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을 훈련처럼...토너먼트까지 내다본 김학범의 세밀함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8.16 05: 59

김학범호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김학범 감독은 조별리그 첫 판부터 토너먼트를 준비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서 열린 바레인과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오는 17일 말레이시아,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차례로 조별리그를 벌인다. 한국 남자 축구는 역대 아시안게임서 총 네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서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일찌감치 바레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전반에만 황의조의 해트트릭과 김진야(인천), 나상호(광주)의 릴레이 골로 5-0으로 앞섰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이른 시간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투입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25분 김민재(전북)를 빼고 김건웅(울산)을 넣으며 본격 실험을 이어갔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옷을 바꿔입기도 했다. 김민재가 나간 이후 급격히 수비가 흔들렸지만 훈련 도중 나온 오류였다. 김 감독은 실전 경기서 토너먼트를 가정한 훈련을 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전에 경기력이 달라졌는데 훈련의 일환이었다. P2 지역(경기장을 삼등분 했을 때 중앙 지역)까지 내려서서 상대가 일부러 볼을 돌리게 만든 뒤 뺏으면 빠른 속도로 전개하는 훈련이었다"며 "국내에서 고등학교 팀과 훈련했던 방식과 똑같았다. 선수들이 조금 늘어지면서 잘 되지 않아 공간을 많이 내줬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가 아닌 토너먼트까지 멀리 내다본 수였다. 월등한 전력을 갖춘 한국은 조별리그서 상대의 밀집수비를 깨기 위해 공격 일변도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바레인전도 스리백만 남겨두고 윙백의 적극적인 전진으로 손쉽게 경기를 풀었다.
상대의 전력이 한층 강해지는 토너먼트부턴 얘기가 다르다. 아시아 무대이지만 한국도 상황에 따라 수비 후 역습 전술이 필요하다. 김학범 감독은 바레인전 말미 의도적으로 내려서며 카운터 어택을 다듬었다. 상대가 올라온 틈을 비집고 들어가 배후를 노린다는 심산이었다. 
스리백의 중심을 잡았던 김민재는 "경기 자체를 이렇게 연습하듯 할 줄은 몰랐다"며 김학범 감독의 세밀함에 혀를 내둘렀다. '호랑이' 김학범 감독이지만 아시안게임 준비는 '여우'처럼 하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반둥(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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