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맏형' 조현우를 빛나게 한 세 글자 '책임감'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16 05: 08

조현우(27, 대구)가 김학범호의 든든한 맏형 노릇을 했던 건 남다른 책임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오는 17일 말레이시아,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차례로 조별리그를 벌인다. 한국 남자 축구는 역대 아시안게임서 총 네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서 정상에 올랐다.

앞에서 황의조가 확실하게 결정을 지었다면 뒤에선 조현우의 활약상이 빛났다. 한국은 후반 말미 몇 차례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지만 조현우의 네 차례 선방 덕에 클린시트(무실점) 승리로 마칠 수 있었다.
조현우는 "90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김)승규 형과도 얘기를 많이 했는데 무실점으로 뒤에서 버텨줘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활약 비결을 전했다.
조현우는 김학범호의 맏형으로서 바레인전의 중심을 잡았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컨디션 조절 차 출전하지 않았다. 조현우는 주장 완장을 차지는 않았지만 최후방서 후배들을 통솔했다.
조현우는 "책임감이 있었다. 부담감보다는 좋은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 자체가 정말 영광이고 재밌었다"며 "앞으로 다가올 경기도 기대되고 설렌다.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조현우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무대였다. 조현우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전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홀렸다.
조현우는 "월드컵은 정말 큰 무대이지만 경기장 안에서 공이 날라오는 건 똑같다고 생각했다"며 "매 경기 즐기면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 다음 경기도 무실점 승리와 함께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후배들과 한국을 위해 금메달을 따 올 각오가 돼 있다"던 조현우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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