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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시켜라"…주석태, '오케이 광자매'로 연 제2의 인생 [인터뷰 종합]


[OSEN=장우영 기자] 배우 주석태가 ‘오케이 광자매’를 통해 자신을 돌아봤다. 기본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주석태는 ‘오케이 광자매’와 ‘허풍진’이라는 캐릭터가 자신에게 ‘제 2의 인생’을 선사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주석태는 지난 18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극본 문영남, 연출 이진서, 제작 초록뱀 미디어, 팬엔터테인먼트)에서 주석태 역으로 열연하며 안방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오케이 광자매’는 부모의 이혼 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에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멜로 코믹 홈드라마다. ‘장미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왕가네 식구들’, ‘왜그래 풍상씨’ 등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가 약 2년 만에 주말극으로 복귀한다는 점으로 화제를 모았고, 최고 시청률 32.6%(49회,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석태는 극 중 허풍진 역을 연기했다. 나이보다 노련하고 늙어보이며, 돈에는 얄짤없는 성격의 소유자로, 걸음마 떼자마자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사채놀이로 돈을 벌지만 하나뿐인 동성 허기진(설정환)을 끔직히 아끼는 인물이다.

[OSEN=민경훈 기자] 배우 주석태 인터뷰. 2021.09.09 / rumi@osen.co.kr

주석태는 허풍진을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속정이 깊은 인물로 그려냈다. 냉혈한처럼 보였지만 동생 허기진과 변사채(고건한), 변공채(김민호)를 끔찍하게 아꼈다. 특히 극 후반에는 옛 연인 민들레(한지완)과 재결합하는 등 카리스마와 코미디, 로맨스까지 다 챙기는 다양한 모습으로 극에 재미를 불어 넣었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허풍진’으로 살아온 주석태는 “진짜 촬영장 갈 때마다 학교를 다시 다니는 기분이 같았다. 사람인지라 몸이 피곤할 때면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하지만 막상 졸업을 하니까 왠지 KBS 별관 주변만 가도 아련하고, 여기가 내가 다녔던 곳이 맞나 싶기도 하고 저 안에 있던 기사님들이나 그분들도 뵙고싶고 사람에 대한 미련이 굉장히 지금 많이 남은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OSEN=민경훈 기자] 배우 주석태 인터뷰. 2021.09.09 / rumi@osen.co.kr

▲ “허풍진, 허풍 떠는 사람 아닌 이 풍진 세상 이겨낸 사람”

허풍진 역으로 주말마다 시청자들과 만난 주석태. 그는 허풍진을 처음 봤을 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주석태는 “내가 이런 캐릭터를 한번도 연기한 적이 없는데,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주석태는 “참고할만한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갔다. 매회 대본 리딩을 하며 작가님에게 컨펌을 받고, 작가님이 OK를 해주시면 그걸 믿고 갔다. 어떤 콘셉트나 벤치마킹했다는 건 없고, 작가님이 알려주신 이정표대로 정확하게 한 장 한 장 찍으면서 갔다”며 “리딩할 때 작가님이 ‘이거 맞아’, ‘그렇게 하는 거 맞아’라고 해주시면 믿고 그대로 촬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주석태는 “허풍진은 동생 허기진을 위해 악역을 자처하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풍진이라는 이름도 허풍을 떠는 게 아니라 이 풍진 세상을 이겨냈다는 이름의 뜻이었다”고 말했다.

주석태는 “처음에는 4부까지의 대본을 받았는데, 대사가 ‘짜장면 시켜라’, ‘응 맞아. 짜장면 시켜라’, ‘곱배기로 시켜라’, ‘매운 짜장면 시켜라’ 정도 밖에 없었다. 어떠한 소스가 없으니 허풍진이라는 이름에서 ‘이 사람은 진짜 허풍을 많이 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작가님을 만난 뒤 허풍을 떨어서 허풍진이 아니라 이 풍진 세상을 이겨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고 느꼈고, 허풍진이 보도블럭 사이에서도 뚫고 나오는 잡초, 강아지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OSEN=민경훈 기자] 배우 주석태 인터뷰. 2021.09.09 / rumi@osen.co.kr

▲ “허풍진에겐 짜장면, 주석태에겐 고양이”

