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생"..'힘을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 눈물나는 추석 반전코미디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8.29 17: 55

차승원이 12년 만에 반전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과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이 참석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제공배급 NEW, 제작 용필름·덱스터스튜디오)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분)을 중심으로, 마른하늘에 '딸' 벼락을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유해진 주연 '럭키'로 700만 흥행을 기록한 이계벽 감독과 코미디 장인 차승원이 만나 기대감이 높았다.

차승원은 극 중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아빠 철수를 연기했다. 가던 길도 멈추게하는 심쿵 비주얼과 달리 아이 같은 순수한 반전 매력을 지녔다. 소문난 맛집 대복 칼국수의 수타면 뽑기 달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자랑하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을 만나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는 캐릭터다. 철수는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당시 소방관으로 많은 사람들을 구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차승원은 지난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고교 시절 전설의 짱 출신의 다혈질 체육 선생 기동 역을 통해 국내 코미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차승원 표' 코미디의 서막을 알렸다. 다음 해인 2002년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에서는 폼생폼사 건달 보스부터 탈옥에 성공한 죄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특유의 맛깔 나는 코미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오지의 시골 분교에 발령된 불량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선생 김봉두'에서는 자연스러운 생활 코믹 연기로 매 장면마다 빵빵 터지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고, 공포에 코미디가 결합된 '귀신이 산다', 유해진과 환상적인 케미를 선보인 '이장과 군수'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했다. 코미디 장르에서만 무려 1,4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차승원은 '이장과 군수' 이후 12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복귀했고, "그동안 왜 안 했는지 모르겠는데, 적당한 게 없었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들어왔던 작품 중에 내 마음이 크게 동요하지 않아서 안 한 것도 있다. 결과적으로, 12년 만에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장르, 코미디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예전에 했던 것과 비교해 나이를 먹으니까, 내 사고방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한다. '아 이런 걸 녹여낼 수 있는 코미디를 만나면 어떨까?' 하던 차에 이 영화가 들어왔다"며 출연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끝 부분에 철수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커다란 사고가 나온다. 이걸 처음 받았을 땐 '이걸 코미디 장르로 풀 수 있을까?' 싶었다. 앞에는 웃음을 주고, 뒤에는 감동을 주면서 눈물을 주는데, 어떻게 하나 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따뜻함이나 행복함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선택해 찍었는데 지금은 만족스럽다"고 했다. 
철수 캐릭터를 위해 외모도 변신한 차승원은 "외적인 모습도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했다. 파마 머리를 비롯해 얼굴의 왼쪽, 오른쪽이 다르게 움직이는데 이건 내가 설정한 건 아니다.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고, 약간 결핍이 있는 그런 인물의 모습을 외적으로 표현하면 어떤 모습일까 상의했다. 접점을 찾은 게 지금 철수의 모습이다. 그 외에는 철수의 말투나 행동,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등은 그냥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소방관 캐릭터를 연기한 차승원은 "전반부와 후반부 회상에서 철수의 어떤 삶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어가는 연기가 단절되지 말아야 될텐데 생각했다. 많이 걱정했고, 민감한 사고다. 소방관은 누군가에게는 아주 히어로이고, 연기하면서 앞뒤 부분의 격차를 될 수 있으면 어색하지 않게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속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며 고민했던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다행히 내가 우려하고 걱정했던 그 사고 부분이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지만 찍을 때도 아팠고, 힘들었다. 찍는 동안에 그것에 대해서 감독님과 상의하고 회의하면서 찍었다. 전반부와 회상 부분의 격차를 관객분들이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는, 그런 구도로 연기를 해야겠다 마음 먹었다"고 했다.
"철수가 히어로 같은데 의도했느냐?"는 질문에 이계벽 감독은 "철수 캐릭터 히어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 소방관을 우리 곁에 있는 히어로 같은 느낌으로 알고 계시니까 철수한테 감정 이입을 하시는 것 같다.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 영화에서 마지막에 일반 시민들도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소시민 히어로'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더라. 그런데 철수를 히어로로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고 답했다. 
철수가 자칫 희화화 되지 않도록 늘 신경 썼다는 감독은 "철수는 일종의 사고 후유증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희화화라기 보다는 그런 결핍을 가진 분이 만약에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대처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진솔하고 진지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차승원도 "나도 그 부분에 걱정이 많았다.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했는데, 감독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난 감독 이계벽보다 인간 이계벽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모습 중에 철수의 모습이 있다. 감독님한테 철수의 정서적으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다. 매번 현장에 갈 때마다 유심히 그의 얼굴을 보고 연구를 많이 했다. 그래서 나온 결과물이다"며 웃었다. 
박해준은 자나 깨나 형 걱정뿐인 철수 동생 영수를 맡았다. 아내 은희에게 혼나는 게 일상이고, 딸 민정에게도 위엄이 서지 않는 철없는 가장이지만 형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최고인 동생이다. 샛별과 함께 사라진 형 철수를 찾기 위해 팔자에도 없던 추격전은 시작하는 인물이다.
스릴러 영화가 아닌 밝은 코미디 영화에서 이미지를 변신한 박해준은 "원래 동네에서 다니는 내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편안하게 내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 전의 작품에도 내 모습들이 있지만, 나랑 가까운 모습은 이 영화에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차승원의 딸로 출연한 아역 배우 엄채영은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로 분해 열연했다. 영화를 위해 삭발도 감행했다. 
엄채영 양은 "머리를 밀어서 열이 많이 나고 따끔했지만, 실제로 몸이 아파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이 영화를 보고 진짜로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대견한 발언을 했다. 
박해준은 "이 영화를 되돌아보니까 모든 인물들이 감독님의 시선과 비슷한 것 같다.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전부 미워할 수 없더라. 감독님은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는구나 싶었다. 이번 추석 때 극장에 와서 이 영화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추석엔 코미디"를 외쳤다.
차승원은 "이번 영화는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생각하지 말고 연기하자고 했다. 예전에 너무 내비게이션처럼 연기했던게 있다. 나를 놓고 연기하고 싶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기본적인 차승원이란사람, 기본적인 베이스가 영화에 많이 있다""며 "좋았던 고생, 행복했던 고생"이라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반전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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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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