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 줍고파" '정글' 김병만, 400회 역사 빛낼 '션한 영향력'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2.28 17: 52

코미디언 김병만과 김진호 SBS PD가 '정글의 법칙' 400회를 맞아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가수 션이 전파한 '션한 영향력'을 잇는 '정글의 법칙' 만의 '선한 영향력'이 기대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김진호 PD와 김병만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초 '정글의 법칙' 기자간담회는 취재진과 함께 하는 현장으로 꾸려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하며 극성인 탓에 대규모 인원이 밀집하는 것을 피하고자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에 SBS는 공식 유튜브 채널인 SBS NOW를 통해 기자간담회를 생중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글의 법칙'이 올해 햇수로 10년째를 맞은 SBS에서 '런닝맨' 다음으로 두 번째 최장수 예능이기 때문. 

[사진=SBS 제공] 방송인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지난 2011년 10월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정글의 법칙 IN 아프리카 나미비아 편)으로 시작했던 '정글의 법칙'이 29일 400회를 맞는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은 역대 최강자 8인이 끝장 승부를 펼치는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를 선보인다. 김진호 PD가 자연이라는 거대한 세트 안에 제작진의 노하우를 담아 미로를 설계하고, 김병만이 '족장'에서 설계자로 변신해 병만족 최강자를 가린다. 이에 김병만 인터뷰 좌석 뒤에 비치된 포스터를 가리키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분량이 적다. 설계자 느낌이다. 참여자가 아닌 설계자 느낌이다. 자주 등장하지 않아도 뒤에서 엄청나게 일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사진=SBS 제공] 방송인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사진은 사회자 김윤상 아나운서(왼쪽부터), 김병만, 김진호 PD.
이처럼 400회 특집으로 생애 첫 온라인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하기까지. 김병만에게 '정글의 법칙'은 결코 녹록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만은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에 대해 "정말 솔직하게 질문을 받아서 생각해봤는데 없었다.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요만큼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길게 왔는데 직장 오래 다닌 것처럼 갑자기 이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어떨까' 싶더라. 스태프들하고도 얘기했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우리끼리 만들어서라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스태프들도 이 프로그램에 빠져있다. 없어지면 한동안 우울할 것 같다. 짧게 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길게 했고, 서로 부둥켜 안고 운 적도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반대로 없어지지 않기 위해 변화해야 하지 않겠나. 크게 바꾸긴 어렵지만 조금씩이라도. 기능적 요소들을 더 갖추기 위해 우리나라 시골에 가면 달인이 많으니까 공예를 배우기도 한다. 또 스쿠버다이빙, 스카이다이빙 같은 걸 다 배우러 다녔다. 요즘엔 비행기 조종도 배우는데 언젠가 제가 조종해서 가는 꿈도 꾼다. 다 '정글의 법칙’을 위해 배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SBS 제공] 방송인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그는 독충으로 고생했던 중남미 편에 대해서도 "그때는 힘들다는 생각보다 아프다는 생각만 했다. 그때가 지나가면 무서움보다 '여기는 이런 생물이 사는 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중남미에 다녀와서는 '거기엔 독충이 많이 산다’고 말해주게 되더라. 수년이 지난 지금은 두려워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무엇보다 김병만은 "우리 나라 생태계는 어느 정도 안다. 그런데 전 세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38개국의 생태를 보고 배우게 됐다. 그들이 생각하는 환경도 배웠다. 맨 처음엔 정글은 내가 한번 도전해볼 만 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여러 나라를 경험하면서 우리가 정글에서 뭔가 가져왔으면 우리도 돌려줘야 하는 걸 알았다. 우리가 정글에서 나무 한 그루를 베어오면 또 다른 나무 한 그루를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요즘엔 (해양) 청소라도 조금 더 하고 오는 식으로 마인드가 변했다. 그걸 얻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호 PD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대한민국 예능 최초로 남극에 간 거다"라며 웃은 뒤 "며칠 전에 최영인 예능 본부장이 '김치찌개 이론’을 해줬다. 10년 동안 김치찌개집이 맛집이고 맛이 변하지 않았다는 경우가 있다면 그건 다른 말이다. 조금씩 손님 취향에 맞게 변해왔기에 맛집이 되는 거라고 하더라. 칭찬으로 들었다. '정글의 법칙’도 10년 가까이 꾸준하게, 노력해온 걸 인정해주신 것 같았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사진=SBS 제공] '정글의 법칙' 김진호 PD가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그렇기에 김병만은 400회 특집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이번에 촬영하면서 김진호 PD가 생각한 게 마음에 들더라. 그 전에는 우리가 정글에서 생존, 스스로 잡아먹고 뭘 하고 버텨야 끝났는데 이번엔 어떻게 보면 자연이 거대한 세트장이었다. 그 안에 제작진이 미로를 만들어서 우리가 빠져나와야 하는 거였다. 거기서 체력이 없거나, 수중 스킬이 없거나, 수영을 못하거나 기능적 요소가 떨어지면 안 된다. 여러가지 능력이 있어야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런 분들이 들어오면서 거대한 세트를 꽉 채워줬다. 그게 예전 시즌들과 많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체력적으로는 계속 달리면 사람이기 때문에 지친다. 그런데 제 체력에 맞게 안배하면서 갈 자신이 있다. 체력보다 더 힘든 게 정신이다. '정글의 법칙’을 하면서 느꼈다. 그런데 정글에 가면 정신이 맑아진다. '오늘 할 것’만 생각해서 머리는 오히려 쉰다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돌아왔을 때 거기가 그리워진다. 머리가 쉬었던 그 곳이 생각나서 그리워진다. 그래도 저는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계속 갈 수 없겠지만 없어져도 자연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프로그램과 정글 탐험에 대한 강한 열의를 강조했다.
