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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방출 하자” 강정호의 복귀 시도가 남긴 화두 [오!쎈 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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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돔, 길준영 기자] 강정호(33)의 한국 복귀 시도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2014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2016년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면서 큰 지탄을 받았다.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당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소속이기 때문에 KBO에서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OSEN=이대선 기자]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는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음주운전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강정호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sunday@osen.co.kr

문제는 강정호가 한국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불거졌다. KBO는 지난 4월 강정호가 복귀 의사를 밝히자 5월 2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결정했다. 가벼운 징계는 아니었지만 팬들의 눈높이에서는 부족한 징계였다.

강정호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사과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키움이 기자회견 이후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강정호는 25일 키움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29일 공식적으로 복귀 철회 의사를 밝혔다.

2달 동안 야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강정호의 한국 복귀는 결국 자진 철회로 끝이 났다. 하지만 앞으로도 구단과 선수들이 생각해야할 많은 화두를 남겼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지난달 30일 “그동안 야구팬분들과 KBO리그 관계자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앞으로는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이번 사건 같이 문제가 발생할 때 구단이 무기한 출장 정지나 임의탈퇴 같은 내부적인 징계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방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KBO 차원에서 징계가 나올 수도 있고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이러한 징계들은 구단이 임의로 정하는 성격이 크다. 차라리 방출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무기한 출장정지나 임의탈퇴는 결국 구단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는 징계 방법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사고를 일으킨 선수들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징계와 복귀를 하는 과정이 반복돼 왔다. KBO가 징계절차를 정비하면서 많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구단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강정호의 복귀 시도는 객관적이고 일관적인 징계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웠다.

강정호의 복귀 의사 철회는 결국 어떤 선수도, 어떤 구단도 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했다. 강정호를 마지막으로 이러한 논란을 만드는 선수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그리고 팬들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도록 KBO의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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