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3주년' 조인성, 40대 시작 알린 '모가디슈'…"내가 행복해야 해"[인터뷰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7.27 13: 19

대한민국에서 이역만리 소말리아로 날아간 참사관 강대진(조인성 분)은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친 듯 담배를 꺼내 문다. 대놓고 하늘색 슈트로 꾸며 화려함을 강조했지만, 외국이 낯설어 쭈볏거린 강대진은 대한민국의 UN 가입을 돕기 위해 급하게 소말리아에 파견된 인물이다. 안기부 출신인 그는 누구보다 체력이 좋고 강단도 세다.
배우 조인성(41)은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에서 불 같이 화를 내고 어떨 땐 삐딱하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따뜻한 남자 강대진을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표현했다. 시대적 인물이지만 결코 전형적이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고. 
조인성은 27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게 류승완 감독님의 힘인 거 같다”고 ‘모가디슈’(제작 덱스터스튜디오 외유내강,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만듦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경험과 그 경험에 의한 판단, 열린 귀가 류 감독만의 힘이지 않나 싶다. 다양한 (영화의)프로덕션을 해오면서 그것에서 얻은 경험을 집약적으로 펼친 현장이었던 거 같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기를 그렸다. 류 감독이 영화 ‘군함도’(2017)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연출작인데 그 사이 ‘사바하’(2019) ‘엑시트’(2019) ‘시동’(2019)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조인성은 강대진 캐릭터에 대해 “비굴했다가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떨 땐 타이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기존에 나온 안기부 출신 캐릭터들과) 다른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전형적인 걸 정해놓지 않았다. 인물들과 부딪치면서 나오는 새로운 것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개봉했지만 그럼에도 감사하다는 조인성은 “안 좋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비 관객들이 저희 영화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거 같아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달 28일 개봉하는 ‘모가디슈’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모가디슈’는 모로코에서 2019년 10월 크랭크인 해 4개월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소말리아가 여행금지국가이기 때문에 모코로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나리오와 동일한 촬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크랭크인 6개월 전부터 모로코 정부의 협조를 받았다고 한다. 포장된 도로 위에 흙을 덮어 90년대 당시 소말리아의 비포장 도로를 완성했고, 모로코 건물 위에 소말리아의 건축 스타일까지 재현하며 당대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조인성은 “편수로는 한 편이지만 우리가 (4개월간) 같이 움직이고 생활한 것으로 봤을 때 거의 영화 3~4편을 찍은 느낌이다. 촬영하고 밥 먹고, 각자 휴차 때도 생활했기 때문이다. 다른 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마치 새로운 가족을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그 어떤 작품보다 같이 밥을 많이 먹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모가디슈’를 촬영하면서 달라진 게 있느냐는 물음에 “딱히 큰 변화는 없다”며 “근데 아침으로 무조건 계란프라이를 먹는 게 중요했다. 나 몰래, 저 없이 먼저 다른 사람들이 조식을 먹었다면 서운했다.(웃음) 같이 먹고 싶었는데 서운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 김윤석(55)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을 연기했다. 그와의 호흡에 대해 “감동이었고 영광이었다. 또 한 번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람이 살면서 나름의 고민이 있지 않나. 저도 선배님에게 (배우로서의 고민을) 상담했었다. 이제 고민하기보다 내가 용기를 더 많이 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는 바쁜 배우 구교환(40)은 북한 참사관 태준기로 분했다. 체제와 이념으로 인해 대립하는 태준기와 강대진. 구교환만의 개성이 캐릭터에 십분 발휘돼 강대진 역의 조인성과 시너지를 냈다.
“교환이가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이 작품을 통해 좀 더 사랑받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강대진과 태준기가) 대척에 있는 인물이라 데칼코마니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각자의 직업이 나라를 상징하는 캐릭터이지 않나. 보신 분들이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재미있게 봐주셨던 거 같다.”
조인성은 “교환이와의 액션은 몸으로 부딪치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서로 다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김윤석 허준호 선배님은 입으로, 저희는 몸으로 붙었다.(웃음) 몸이 덜 다치게끔 ‘아픈 데 없니?’라고 물으며 안전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해외 배우들과의 캐릭터 조합에 대해서도 “언어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더라. 이래서 연기를 예술이라고 얘기하는 구나, 싶더라. 말 이상으로 느껴지는 게 있었다. 신기한 경험을 해봤다”고 덧붙였다. 서로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액션 연기로 통했던 이들은 마치 모가디슈 내전 한복판에 가 있는 듯한 리얼한 상황을 구현했다.
후반 탈출 시퀀스가 인상 깊었다는 그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그 상황을 간접 체험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적극 추천했다. 
올해로 데뷔한 지 23년이 된 배우답게 노련한 카리스마를 내비친 배우 조인성. 그가 보여준 표정에는 왠지 그럴 만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짐작케 하는 설득력과 페이소스가 서려 있었다. 
조인성은 “한 가지 일을 오래하다 보면 못 하는 게 가장 두렵다. 그냥 하면 되는데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힘들게 한다. 신인 때나 지금이나 연기를 대하는 건 똑같다”라고 털어놨다. 
“그 어떤 순간에도 내가 가장 행복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조인성은 “가장 먼저 내가 즐거워야 하는 게 중요하고, 그 다음은 주변 사람들이다.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면 최대한 배려를 하자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영화 ‘모가디슈'에 대해 “40대를 맞이하고 처음 나오는 작품이다. 현재의 모습이 담긴 작품인데 이 영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를 드렸으면 좋겠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기회가 된다면 예능까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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