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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캐스팅 반대"..'방구석1열' 전도연, 22년만에 밝힌 '접속' 비하인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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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전도연이 '방구석1열'에서 자신의 영화 데뷔작 '접속'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27일 오전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은 한국 영화 100주년 특집으로 꾸며졌고, 한국 영화사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배우 '칸의 여왕' 전도연이 출연했다. 영화 데뷔작 '접속'과 '밀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민규동 감독은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개봉한 날"이라며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개봉했으니 정확하게 100주년 된 날이다"고 했다. MC 장윤주는 "올해 딱 100년 만에 칸영화제에서 '기생충'이 황금종려상도 수상했다"며 의미를 더했다.

이어 전도연이 '방구석1열' 스튜디오에 등장해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전도연은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하녀' '무뢰한'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했으며, 2014년 한국 배우 최초 심사위원 자격으로 칸에 입성했다.

전도연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정모에 참석했고,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지미 선생님을 뵀는데 여태까지 800여편을 찍었다고 하시더라. 난 지금까지 고작 18편을 찍어서 갈 길이 먼데, 이 자리에 와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전도연은 임필성 감독과 친분을 자랑했고, MC 장성규는 "감독님이 지난주 회식할 땐 당당했다. '야 도연이 온대, 도연이 내 친구잖아' 그랬는데, 지금 제대로 눈을 못 마주치고 있다"고 놀려 웃음을 안겼다. 

임필성 감독은 "전도연 씨가 장성규의 유튜브 방송 ('워크맨') 애청자라고 하더라"고 했고, 전도연은 "몇 개 챙겨서 봤다"며 "내 딸이 너무 재밌다고 하던데, 딸이 봐도 되는 방송인지 모르겠더라, 딸은 지금 11살이다"고 답했다.

장성규는 "딸이 딱 봐도 되는 나이"라고 했지만, 전도연은 "그런데 그 방송에서 욕을 너무 많이 하시더라. 어쨌든 재밌게 잘 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출연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2008년 개봉한 '멋진 하루'를 선택했다. 

전도연은 "'밀양'으로 칸에서 큰 상을 받고 왔을 때, 사람들이 전도연에 대해 기대하는게 있었다. '멋진 하루'는 저예산 영화라서, 사람들이 다 의아해했다. 그래서 열심히 하고 싶었고, 이윤기 감독님한테 부담도 많이 드렸다. 사실 이윤기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았던 건 아니다. 그리고 하정우 씨가 연기한 병운 캐릭터가 이해됐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사람들한테 왜 내가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보여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도연은 그동안 '접속' 통신 판매원 수현, '약속' 의사 희주, '피도 눈물도 없이' 가수 지망생 수진, '스캔들' 숙부인 정씨, '내 마음의 풍금'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산골 소녀, '집으로 가는 길' 마약범으로 몰린 주부, '무뢰한' 단란 주점에서 일하는 종업원 등을 연기했다.

민규동 감독은 "전도연 배우가 연기하는 인물들은 평범해 보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평범하지 않은 연기를 요하는 역할이다"고 했다. 

전도연은 "사람들은 나한테 왜 힘든 작품을 선택하냐고 한다. 선택할 땐 그렇게 힘든 선택인지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돌아보면 작품 안의 인물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이고, 강인한 캐릭터다. 내 자신이 강인한 여성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가지지 못해서 그런 인물들에 끌리지 않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첫 번째 영화 '접속'은 장윤현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PC통신으로 소통하게 된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도연이 24살에 찍은 영화로, 제18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비롯해 대종상 신인여자배우상 등을 수상했다. 

장윤주는 "이것 때문에 잠을 못 잔다"며 "우연히 펼친 책에서 딱 한 장뿐인 폴라로이드 사진을 발견한 기분"이라는 한 줄 평을 남겼다. 장성규는 "'접'을 때도 됐는데, '속'절 없는 내 마음"이라는 2행시 한 줄 평을 썼다. 


