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티모시 살랴메, 퇴폐美·병약美 소년→헨리 5세가 되기까지(종합)[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0.09 09: 20

왕족 출신 화려한 배경을 거부하고 평민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영국의 왕자 할(티모시 샬라메). 그의 동생 핫 스퍼(톰 글린 카니)가 오히려 왕권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점쳐지고 있었다.
할은 술과 여자에 빠져 하루하루를 허투로 보내는 한량. 가난한 동네 이스트 칩에서 만난 나이 많은 '아재' 존 폴스타프(조엘 에저튼)와 인연을 맺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에게 조언을 구하며, 나이를 뛰어넘는 깊은 브로맨스를 형성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은 아버지 헨리 4세(벤 멘델슨)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왕궁으로 들어간다. 물론 잠깐 아버지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지 다시 궁에 안착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사망하자 제멋대로 살던 할은 이전 삶을 정리하지 못한 채 궁으로 돌아와 장남으로서 잉글랜드를 통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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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5세(티모시 샬라메)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과거 행하던 거친 말과 행동을 삼가고, 심기일전해 새로운 책무를 충실하게 수행한다. 신하들로부터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점차 아버지보다 존경받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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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대부분 아버지의 실수를 보며 자란 그는 '전투'보다 평화적인 '대화'로 안정을 찾겠다고 다짐하지만 왕실의 정치에 휘말려 그 누구를 충신으로 믿어야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결국 그는 180도 달라졌다. 반란을 꾸민 간신 무리의 움직임을 포착했을 때 무자비하게 진압함으로써 왕권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헨리 5세는 프랑스로 대규모 원정을 떠나 잉글랜드 외부에서 살아도 문제가 없을 만큼 안정된 왕권을 찾았다.
'더 킹: 헨리 5세'(감독 데이비드 미쇼, 제작 넷플릭스·플랜B엔터테인먼트)는 왕자 할이 나라를 이끄는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이자, 전쟁 영화이다.
어린 나이에 일찍 왕이 된 할은 부왕이 넘기고 떠난 혼돈, 전쟁의 위기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길을 개척해나가서다. 작가 셰익스피어의 소설 헨리 5세를 기본 틀로 삼고, 현대에도 무난하게 통할 수 있는 세련된 정서를 가미해 새로운 헨리 5세가 탄생했다. 그러나 15세기를 배경으로 했기에 당대의 시대상과 분위기를 정확하게 고증했다는 점에서 영화적 스케일을 화면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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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을 연기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는 "'더 킹: 헨리 5세'가 제 연기 커리어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거 같다. 앞으로도 도전적이고 무서운 연기를 하려고 한다"고 지난 8일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이어 티모시 샬라메는 "연기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하고 싶었는데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기반으로 한 작품에 출연해 왕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며 "실제로 제가 로얄 패밀리 출신이 아님에도 헨리 5세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의 시각적인 실루엣"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린데 이런 분들과 작품을 하는 게 영광이었다. 어릴 때 배우를 꿈꾸면서 '전 세계를 돌면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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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디 버드'(감독 그레타 거윅, 2018),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2018) 등에서 퇴폐적인 병약미가 두드러졌던 티모시 샬라메가 이번 영화에서는 180도 다른 얼굴로 등장한다. '이렇게나 목소리가 크고 에너지가 넘쳤나?' 싶을 정도로 파워풀한 연기를 보여줬다.
데이비드 미쇼 감독과 각색을 맡은 배우 조엘 에저튼이 '콜바넴' 속 티모시 샬라메의 모습을 보고 할 역할에 제격이라고 생각해 캐스팅했다. 그간 해온 인물 및 장르와 이미지가 다르지만 티모시의 연기력이라면 충분히 헨리 5세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
티모시 샬라메가 전쟁영화에 첫 도전하며 전투, 영국식 영어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대 이상의 평가를 얻게 됐다. 앞으로 어떤 장르에서 만나든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는 믿고 봐도 좋을 터. 헨리 5세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는 왕이 느끼는 번뇌와 고통스런 내면을 가감 없이 끄집어내 보여줬다. 
'더 킹: 헨리 5세'는 오는 11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러닝타임 133분./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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