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단속반 100명 투입’ 인천은 암표와의 전쟁 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09 06: 12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무대에서 항상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암표’다. 6년 만에 가을야구가 돌아온 인천도 암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근본적인 고민은 여전하다.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곳곳에서 암표상을 잡으려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경찰력을 대거 투입, 암표상 단속에 나서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비해 열기가 더 고조된 한국시리즈는 인원을 더 늘렸다. 3차전을 앞두고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경찰력만 약 100명이었다.
포스트시즌 티켓 구하기는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예매가 열리자마자 시도해도 이미 매진된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시리즈라면 더 그렇다. 좋은 좌석은 물론, 비지정석까지 티켓을 구하기조차 어렵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구단들이 그룹 계열사에 분배하는 표는 예전보다 확 줄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일반 팬들이 표를 구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암표상들이 원흉 중 하나다. 일반 팬들이 보유하지 않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좌석을 선점한다. 1인당 4장까지만 예매가 가능하지만 여러 아이디를 동원해 많은 표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표상들은 이를 비싼 값에 되판다. 경기장에 가고 싶은 팬들은 정가에 3~4배를 지불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암표를 살 수밖에 없다.
좋은 자리일수록, 좌석이 붙어있을수록 가격은 더 뛴다. 하지만 이는 현행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경찰력이 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추홀경찰서는 물론 인천SK행복드림구장 시설관리공단 직원들까지 나섰다. 한 관계자는 “잠실의 경우는 경기장 주변이 넓지는 않아 몇몇 장소에 집중하면 된다. 하지만 인천은 경기장 주변이 넓고 지하에 주차장까지 있어 단속 범위가 훨씬 더 넓다”고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된 배경을 설명했다.
나름대로 효과는 있었다. 이날 미추홀경찰서는 몇몇 암표상들을 현장에서 적발했다. 곳곳에 경찰이 있다 보니 암표상들을 몰아내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워낙 암암리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모든 암표상을 잡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실제 이날 적발한 수도 한 자릿수였다. 그나마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약해 대다수 즉결심판과 통고처분에 그쳤다. 이 정도 처벌로는 암표상을 막기 쉽지 않다는 푸념이 경찰 내부에서도 나온다.
흥행 열기에도 장애물이다. 실제 넥센과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일찌감치 매진이 됐다. 그러나 취소표가 쏟아져 나오면서 결국 만원 관중을 채우지 못했다. 팬들은 암표상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노한다.
암표상을 단속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의 콘서트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다. 결국 팬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암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보는 암표상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부분이다. 다행히 팬들 사이에서도 이런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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