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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계피자매, 일상의 감정을 허디거디와 다르부카에 담다

[OSEN=김관명기자] 혹시 허디거디(Hurdy Gurdy)와 다르부카(Darbuka)라는 악기를 아시나요? 아니면 이들을 연주하는 여성듀오 계피자매는? 일상의 감정을 이국적인 악기와 이색 리듬, 멜로디에 담아온 계피자매(성현구 강희수. 사진 왼쪽부터)가 첫 정규앨범을 내고 본격 시동을 걸었다. 2015년 결성 후 그동안 서울에서만 활동해온 이들이 올해는 전국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며 “직접 팬들을 찾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발 새 월드뮤직으로 주목받을 날이 멀지 않은 이들이다. 

= 반갑다. 솔직히 계피자매라는 팀명이 너무 튄다(웃음). 어떻게 지었나.

(성현구) “들으면 잊혀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웃음). 둘이 허디거디와 다르부카로 연주를 하다보니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팀명으로 향신료 이름을 찾아보게 됐다.”

(강희수) “계피향이 어울리는 것 같아 계피자매라고 지었다. 영어로는 ‘Gyepi Sisters’라고 쓴다.”

= 아무래도 먼저 허디거디와 다르부카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강희수) “허디거디는 유럽의 오래된 민속 고악기다. 주로 집시들이 연주한 현악기인데, 오른손으로 휠을 돌리고 왼손으로 버튼을 눌러 소리를 낸다. 힘찬 사운드가 가능하지만 편곡에 따라서는 마이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유럽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악기는 아니다.”

= 연주법은 어떻게 배웠나. 또 가격은 얼마나 하나. 

(강희수) “유튜브도 찾아보고 하림씨 연주영상도 찾아봤다. 제가 쓰는 것은 중고로 300만원이다. 신품은 천만원이 넘는다.”

(성현구) “페이스북에 허디거디 커뮤니티가 있는데 2000명 정도 된다. 저희의 연주영상을 올리면 (강)희수 언니 연주법이 독특해 화제가 된다.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하더라.”

= 다르부카도 궁금하다.

(성현구) “허디거디만큼 스토리가 많지는 않다(웃음). 젬베나 콩가 타법과는 다르게 손가락을 써서 연주하는 타악기다. 타악기이지만 멜로디컬한 게 특징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유럽에서는 중세 때부터 집시들이 허디거디와 다르부카를 함께 연주했다고 하더라.”

= 아, 역시. 스킨 재질은 무엇인가.

(성현구) “전통 다르부카는 염소가죽이나 피시스킨을 쓰지만 저는 아크릴 스킨을 쓴다. 전통 스킨은 습한 날씨에는 피가 완전히 퍼져서 소리가 잘 안난다. 그래서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서는 전통 스킨은 연주하기 힘들다. 바디는 전통은 자개나 도자기를 쓰는데 저는 개량된 합성(플라스틱)을 쓴다.”

= 뮤지션보다 악기 소개가 먼저 이뤄진 이상한 인터뷰가 됐다(웃음). 각자 소개를 부탁드린다. 

(강희수) “허디거디를 비롯해 각종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91년생인데, 어렸을 때부터 공연하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풍물패를 했고 10대 때부터 노리단에서 활동했다. 허디거디도 그곳에서 처음 접했다. 노리단 자체가 실험적 음악 퍼포먼스를 하는 팀이다.”

(성현구) “저는 타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희수 언니가 2살 언니인데 같은 학교(광명 볍씨학교)를 다니다 알게 됐다. 학생수가 많지 않아서 중학생인 저와 고등학생인 희수 언니가 같은 반이었다. 그러다 함께 노리단에 들어갔다. 저 역시 연주하는 것을 좋아해 어렸을 때 풍물패를 했다.”

= 팀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성현구) “노리단 말고도 (창작음악그룹) 더튠 등 여러 팀에 소속돼 활동하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언니는 허디거디를 연주하고 저는 2015년 당시 다르부카를 배우고 있었는데 둘의 합이 좋았다.”

(강희수) “그렇게 해서 2015년 2월에 첫 미팅을 갖고 팀을 만들었다.”

(성현구) “처음에는 연주하고 놀듯이 보냈다. 수다도 떨고. 부모님도 적극 지원해주셨다.”

