 너무 나대는 것 같기도 하다. 스태프들에게도 이 정도까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프로 분들인데 내가 했던 대로 방송했다가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적당한 선에서 방송을 해야 하지 않을까.
윰댕-유튜브에서는 내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해도 시청자들이 나의 기본적인 성향을 알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방송은 우리를 모르는 시청자들이 보기 때문에 ‘쟤 왜 저렇게 나대?’라고 할 수 있고 ‘쟤 왜 저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동이나 말이 조심스럽다. 촬영하면서 방송의 재미를 위해 대도서관과 싸워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기도 한다. 방송이라는 게 어렵다. 잘못하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유튜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랜선라이프’ 첫 방송에서 수익을 공개해 크게 화제가 됐는데?
대도서관-예전에 ‘강용석의 고소한19’에 출연해서 수익이 월 1,300만원이라고 얘기하고 크게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일반인이 그렇게 돈 벌 수 있어?’라고 충격을 받았다. 아프리카 BJ들도 난리가 났었다. 유튜브의 시대가 왔었던 거다. 그때 방송에 나가서 노렸던 건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공개하는 게 쉽지 않은데 공개를 해야 1인 미디어가 커진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면역이 생겨서 투명하게 공개하려고 한다. 안 그래도 지난해 책을 냈는데 수익을 쓸 때 팩트체크를 완벽하게 해서 확실하게 쓰는 게 좋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서 확인 후 책에 담았다. 수익을 공개하면 적도 많이 생긴다. 아예 안 좋게 보거나 좋게 생각하는, 그게 내가 생각하는 효과였다.
1인 미디어는 하기 나름이다. 돈이라는 건 사람들한테 성취감이나 목표감을 줄 수 있는 심플한 방법이고 그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수익을 공개할 필요는 없는데 수익적인 면이 화제가 되기 때문에 그걸 활용할 수 있다면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윰댕-하지만 매출이랑 순수익은 다르다. 최근에 직원을 많이 늘리기도 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슬럼프가 오기 마련인데 어떻게 극복하는지?
대도서관-매일 시간대로 슬럼프가 온다. 오전에는 슬럼프이기 때문에 예민해 있다. 오후에 깨서 우리는 하고 싶을 때 재미있는 걸 한다. 게임 하나만 했으면 매너리즘에 빠졌을 거다. 인기 게임만 했으면 사람들이 안 보고 본인이 그 게임을 그만둘 수가 없다. 나는 과거부터 그렇게 안 하고 싶은 게임을 하기도 하고 그날 게임을 하기 싫으면 수다 방송만 하기도 한다.
윰댕-대도서관, 밴쯔, 씬님의 색깔이 강한데 나는 토크를 하다 보니까 여러 개를 했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지만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데 어떤 걸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3개월마다 온다. 어느 정도 더뎌지니까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데 어떤 것들을 취하고 어떤 것들을 버려야 하는지 그런 고민을 한다.
-거의 매일 방송을 하는데 매일 아이템 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대도서관-일요일만 쉰다. 윰댕이 쉬라고 해서 쉬었는데 연예인 게스트가 오면 일요일에 출연한다. 게임 방송할 때 연예인이 오면 좋은 감정이 안 생길 수도 있고 일정을 못 맞출 때 일요일에 온다. 그리고 매일 방송을 하는 이유가 물리적으로 게임을 미리 해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새로운 게임을 할 때 처음 맞는 상황을 재미로 승화시켜야 하는데 생방송을 매일 하는 게 트레이닝이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뭘 해도 말로 풀 수 있는 진행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누굴 만나도 인터뷰를 할 수 있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진행력을 갖춰서 미국 토크쇼 같은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드는 게 최적의 목표다.
-콘텐츠 만들면서, 그리고 방송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대도서관-기획력과 광고주의 가이드라인을 방송으로 잘 녹이는 거다. 1인 미디어 광고가 기존 광고와 다르다. 광고주들이 우리가 기획한다고 하니까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연예인들처럼 기업에서 기획해준 대로 하면 인지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하면 안 됐다. 우리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획력으로 1인 미디어 광고에 끼워 넣는 게 핵심이다. 그래서 개인 경험이 중요하다.
윰댕-예를 들어 내 말투라든가 목소리라든가 얼굴이 계속 보이기 때문에 배경이 편해 보여야 하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역량을 줄 수 있는 얘기를 해주려고 한다. 좀 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얘기를 하려고 한다. 생방송 외에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나의 편집자들과 나의 매력과 좋아하는 걸 좀 더 영상을 담으려고 한다.
-대도서관은 ‘랜선라이프’를 통해 ‘사랑꾼’이라는 애칭을 얻었는데?
대도서관-나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다. 방송에 나오다 보니 많은 분이 봐줘서 그런 것 같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도 싸우기도 하고 일로 싸우기도 하지만 평소에 좋다. 윰댕이 평소 하는 말투가 있는데 방송에 못 나간다. ‘자기 했쪄요?’라고 하는 윰댕의 말투가 너무 귀엽다. 나도 말투가 옮아서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각자 자유시간도 있고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부부는 사랑만 가지고 살 수 없다. 사랑은 식을 수 있지만 우정은 식을 수 없는 것 같다. 윰댕과 나는 좋은 친구이자 부부다.
-앞으로 인터넷 방송뿐 아니라 ‘랜선라이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윰댕-나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랜선라이프’를 하면서 밴쯔, 씬님, 대도서관이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걸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내가 그동안 편하게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좀 더 유튜브에 집중적으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전문적으로 방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자극을 받아서 최근에는 편집자들과 전문성에 대해 회의를 한다.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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