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돈키호테’ 우리를 열광시키는 혼다-이재성의 아름다운 도전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이인환 기자] 돈키호테. 유명한 문학 소설의 제목이자 비현실적인 꿈을 좇아 도전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다. 여기 한국과 일본 축구계의 두 돈키호테들의 도전이 우리를 열광시키고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혼다 케이스케는 캄보디아 축구대표팀의 단장으로 일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직 지도자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단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혼다의 통역이자 개인 훈련 트레이너를 캄보디아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사실상 감독으로 봐도 무방하다. 

혼다와 캄보디아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5년 열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때문이었다. 혼다는 당시 같은 조에 편성된 캄보디아전 2경기에 출전해 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혼다는 2016년부터 캄보디아 클럽 경영에 참여해왔다. 혼다는 현재 1부 클럽인 솔틸로 앙코르FC를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혼다의 감독 부임이 특이한 점은 중 하나는 그가 여전히 현역 선수라는 점이다. 혼다는 다른 일본 선수들과 달리 유럽리그 다음 무대로 일본 J리그가 아닌 멕시코 리그, 호주 리그 등 특이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역 선수가 다른 나라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 A매치 편성, 지휘 전권을 담당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혼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각국 대표팀 활동기간을 이용, 호주에서 캄보디아를 수시로 방문할 전망이다.

혼다는 캄보디아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서 "세계 어디를 봐도 처음 있는 계약이라 생각한다. 이런 방식을 받아준 캄보디아 축구협회에 감사하다. 나로서는 첫 감독 도전인 만큼 최대한 캄보디아 축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시대 축구계의 돈키호테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혼다는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 한 마디로 호기심이 나를 움직인다. 상식이라는 말은 싫어한다. '평범'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체 평범한 것이 뭐야?'라고 하루 종일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고 미소를 보였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이혼하고 조모 밑에서 힘겹게 자란 혼다는 해외리그에서 생활하면서 자신보다 더 어렵게 자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혼다는 평소 자신이 축구 구단주나 감독으로 활동하는 이유로 축구에서 받은 것을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히곤 했다

혼다만큼은 아니지만 K리그 MVP 출신 이재성도 최근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17시즌 K리그 MVP 출신이자 우승팀 전북 현대의 에이스였던 이재성은 유럽 무대 도전을 위해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키엘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너무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도 많았다. 홀슈타인 키엘은 나름대로 최선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일본이나 중국 클럽들이 부른 이적료나 연봉에는 크게 부족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재성은 ‘돈’보다는 ‘꿈’을 택했다.

전북 역시 선수 본인의 의지와 꿈을 위해 통큰 결단을 내렸다. 전북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재성을 이적시키는 대신 홀슈타인 킬이 향후 분데스리가 1부리그로 승격할 경우와 이재성이 타 클럽 이적시 추가 금액을 받는 옵션을 더했다.

K리그 MVP가 2부 리그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기도 했다. 정상에서 도전자로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재성은 자신을 꿈을 위해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과감한 도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과로 돌아왔다. 친선전부터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 이재성은 분데스리가 2 1라운드서 함부르크를 상대로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이어 2라운드에서는 유럽 무대 데뷔골을 터트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직 부족한 점은 있지만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가 유럽 무대서도 살아나고 있다. 2경기 만에 완벽한 신뢰를 받으며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고 있다. 유럽 진출 이후 보름도 지나지 않아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한일 양국의 ‘돈키호테’ 이재성과 혼다의 과감한 도전에 축구 팬들을 열광하고 있다. 아마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 힘든 여정에 나선 이들의 열정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 정신은 팬들을 열광시킬 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원동력도 된다. 실제로 유럽 무대에서 성과를 낸 아시아 선수들을 보면 누구보다도 간절하고 절실했다.

혼다와 이재성. 두 돈키호테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한국 축구계에 더 많은 돈키호테가 나오기를 기원한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