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FC 파이터들이 이 시대의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8.14 09: 14

‘종합격투기 파이터’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거칠다. 케이지 위에서 다양한 기술과 압도적인 힘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매우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케이지 아래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정작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격투기 단체 ROAD FC 선수들이 케이지 아래로 내려오면 나이를 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아재’이자 부상을 딛고 일어난 우리의 ‘우상’, 동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은 ‘소방관’, 본인이 과거 이겨냈던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천사’다.  
▲ 도전의 아이콘 ‘아재 파이터’ 최무배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00kg급 동메달리스트 최무배는 올해 49세로 수많은 후배들을 거느린 고참 중의 고참이지만 여전히 ‘도전’을 이야기한다.  
지난해 8월, 최무배는 XIAOMI ROAD FC 041에 출전해 미국의 제이크 휸과 대결했다. 약 2년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최무배는 17살이나 어린 상대로, 링 러스트에 대한 우려를 안고 ‘도전’했다.  
비록 그 경기에서 최무배는 패배했지만 상대의 타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아재 파이터’ 최무배의 열정에 감동 받은 관중들과 제이크 휸은 경기가 끝나고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최무배는 오는 18일 개최되는 XIAOMI ROAD FC 049 IN PARADISE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부상을 딛고 일어선 ‘전 챔피언’ 이은수
이은수는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살아있는 화석 같은 존재다. 종합격투기가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될 때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다 겪은 파이터. 지난 2012년 11월 ROAD FC ‘제 2대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시 초대 챔피언이었던 오야마 순고를 묵직한 펀치로 제압하며 정상에 섰다. 스피릿 MC 헤비급 챔피언, CMA 무제한급 챔피언 등 ROAD FC가 출범하기 전 거뒀던 성과에 잇는 화려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은수는 고질적인 부상으로 챔피언으로서 방어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 기간이 길어지자 결국 고민 끝에 타이틀을 반납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이은수는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체중을 15kg 이상 감량하지 않으면 선수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미들급 타이틀을 반납하고 웰터급으로의 전향을 선택했다.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는 ROAD FC 선수로 남고 싶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은수는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2016년 12월이 되서야 ROAD FC 케이지에 다시 설 수 있었다. 여전히 부상이 그를 따라다니지만 선수 생활에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은수는 오늘도 다시 일어선다. 부상을 딛고 일어난 ‘전 챔피언’ 이은수의 복귀전이 오는 18일 XIAOMI ROAD FC 049 IN PARADISE에서 치러진다.  
▲ 소방관의 강함을 증명하겠다!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
충북소방본부 광역119특수구조단 소속의 신동국은 올해로 근무 11년차를 맞은 베테랑 소방관이다.  
근무 중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는 등 참혹한 사고 현장에 노출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았지만 이겨내기 위해 종합격투기 수련을 시작했다. 프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강한 소방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고 ROAD FC 아마추어리그 ‘센트럴리그’에 도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해 4월 개최된 XIAOMI ROAD FC YOUNG GUNS 33을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대체로 투입돼 값진 프로 첫 승을 거뒀고 같은 해 9월 고향 충주에서 개최된 XIAOMI ROAD FC 042에서 일본의 이마이 순야를 상대로 1승을 추가했다.  
지난달 28일 일본의 하야시 타모츠와 대결, 소방관 동료들을 위해 싸우겠다는 각오를 품고 3연승에 도전했다. 대회를 앞두고 “동료들이 일부 몰지각한 국민들의 폭언과 폭력으로 병들고 있다. 저희에게 사명감이라는 천사의 날개를 달아주세요”라며 호소했고 “여러분은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여러분이 지켜주세요”라고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해 지켜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케이지 위에 서면 더욱 뜨거워지는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의 도전을 기대해보자.  
▲ 난치병 이겨낸 희망의 상징, ‘시민 영웅’ 김형수
김형수는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자신이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당시에는 진단만 받은 상태로 별도의 치료는 처방받지 않은 채 초등학교 5학년 때 씨름부 감독의 제안으로 씨름 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년 체육대회, 전국체전에서 1위를 하며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김형수는 레슬링으로 전향, 고등학교도 레슬링 특기생으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 건강에 이상신호가 왔지만 좌절하지 않고 병원과 숙소를 오가며 치료를 받았다. 골수기증까지 받고 투병 약 2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김형수는 과거 본인이 치료를 받았던 병원에서 환자가 아닌 봉사자로서 8년째 소아암을 앓고 있는 환아들과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체육을 가르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투병 생활을 끝내고 파이터로서 활동하고 있는 김형수 자체가 희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격투기 파이터로서도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잡아가고 있는 김형수는 최근 봉사활동을 위한 비영리단체도 설립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종합격투기와 봉사활동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았다.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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