주석태는 “허풍진은 전형적인 70년대생 남자를 대변하는 것 같다. IMF를 거치면서 빈부격차가 커졌는데, 일단 IMF라는 건 허풍진에게도 굉장히 큰 사건이었다. IMF라는 사건도 이겨내고,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혼자서 우뚝 서서 나아간다는 모습을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허풍진은 “짜장면 시켜라”는 대사로 깊은 존재감을 남겼다. 주석태는 “허풍진에게 짜장면은 그냥 짜장면이 아니다. 대사 자체는 유머러스하지만 이 사람의 애환과 아픔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며 첫 대사를 시작했었던 것 같다”며 “처음 ‘짜장면 시켜라’ 대사가 허기진을 미국으로 보내고 눈물을 그렁 그렁한 상태에서 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성함을 부르는 것처럼 첫 대사를 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주석태는 허풍진에게 ‘짜장면’이 있다면 자신에게는 ‘고양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들과 있으면 피로도 날아간다. 고양이랑 마냥 노는 건 아니고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건데, 그걸 하는 동안에 근심, 걱정, 피로들이 싹 날아간다. 길고양이를 구조해서 키우고 있는데, 오히려 내가 구조를 받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OSEN=민경훈 기자] 배우 주석태 인터뷰. 2021.09.09 / rumi@osen.co.kr

▲ “문영남 작가, 소녀 같은 분”

주석태는 ‘오케이 광자매’를 통해 문영남 작가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주석태는 “연출가, 작가님이 쓰시는 방식이 어떤 빈 부분을 염두하고 기준점만 쓰시고는 ‘배우 분들이 살려주세요’라고 하는 작업이 있는가 하면 모든 캐릭터의 말투와 행동, 제스처까지 정확하게 그려내서 그것을 최소한의 도구인 글자로 적어내시는 분들이 있다. 문영남 작가님은 후자의 경우라서 배우들이 작가님이 생각하시고 있는 그 사람이 누굴까, 서로 간의 그림을 맞추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리딩을 할 때 제일 긴장이 됐다. 그림이 맞아 떨어지면 안심이 되지만 아니게 되면 그림을 빨리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부분은 작가님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그림이 맞다고 해주셔서 수월하게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석태는 “문영남 작가님이 처음에는 무서웠다. 철두철미 하시고, 사전 준비가 철저하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서 무섭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너무 소녀 같은 분이시다. 완전 소녀 감성이시고, 그 소녀 감성으로 글을 쓰신다. 그래서 ‘오케이 광자매’가 끝날 때는 배우들 모두가 작가님의 팬이 되어서 나왔다”고 웃었다.

[OSEN=민경훈 기자] 배우 주석태 인터뷰. 2021.09.09 / rumi@osen.co.kr

▲ “설정환·고건한 덕분”

주석태는 허풍진을 연기함에 있어서 설정환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설정환이 실제로도 내게 너무 잘한다. 작품을 시작하면서 친형 같이 생각하고, 친동생처럼 내게 행동을 했다. 설정환에게 너무 고마운 부분은 동생으로 이입하는데 전혀 무리가 될 게 없었다는 점이다. 정말 동생처럼 담백하게 다가와줬기 때문에 친형제 같은 케미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석태는 “허풍진이 허기진이 결혼할 때 건물을 선물해주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식당에서 술을 마시면서 부모님에 대한 비화를 털어 놓는 장면이 있다. 이 두 장면이 허풍진-허기진 형제의 우애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석태는 고건한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설정환과 고건한이 친구처럼 지내고, 나까지 대기실을 함께 쓰니까 그 케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대기실에서의 케미가 그대로 촬영장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에 이입되면서 쉽게 녹아들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OSEN=민경훈 기자] 배우 주석태 인터뷰. 2021.09.09 / rumi@osen.co.kr

▲ “부모님 잔소리→백숙, 제2의 인생 살게 해준 ‘오케이 광자매’ 허풍진”

주석태는 ‘오케이 광자매’와 ‘허풍진’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10년은 성숙하게 만들어준 작품이고, 7개월 동안 어떻게 보면 지금 어떤 유행하는 어떤 연기나 흐름을 타는 연기가 아니라 정말 기본에 충실한 연기를 하면서 연기자의 기본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며 “이 작업은 대학교 때 했던 것이다. 2년 전에 했던 걸 10개월 동안 다시 해보니까 정말 기본이라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편하게 연기할 생각은 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석태는 “연기에 대해서 거만했던 자신도 발견하게 됐다. 편하게 하려고 했던 어떤 게으름, 이런 것들을 찾아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석태는 ‘허풍진’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면 잊어버리지도 않고, 가슴 한쪽에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 너무 많은 것을 선사해줬다. 첫째로 어머니의 잔소리가 백숙으로 바뀌었고, 두 번째는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줬기 때문이다. 연기적인 단점을 너무 많이 발견하게 된 캐릭터라서 내게는 잊지 못할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석태는 ‘오케이 광자매’에 대해 “문영남 작가님이 큰 그림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회에서 코로나를 이겨내고 마스크를 벗는 모습들이 나온다. ‘코로나 끝나고 국민들이 참 잘 이겨냈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걸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마지막회에서는 모든 갈등이 해소되기도 하고, 가족들이 험난한 상황들을 잘 이겨내고 끝내 웃는다. 이런 모습과 코로나를 이겨내는 모습들을 시청자들에게 전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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