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2번 타순? 상관은 없는데 달리기가 빠르지 않아서…" [오!쎈 대구캠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2.23 07: 04

지난해 12월 4년 최대 총액 50억 원의 조건에 삼성의 새 식구가 된 오재일. 뛰어난 실력과 올바른 품성 그리고 성실한 훈련 태도로 호평을 받아왔던 그는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오재일은 "대구로 이사 온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대구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시즌을 준비 중인 그는 "해외에 있어야 할 시기인데 국내에서 캠프를 치르니 아직은 어색하다. 예년 같으면 가족들과 두 달 가까이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올해의 경우 훈련도 하면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좋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2021 스프링캠프 훈련을 가졌다.삼성 오재일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그는 올해부터 홈그라운드로 사용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해 "시설이 굉장히 좋다.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날씨가 많이 추운데 실내 훈련하기 정말 좋다. 전체적으로 몸만들기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해 OPS를 바탕으로 1번 구자욱-2번 오재일 배치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에 오재일은 "2번 타순? 상관은 없는데 달리기가 빠르지 않아서"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오재일은 또 "한 번도 2번 타자로 나선 적은 없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삼영 감독은 오재일 영입 후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 2016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릴 만큼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오재일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무래도 제게 기대를 많이 하신다는 의미니까 책임감이 크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이적 첫해를 맞이하는 기대감이 더 크다. "책임감은 많이 드는데 부담되거나 그런 건 없다. 빨리 시즌이 왔으면 하는 기대감이 크다. 새로운 구장에서 경기하니까 기대가 된다". 오재일의 말이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9일 경상북도 경산시 삼성라이온즈 볼파크에서 2021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삼성 오재일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오재일은 이적 후 이원석과 원태인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두산 시절부터 절친 사이였던 이원석은 오재일의 삼성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지난해까지 천적이었던 원태인을 상대로 든든한 승리 도우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재일은 "(이)원석이가 옆에 있는 자체가 나를 도와주는 거다. 처음에 친한 선수가 많이 없으니 어색할 수 있었는데 원석이가 옆에 있으니 다른 선수들과 금방 친해졌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태인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아무래도 나이 차가 있다 보니 편하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잠실구장 대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안방으로 사용하게 된 소감이 궁금했다. 오재일은 "잠실구장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안 넘어갈 때 실망감 혹은 허탈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에 유리한 구장이기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두산 선수들과 적이 되어 만나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오재일은 "두산 선수들은 가족 같은 동료들이기에 1루에서 만나면 웃길 것 같다. 기분은 새롭겠지만 경기는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마지막으로 "밖에서 봤을 때 '삼성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며 "내가 왔다가 갑자기 잘하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만큼 열심히 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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