이어 "제가 하고 싶은 한 가지 도전이 있다면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이다. 바다를 건너거 다른 나라로 가는 게 아니라 한 나라의 여러 곳을 비행기를 운전하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김진호 PD는 "추석특집으로 기획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김병만은 "자가용 비행기는 땄다. 계기 비행을 공부하고 있다. 다음 달에 시험인데 추석 특집이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사진=SBS 제공] 방송인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사진은 인터뷰 전 기념케이클르 들고 포즈를 취하는 김병만.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은 프로그램에 함께 했던 병만족 중 최적화 인원으로 '션'을 꼽았다. 김진호 PD는 "션 씨가 기억에 남는다. 철인3종 경기도 하셔서 그런지 체력이 좋았다. 션 씨와 두 번 정도 정글을 가면서 느낀 게 '션한 영향력’이었다. 미얀마 편에서 수상 가옥 부족들을 도우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만 생각하면서 달려왔는데 '의미’도 한번 생각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프로그램이 10년이 됐으니까 다른 분들께 좋은 영향력을 줄 기획이 뭘까 생각하다가 족장님과 해양 쓰레기를 줍고 왔다"고 말했다. 
이에 김병만도 "션 씨가 정글에 최적화된 게 맞다. 체력이 정말 좋더라. 그리고 거기서도 자기가 조금이라도 남으면 다른 사람한테 기부를 한다. 포용력이 좋아서 포근했던 기억이 난다"고 수긍했다. 
실제로 이동 거리만 지구 18바퀴를 돌았을 정도로 '정글의 법칙' 팀이 세계 곳곳을 갔던 터, 김병만은 "남극"을 가장 인상적인 지역으로 꼽았다. 그는 "그렇게 깨끗한 곳은 처음 봤다"며 "소변통도 가져갔다. 소변도 거기 남기면 안 됐다. 10월~2월까지만 남국에 갈 수 있는데 그동안 사람들이 남극에 오면 씻고난 물도 모아서 비행기로 들고 온다. 머리카락이 떨어지면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사진을 돌아보면서 '계속 보존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그는 도전하고 싶은 지역으로도 "북극"을 꼽았다. 이어 "북극은 유빙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움직인다. 지구 최북단의 섬을 가보고 싶다. 북극 극점은 힘들다고 하니 최북단의 섬으로 개인적으로 혼자 여행이라도 가고 싶을 정도로 생각을 갖고 있다. 북극점은 가기가 힘드니까 근처인 최북단의 섬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사진=SBS 제공] '정글의 법칙' 400회를 맞아 김병만이 김진호 PD와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사진은 인터뷰 전 기념 풍선을 들고 있는 김병만.
김진호 PD는 김병만의 "준비하고 싶다"고 화답하며 "북극도 정말 가보고 싶고, 최근에 생각한 게 좋은 프로젝트들을 고민하고 있다. 북태평양에 쓰레기 섬이 있다. 섬이 아니라 쓰레기들이 해류를 따라 모이는 건데 한반도의 몇 배나 된다고 한다. 그린피스 같은 여러 단체가 쓰레기를 수거해오고 있는데 그 쪽에 참여해서 시청자 여러분께 환경에 대한 이슈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글의 법칙’이 다른 예능과 다른 점에 대해 "일단 서바이벌 쇼라는 게 해외에서는 특정화된 장르인데 이걸 한국화 시킨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다.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점 한 가지가 있다면 이 프로그램은 PD가 가장 편하고 출연자와 스태프가 힘들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정말 힘들다. 정말 힘들게 촬영하고 와서 도전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정희가 지금까지 왔다. 그 부분이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연기자와 스태프 분들께 잘 부탁드리고 싶다"며 또 다른 탐험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김병만은 "어르신들은 저를 보고 '나 어렸을 때 도랑치고 가재잡고 했다’며 추억을 말씀하시고, 다른 분들은 저를 보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라면서 대리만족을 말하신다. 아이들은 우리가 어렸을 때 '톰 소여의 모험’을 보고 신기해 했듯이 그런 걸 보고 신기해한다. 또 자연 탐구를 정글을 통해서 한다. 우리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 뒤의 배경이 첫 번째다. 자연을 아이들이 보면서 좋아해서 그런 여러 대리만족인 부분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사랑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병만과 김진호 PD가 선보일 또 다른 탐험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났다. 
그 새로운 시작이 될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는 어떨까. 29일 밤 9시 '정글의 법칙: 헝거게임2'부터 병만족의 새로운 도전들에 이목이 쏠린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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