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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 무죄 받은' 임효준, "다시 만나 사과하고 싶어요" [단독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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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용산, 우충원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5)은 선수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훈련 중 '성희롱' 문제가 발생, 선수 자격이 박탈됐다. 

지난 2019년 6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도중 임효준이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벗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사고 후 코칭 스태프에게 성희롱 사실을 알렸고 장권옥 감독이 연맹에 보고했다. 연맹은 그해 8월 임효준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고 검찰에 고소를 당했다. 지난해 5월 1심에서는 벌금형(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11월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이 뒤집혔고 무죄 판결이 나왔으나 아직 끝난 상태는 아니다. 검찰에서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하지만 임효준은 황대헌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연맹의 징계 그리고 재판서 무죄가 입증된 상태지만 대표팀 후배이자 대학 후배인 황대헌과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사태가 벌어진 뒤 두문분출한 임효준은 서울 모처에서 가진 인터뷰서 "문제를 일으킨 뒤 정말 힘들었다. 자격정지를 당한 뒤 2달여 동안 집밖으로 외출하지 않았다.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정말 많이 반성했고 많이 뉘우쳤다. 어쨌든 제 잘못이고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다. 처벌도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미안하다. 사과하고 싶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둘이 만나서 직접 이야기하고 다시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연맹 징계와 재판에 대해 "운동으로 보답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일 좋아했고 가장 잘했던 것을 못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잃은 느낌이다. 축구나 야구처럼 인기 스포츠는 아니지만 팬들께서 보시고 즐거워 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 "정말 많이 생각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을 시작하고 저녁 6시에 끝날 때는 힘들다는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운동을 할 수 있던 것이 행복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 다음은 임효준과 일문일답

-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나.
▲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 당시 사건 이후 일년 동안 쉬었다. 잘못했다는 생각 그리고 죄책감이 정말 컸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아직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다만 개인적은 운동은 하고 있다. 스케이트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개인 운동만 하고 있다. 고향인 대구에서 어린 시절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께서 내려오라고 하셨다. 은사님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에서 지내고 있다. 

- 선수촌에서 벌어진 일은 무엇인가.
▲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 훈련 시간이 아니라 훈련을 앞두고 쉬는 시간이었다. 대표팀 선수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있던 상태였다. 당시 사건이 벌어지게 된 계기는 한 선수가 암벽등반 기계에 올라갔고 황대헌 선수가 엉덩이를 손으로 때렸다. 그리고 떨어졌다. 암벽등반 기계는 일반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물레처럼 순환하는 기계다. 대표팀 선수들끼리는 합숙 및 오랜시간 함께 했기 때문에 가족같은 분위기였고 훈련 시작 전 분위기 반전을 위해 장난을 하고 있던 상황이다. 대학교 후배이기도 한 황대헌 선수가 장난을 한 상태였고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 그렇게 골반을 잡았는데 바지가 벗겨졌고 문제가 발생했다. 

황대헌 선수에게 정말 미안했다. 일각에 알려진 것처럼 성기가 노출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내 잘못이었고 황대헌 선수에게 사과했다. 또 선수촌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황대헌 선수 방 앞에서 30분 정도 기다렸다. 불편한 마음이 큰 것 같아 사과했다. 그런데 당시에 보도된 기사들의 내용은 굉장히 달랐다. 사실을 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두려웠다. 또 기회도 없었다. 그 일이 일어난 뒤 정말 많이 반성했다. 

- 황대헌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나.
▲ 연맹 징계가 이뤄지기 전 황대헌 선수와 부모님 또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당시 "대헌아 형이 정말 미안하다. 어떤 이야기로도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정말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황대헌 선수는 "형이 진심이면 괜찮다"라고 답했다. 그 후 연맹 징계를 받은 뒤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화를 받지 않아 메세지로 보냈다. 직접 만나 다시 사과하고 싶다는 내용을 보냈다. 그런데 답장은 없었다. 다시 보고 싶지 않겠지만 정말 사과하고 싶다. 또 동생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다. 여전히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다 해주고 싶다. 받은 상처를 다시 아물게 하지 못하겠지만 정말 사과는 하고 싶다. 

- 당시 사건에 대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 일단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았다. 그래서 잘못한 부분과는 다르게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 내가 잘못한 것인 사실이다. 한 차례 사과를 했지만 더이상 만나지 못했다. 1심에서 벌금형이 나온 뒤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재심을 청구했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연맹 징계로 인해 1년을 쉬었다. 그런데 일정을 보면 2년을 쉰 상태다. 현재 연맹 징계는 중단된 상태다. 당시 연맹을 상대로 했던 징계 가처분 신청도 포기했다. 운동을 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연맹에 문의하니 대법원 판결이 나와야 다시 징계가 이뤄진다고 들었다. 징계를 받고 다시 운동했으면 좋겠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내 잘못으로 인해 징계를 받았고 징계가 언제 끝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다. 징계기간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다른 계획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운동은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이야기 했는데.
▲ 지금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 재판이 언제 열리게 될지 알 수 없다. 일단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행정적인 문제로 인해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소속팀이 없기 때문에 운동이 어렵다. 대표 선수가 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안전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고 징계도 받을 수 있다. 벌금형이 나왔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다. 

쇼트트랙 선수로 꿈꿔왔던 올림픽 금메달 특히 평창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을 이뤘다. 그런데 아직 어린 나이이고 스케이트를 다시 타고 싶다. 평창올림픽 때 국민들 앞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경기에 뛴 경험이 처음이었다. (2편에서 계속)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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