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구교환, 韓 영화계 기대주…"늘 새로운 모습 보이겠다"[인터뷰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7.29 14: 33

 기성배우들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지만 대단한 가능성을 가진 젊은 배우들의 면모가 더 기대되고, 앞으로 그들이 보여줄 모습이 어떨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며 한국 영화계 기대주로 떠오른 사람은 바로 배우 겸 감독 구교환(40)이다.
구교환의 장점은 독특한 목소리와 함께 변신의 폭을 가늠할 수 없는 캐릭터 소화력이다. 그의 개성 넘치는 소리와 비주얼은 한 번만 봐도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출연작마다 능수능란하게 변신하고, 또래 남자배우들이 갖지 못한 아우라가 있다. 이게 구교환만의 매력이자, 강점이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반도’(감독 연상호·2020)를 통해 한국영화 기대주로 떠오른 그는, 올 여름에도 텐트폴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모가디슈’(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덱스터스튜디오 외유내강)는 1991년 내전이 발생한 소말리아에서 탈출을 감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드라마 영화. ‘모가디슈’에서 구교환은 북한 대사관 참사관 태준기 역할을 맡았다. 태준기는 북한 체제와 최고 지도자인 수령 1인에게 충실한 인물이다. 
구교환은 29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태준기는 타협하지 않고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최우선 한다. 그의 근성을 표현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대사도 중요했지만 몸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겠다 싶었다. 단단해 보이고 싶어서 액션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에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했다. 저는 그것을 옮기는 작업이었다”고 담백하게 말했다.
구교환은 김윤석(55), 조인성(41), 허준호(58)와의 대면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은 에너지를 발산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날 그는 “태준기는 북한 대사관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불사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성격에 맞춰서 트레이닝했다”라고 캐릭터의 외향과 말투를 연구하고 연기로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액션 스쿨에 나가며 준비했다. 프로덕션 기간은 짧았지만 제 배우 경력 기간 중 가장 건강했던 시간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북한 대사관을 나와 한국 대사관까지 가는 탈출 시퀀스에서 그들의 끈끈한 애정을 느꼈다. 유기적으로 한 팀이 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북한 대사관 사람들을 연기한 그들과 실제로도 끈끈하게 지냈다. 촬영이 없을 때도 친하게 지냈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부분이 영화에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모가디슈’는 소말리아에 들어갈 수 없어 모로코에서 4개월간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이날 구교환은 “제가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선배님의 대단한 팬이었다. 넷이 마주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가슴이 많이 뜨거웠다”고 남다른 팬심을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구교환은 류승완 감독의 ‘픽’(Pick)으로 캐스팅됐다. 이에 그는 “출연 고민은 1도 없었다. 제가 평소에 좋아했던 감독님의 영화에 캐스팅 됐다는 것에 기뻤다. 감독님께서 태준기 참사관 역을 제게 주셨을 때 마치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기분이었다.(웃음) 그래서 바로 태준기 참사관이 될 준비를 했다. 참고했던 레퍼런스는 없었다”고 밝혔다.
구교환표 태준기 참사관은 냉철하게 움직이는데, 그 과정에서 그만의 균형 잡힌 내적 고민이 드러난다. 구교환의 안정적인 연기톤이 캐릭터의 비극성을 높인다. 
“제가 배우가 되겠다고 먹은 순간부터 세 선배님들은 제 아이콘이었다. 먼저 김윤석 선배님이 저(태준기)에게 보내는 눈빛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청년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허준호 선배님은 저를 지켜주려는 듯한 애정을 보내주셨다. 태준기가 림용수를 지켜야하지만.(웃음) 또한 조인성 선배님은 카메라 너머 제게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하셨다. 촬영장에서 농담도 자주 건네주셨다. 제가 태준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세 선배님이 영감을 주셨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연기와 함께 메가폰도 잡고 있는 어엿한 감독 구교환. 2008년 배우로 데뷔했는데 첫 연출작은 단편 ‘거북이들’(2011)이다. 이후 ‘겨울잠’(2012) ‘술래잡기’(2012)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2013) ‘Welcome to my home’(2013) ‘연애다큐’(2015) ‘걸스온탑’(2017) 등을 내놓았다. 
구교환은 “제가 단편영화들을 만들 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류승완 감독님을 연출자로서 처음 뵀다. 류승완 감독님은 제가 닮고 싶은 존재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부터 ‘모가디슈’까지, 그리고 배우로서의 행보들까지.(웃음) 저도 그렇게 닮고 싶다. 제게 선배님이자 감독님이다. ‘모가디슈’에서 저는 (연출자가 아닌) 그냥 태준기로서 존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고, 계속 준비하고 있다”는 계획을 전했다.
구교환은 ‘모가디슈'와 함께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킹덤: 아신전’(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에 “모험이라는 생각보다 늘 새롭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저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그런지 매 작품마다 낯설다. ‘모가디슈’의 구교환이 있고, 이후 어떤 작품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작품 속 구교환이 있을 거다. 그렇게 새로운 인물들을 맞이하고 있다. 다만 저는 저대로 있고 싶고. 작품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제가 저(와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를 연기하면 재미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구교환은 ‘모가디슈’를 선택할 예비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관객들이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해소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시사회에서 봤지만 어제 다시 보면서 마치 처음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또 보고 싶다. 매년 꺼내보는 영화가 될 거 같다. 이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거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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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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