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8-만신' 노덕 감독 "이연희, 보이는 것보다 용감하고 두려움 없어" [일문일답]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8.20 10: 09

'SF8'에서 '만신'을 연출한 노덕 감독이 직접 제작 비화를 밝혔다. 
20일 MBC 시네마틱드라마 'SF8' 측은 노덕 감독의 일문일답 인터뷰를 공개했다. 
'만신'을 통해 SF 미스터리 장르에 첫 도전한 노덕 감독은 "SF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언젠가 SF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일하고 싶은 스탭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도전하게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특히 '만신'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을 소재로 기발하고 신선한 상상이 더해진 작품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

더불어 비주얼적으로 파격 변신을 시도한 이연희의 모습은 '만신'에 대한 호기심을 배가시킨다. 이에 노덕 감독은 "이연희 배우의 성격이 토선호라는 극 중 캐릭터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이연희 배우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보여줄까에 집중했다"라고 밝혀 '만신'을 통해 이연희가 보여줄 변신을 기대하게 한다. 또한 이동휘에 대해서도 "주변 컨디션도 좋지 않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에서도 이동휘 배우의 집중력 덕분에 좋은 씬을 완성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순발력이 좋은 배우임을 깨달았다"라며 그의 연기에 깊은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노덕 감독은 '만신'을 제외한 다른 7개의 작품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으로는 안국진 감독의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를 꼽았다. 노덕 감독은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디테일이 세심하다. 또한 전체적으로 감각이 세련되면서도 주제를 놓치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만신'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그는 "인생에선 그냥 일어나는 일들도 있다. 남은 삶은 당신의 의지대로 흘러갈 것이니 용기를 가지시라"라고 전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SF8'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든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로 SF 장르적 특성을 살려 생생한 UHD 화면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21일 밤 10시 10분 '만신'이 공개된다.
다음은 노덕 감독의 'SF8-만신' 일문일답 인터뷰 전문이다.
1) 이번 ‘SF8’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이유와 소감은?
-원래 SF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언젠가 SF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지만 섣불리 기획하지 못하고 마음만 품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라 여겨졌다. 더불어 장편영화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스탭들과 미리 가볍게 합을 맞춰보고 싶기도 했다.
2) '만신'은 운세 서비스 앱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앱이라는 소재가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더욱 와닿았던 지점이 있는데, SF 장르 속에서 운세 서비스 앱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녹여내고 싶었는지, 이미지적으로 이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신경 썼는지?
- SF 장르지만 멀지 않은 근 미래이므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어플과 비슷한 구동성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적인 고민을 하는 운세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모습이 상형화된 이미지를 구현하려고 했다. 자세히 보면 원 안에 사람의 눈과 얼굴이 실루엣으로 들어가있다. 얼굴, 심장 등 여러 가지 인간적인 이미지를 두고 조합하며 미술감독이 최종적으로 만들어주었다.
3) 이연희의 새로운 변신이 인상적이었다. 감독으로서 이연희 배우의 어떤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는지, 어떤 이미지를 보고 캐스팅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 이연희 씨가 그동안 했던 작품들의 프로필을 보면서 그 작품을 그때 왜 선택했을까를 추측해보니 그동안 미디어에 보여진 것보다 실제로는 용감하고 두려움에 맞서는 성격이 아닐까 생각됐다. 딱히 어떤 이미지를 보고 캐스팅을 했다기보다는, 이연희 배우의 성격을 짐작하며 토선호라는 캐릭터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연희 배우와 캐릭터 얘기를 할 때도 무언가를 끌어낸다, 만들어낸다 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까에 집중했다.
4) 연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나 연출 포인트가 있다면?
- 작품에서 던지는 화두를 너무 진지하지 않게, 너무 가볍지도 않게 끌고가고 싶었다. 운명이라는 키워드가 자칫하면 SF적인 장르적 특성을 해할 수도 있기에 미술적으로는 과감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인물들의 의상과 분장, 그리고 공간을 좀 더 비일상적으로 접근했고 우리가 상상하는 전형적인 SF적 이미지보다는 '운명론적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무기력하고 디스토피아스러운 정서를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선호(이연희 분)와 가람(이동휘 분) 그리고 개발자 이지함(남명렬 분)까지 이어지는 인물들을 인간-신으로 치환하며 카메라로 상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했다. 전체적으로는 우리가 살면서 순간순간 느끼는 '거대한 세상 속 개인적 인간의 하찮음'이 드러나되, 그것이 비관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며 연출했다.
5) 이연희, 이동휘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출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 그리고 촬영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주어진 환경에 비해 분량이 많은 시나리오였고, 그것을 소화하기 위해 매 회차가 벅찬 스케줄이었다. 특히 김인홍(서현우 분)과 만나는 호텔씬은 하룻밤에 다 소화를 해야 하는 분량이라서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새벽에 호텔 앞에서 선호와 가람이 싸우고 헤어지는씬은 실제로 밤을 꼴딱 새우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태에서 진행됐든데 해가 뜨고, 공사 소음때문에 모두가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이동휘 배우의 집중력 덕분에 좋은 씬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준비를 해오지만 현장에서도 순발력이 좋은 배우임을 깨달았다. '만신' 캐스팅 과정에서 평소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분들께 욕심껏 제안을 했는데 운 좋게도 대부분 참여해주셔서 행복한 현장이었다. 가장 디렉션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한, 가장 많은 테이크를 쓴 배우는 비둘기였는데 동물연기는 시나리오 과정에서 소거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6) 연출작을 제외하고 다른 7개의 작품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과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이다.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었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디테일이 세심했다. 전체적으로 감각이 세련되면서도 주제를 놓치지 않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7) '만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인생에선 그냥 일어나는 일들도 있다. 그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 남은 삶은 당신의 의지대로 흘러갈 것이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시라.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수필름, DG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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