전도연은 '접속'을 보면서 "내 목소리가 아기 목소리다. 그래서 옛날 영화를 보면 내 목소리를 듣기가 힘들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MC 정재형 등 정모 회원들은 "우리는 너무 듣기 좋다"고 했다.

'접속'은 1997년, 서울 기준으로 전국 관객 67만 명을 동원했고, 그해 한국영화 흥행 2위였다. 

MC 정재형은 "실제 관객수는 훨씬 많지 않았냐?"고 물었고, 민규동 감독과 주성철 편집장은 "90년대는 공식 집계 시스템이 없었다. 그때만 해도 극장에 할리우드, 홍콩 영화 밖에 없었다. 이 작품 속에도 한국영화가 없다. '한국영화 왜 봐? 미쳤어? 할리우드 영화 봐야지' 그랬었다. '접속'의 평이 '한국영화 같지 않다', '한국영화치고 세련됐다' 라는 평이 많았다"고 답했다.

전도연은 "그땐 필름 영화였고, 지금보다 그때의 영화적 감성을 더 좋아한다. 훨씬 집중도가 높았고, 개봉 파티도 있었다. 시사회가 없어서 개봉하면서 영화인들이 극장 앞으로 와서 축하해줬다.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참석해서 어울리고 축하했다"고 설명했다.

민규동 감독은 "개봉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지, 매진되는지 볼려고 예민하게 지켜봤다. 그땐 예매 시스템이 없었다"고 했고, 이에 전도연은 "나도 극장에 갈 때 사람들이 얼마나 줄을 많이 서는지 보고 싶어서 둘러봤다. 영화가 2편이 개봉하면 '저 줄이 내 영화인지, 다른 영화 줄인지' 헷갈렸다"며 웃었다.

우리나라 멜로 영화는 '접속'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임필성 감독은 "90년대 중후반에 '접속'이 나오면서 새로운 멜로였다. 전 국민이 아는 단어가 아닐수도 있는 한자 제목이었고, 전도연의 데뷔작에 신생 제작사였다. 개봉 전 모두가 걱정했다"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 역시 당시 신인 배우 전도연 캐스팅에 많은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전도연은 "난 그렇게 주변의 반대가 많았는지 몰랐다. 그때 쇼 MC, 지방 연극 공연도 해서 바빴다. 집에도 못 들어가고 차에서 대부분 생활했다. 다 찍고 나서 '배우 같지도 않은 전도연을 어떻게 한석규가 나오는 영화에 출연시킬 수 있냐?'고 했다더라. 반대를 무릅 쓰고 출연시킨 거다"고 했다.

이어 "한석규 씨가 영화계 원톱이었다. 한석규가 나오는 영화, 나오지 않는 영화로 나뉘었다. '접속'에 한석규 선배님이 나온다는 걸 알았을 때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가 영화광도 아니라서 '그냥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찍으면서 알았다. '지금 영화계에서 얼마나 톱이고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부담을 느꼈고, 내가 잘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정재형은 "한석규 씨가 '너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더라"며 질문했고, 전도연은 "촬영 감독님이나 그런 분들이 비슷한 말씀을 했다. 그때 서운했던 것은 한석규 선배님이 '잘하고 있어 도연아' 편을 들어줬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서운함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내 기억이 틀렸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또한 전도연은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 지적을 받고, 부담을 느끼긴 했다. 감독님이 어떤 신을 찍기 전에 항상 수현이 느끼는 감정을 10가지 정리하라고 했었다"며 쉽지 않았던 현장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전도연은 "90년대에는 짝사랑을 흔히 다뤘는데, 나도 짝사랑을 해봤다.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비슷한 상처를 가진 상대방을 만나면서 능동적인 인물로 성장한다"고 했다.

장성규가 "수현이 너무 답답하다. 답답 그 자체"라고 하자, 정도연은 "짝사랑 안 해봤냐? 짝사랑은 답답하다"고 지적해 웃음을 선사했다.


 

/ hsjssu@osen.co.kr

[사진] '방구석1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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