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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국감' AG 금메달 폄하, 야구를 모독했다

[OSEN=이상학 기자] 지난 여름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흘린 땀이 한순간 부정 당했다. 그것도 온 국민이 보는 국정감사 자리에서였다. 

지난 10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선동렬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증인 출석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직 국가대표 감독의 첫 국감 출석,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KBO에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 감독에게 날을 세웠다. 

선 감독에게 선수 선발시 청탁 여부 외에도 엉뚱하게 전임 감독 선임 배경 및 KBO·KBSA의 행정 문제를 캐물은 손 의원은 연봉 이외 판공비 무제한 의혹도 물었다. 그러면서 "사과를 하든지, 사퇴를 하든지 두 가지뿐이다. 선 감독 때문에 지난 한 달 동안 관중 20%가 줄었다"고 압박했다. 

선 감독이 "(선수를) 소신 있게 뽑았다"고 재차 답하자 손 의원은 "그래서 우승했다는 말 하지 말라. 그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꼬았다. 우여곡절 끝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야구대표팀 전체를 깎아내린 발언이었다.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이란 결과를 냈지만 과정이 안 좋았던 건 맞다. 선수 선발부터 논란과 잡음이 있었고, 경기력도 프로 정예들이 나선 것치곤 실망스러웠다. 이에 실망한 야구팬들이 과거처럼 금메달에 감격하지 않았다. '어렵지 않은 금메달'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팬들의 여론이 그렇다고 해서 공적인 자리에서 금메달을 폄하해도 될까. 선동렬 감독 외에도 40도를 넘는 무더위와 습도로 푹푹 찐 자카르타에서 고생한 야구대표팀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뒤에서 도운 스태프들의 땀, 노고, 애국심, 자부심을 깡그리 무시했다. 야구팬임을 자처한 손 의원이 야구를 존중하지 않았다. 

손 의원은 국감 초반 "1200만 야구팬들의 빗발치는 요청이 있었다"며 선 감독을 증인 채택한 이유를 밝혔다. 1200만 야구팬들이 과연 선 감독에게 모욕 주고, 야구를 모독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요청한 것일까. 낡은 관행과 시스템을 바로잡고 야구 발전을 위한 자리가 되길 기대했지만, 논점 이탈한 수준 이하 질의와 헛웃음 나는 망신주기에 야구팬들도 역으로 국회의원들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국감에서 야구대표팀 관련 의혹은 새롭게 밝혀진 것 없이 끝났다. 알맹이 하나 없는, 공허한 메아리의 연속이었다. 야구계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 다신 야구가 모독 당하지 않으려면 이날 선 감독의 수모를 절대 잊어선 안 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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