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점 찍은 베테랑 칼바람…FA 진통 예고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17 19: 01

한화의 베테랑 정리 작업이 정점을 찍었다. 현역 최다승 배영수(37)에 이어 현역 최고령 박정진(42)도 정리했다. 세대교체를 위한 조치로 젊은 선수로의 리빌딩에 올인한다. 
한화는 지난 8월말과 9월초 배영수와 박정진에게 은퇴를 권유했다. 은퇴식도 함께 제안했다. 내년 시즌 전력 외로 일찌감치 분류한 상황이었고, 선수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지난달 1차 방출 명단에서 이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건 예우 차원이었다. 
두 선수가 조금 더 생각을 하고 좋은 쪽으로 마무리하길 바랐다. 그러나 두 선수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고, 16일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것에 합의했다. 한화 구단은 추후 이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17일 이 사실이 외부에 드러났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베테랑 선수들을 하나둘씩 정리했다. 지난해 시즌 중 투수 이재우·송신영, 포수 조인성, 외야수 이양기·이종환을 웨이버 공시했다. 모두 30~40대 베테랑들이었다. 올 시즌에도 30대 투수 이동걸·심수창·정재원, 외야수 장민석을 내보냈다. 
한화는 전임 김성근 감독 시절 외부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선수단이 고령화됐다. 중간 선수층이 사라지며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다. 구단에선 더 이상 세대교체가 늦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강했다. 젊은 선수들이 클 수 있는 공간, 기회가 필요했다. 
올해 한용덕 감독 부임 후 구단의 내부 육성, 리빌딩, 세대교체 기조가 확고해졌다. 같은 기량이라면 조금이라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불만도 쌓여갔다. 젊은 선수들을 계속 키워야 할 한화에 베테랑 칼바람은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 같은 베테랑 정리는 앞으로 있을 내부 FA 협상의 예고편이다. 한화는 내야수 송광민(35), 외야수 이용규(33) 최진행(33)이 내부에서 FA 자격을 얻는다. 3명의 선수 모두 30대 중반 베테랑들이다. 한화 구단은 3년 이상 보장하는 장기계약은 하지 않을 것이란 방침이다. 
올해 3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지만 오히려 내년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베테랑 경험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한화는 '리빌딩' 버튼을 누르며 세대교체에 올인하기로 했다. 다가올 내부 FA 협상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배영수-박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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