#. 계피자매는 이후 2016년 데뷔싱글 ‘피어라’(3월29일)와 두번째 싱글 ‘Friends Welcome/그림자댄스’(12월16일)를 발표했고 올해 1월16일 1집 ‘터미널’을 내놓았다. 1집에는 팔자눈썹, 시나몬, 늘보, 화요일, 터미널, 파도, 야경꾼, 어부의 노래(feat. 농담), 피어라, 이야기 등 10곡이 실렸다. 

= 1집은 지난해 12월에 CD로 먼저 발매됐다. 

(강희수) “이번 정규앨범이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나오게 됐는데, 2018년 안으로 음반 발매가 돼야 했다. 그래서 먼저 CD가 12월18일에 나왔다.” 

= 1집 타이틀은 왜 ‘터미널’이라고 지었나.

(성현구) “수록곡 중에 ‘터미널’이 있다. 여행을 가거나 하면 공항이나 터미널을 꼭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신비로웠다. 터미널을 거쳐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저희도 이번 앨범에서 각 곡마다 일상에서 느낀 다른 감정들을 담고 싶었다. 사실, 터미널은 목표나 결과가 아니라 사람들이 경유해가는 과정이다.” 

= 1집에서 지금 함께 들어볼 4곡을 꼽자면?

(강희수) “시나몬, 어부의 노래, 화요일, 야경꾼.”

= ‘시나몬’은 어떤 곡인가. 

(성현구) “팀 결성 초기에 만든 곡이다.”

(강희수) “저희의 합과 앙상블이 잘 표현된 대표곡이다. 그래서 ‘시나몬’이라고 지었다.”

= 허디거디가 생긴 것과는 다르게 의외로 화음이 풍성한 악기 같다.

(강희수) “안이 비어있고 현이 여러 개 있어서 동시에 5가지 소리를 낼 수 있다.”

(성현구) “리듬이 기본박을 지키는 게 아니라 멜로디랑 같이 움직인다. 듣기에는 곡 구성이 쉬워보이지만 사실 복잡한 곡이다.”

= ‘화요일’은 아주 신나는 곡이다. 

(강희수) “화요일은 일주일 중에서 가장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다. 오히려 소박한 잔치를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경쾌한 곡이 됐다.”

= 이 곡은 악기 구성이 다르게 들린다.

(성현구) “리코더, 허디거디, 탬버린, 차랑고, 튜바를 썼다. 악기가 가장 많이 들어간 곡이다.”

(강희수) “아기자기하다.”

(성현구) “작은 것들의 앙상블이라고 할까. 엔딩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가는 타임머신 느낌을 주고 싶었다. 허디거디는 늦게, 타악기는 굉장히 빠르게 연주했다.”

= ‘야경꾼’, 요즘도 이런 단어를 쓰나(웃음).

(성현구) “하하. 본 의미보다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좋았다.”

(강희수) “순찰보다는 밤을 관조하는 사람들이다.”

(성현구) “밤하늘이 아니라 그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생각이 많이 오고가는 밤일 수도 있겠다. 역시 밤에는 뭔가 낮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처음에는 젠코라는 악기가 등장하고 이어 허디거디가 나온다. 지금 들리는 것은 아이리쉬 휘슬이다.”

= ‘어부의 노래’에서 노래를 부른 농담과는 어떤 인연인가.

(성현구) “노리단에서 함께 활동하던 보컬이다. 더튠에서 현재 보컬로 활약 중이다. 계피자매 창단 때부터 같이 하고 싶어 이번에 섭외했다.”

= 이 곡은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첫 장면이 연상된다. 노동요 같기도 하고.

(성현구) “멜로디와 연주 느낌이 노동요를 닮았다. 어부가 일하는 느낌? 그런데 어부라고 했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 

= 두 분은 더 넓은 외국시장에서 더 빛날 것 같다. 사운드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외국 프로듀서들이 사운드 클라우드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외국 페스티벌 쇼케이스에 초대된 후 실력을 인정받고 국내 앨범이 외국에서 재발매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강희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려줘 고맙다. 연구해보겠다.”

= 끝으로 올해 계획을 들어보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치자. 수고하셨다.

(성현구) “저희가 주로 서울에서만 공연했는데 올해는 이번 앨범을 들고 전국 여기저기를 가볼까 생각 중이다.”

(강희수) “직접 찾아가겠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제공=계피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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