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8인 선발’ 롯데의 모험, ‘마캠 키즈’성장에 대한 믿음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3.16 06: 05

마무리캠프부터 공들여 온 미완의 투수들의 성장에 대한 믿음일까. 롯데 양상문 감독은 모험적인 5선발 구상을 마쳤다.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 김원중, 장시환까지, 선발 로테이션의 4자리는 어느 정도 마무리 지었다. 장시환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면서 4선발 자리를 꿰찬 가운데, 5선발 자리에 대한 확정 만이 남았다. 
양상문 감독은 고민을 했고, 5선발에 대한 생각을 단순히 ‘5인 로테이션’ 틀에 갇혀 생각하지 않았다. 5선발 자리를 1+1 전략으로, 이를 2개조로 편성해 시즌을 꾸려나갈 복안을 짰다. 양상문 감독은 “5선발의 시작은 특정 선수를 정하지 않고 1+1으로 할 생각이다. 윤성빈과 송승준, 김건국과 박시영이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부터 5선발 경쟁을 펼치던 후보들을 모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파격적이고 모험적이다.  양상문 감독 스스로도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고, 시도해보지 않은 전략이다”고 인정했다. 
양 감독의 말 대로라면 5선발은 4명이고, 선발진은 총 8명이다. 선발 물량전이다. 이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생각은 ‘기회의 평등’이다. 양 감독은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모든 선수들을 활용하기 위해서 투수코치와 상의를 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고 배경을 밝혔다.
윤성빈, 송승준, 김건국, 박시영 중 어떻게 조합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어떤 선수가 첫 투수로 나올 지도 때에 따라 다를 전망. 상성과 최적 조합을 꾸려서 5선발 자리를 채워나갈 생각이다. 양 감독은 “때에 따라서는 필승조들이 가동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4명 조합이 3~4이닝 씩 소화해준다면, 한 경기는 책임질 수 있는 능력들이 있다고 믿고 있다. 두 달 정도 하다보면 전력들이 정예화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아울러 “엔트리 운영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는 장점도 전했다. 1+1의 한 조가 임무를 마치고 엔트리에서 빠진 뒤, 그 자리를 투수나 다른 야수들로 채우고, 돌아오는 선발 턴에는 다른 1+1의 조가 엔트리에 등록돼 경기를 책임지는 형식이다. 이를 반복하면서 팀에는 엔트리 유동성을, 그리고 5선발 4인에게는 확실한 루틴과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게 양 감독의 생각.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을 보자면 투수진에 대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했다. 베테랑 송승준이 건재한 짧은 이닝은 능히 막을 수 있다는 판단. 그리고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줄곧 관찰해 온 윤성빈, 김건국, 박시영이 교정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이었다. 양 감독이 바라던 수준까지 어느 정도 올라왔기에 이들을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완주 시키면서 5선발 구상에 포함시켰다. 
구속을 회복한 이인복, 좌완 주축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차재용에 이승헌, 정성종, 신인 김현수, 서준원 등 모두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1군 불펜진을 뒷받침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도 숨은 이유다. 양적으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 
결국 투수진이 풍족하지 않다면, 쉽지 않은 양상문 감독과 롯데의 파격적 모험이다. 이 모험의 항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줄 선수들은 양상문 감독이 믿고 있는’마무리캠프 키즈’들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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