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용형이 받을 줄 알고…” 이의리, 신인왕 전혀 예상 못했다 [KBO 시상식]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1.29 19: 06

이의리(KIA)는 자신이 2021 최고의 신인이 될 줄 몰랐다. 그래서 수상소감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덜컥 수상의 기쁨이 찾아왔다.
KIA 좌완 유망주 이의리는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총점 417점을 얻으며 368점을 획득한 경쟁자 최준용(롯데)을 제치고 신인상을 차지했다.
이의리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지난 7월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KIA 이의리가 신인상을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29 /jpnews@osen.co.kr

수상 후 만난 이의리는 “처음에는 1군 무대 밟는 것만으로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이었던 국가대표까지 하면서 영광이었다”면서 “마지막에 다친 게 가장 컸다. 1년을 잘 달렸어도 완주를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신인왕 트로피를 직접 차지한 소감은 어떨까. 이의리는 “사실 기대를 안 했다. 수상소감도 준비 안 했다.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올해 신인왕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의리가 전반기 강렬한 활약과 함께 국가대표까지 뽑히며 신인왕을 예약한 것처럼 보였지만 부상 이탈한 사이 롯데 최준용이 빠르게 홀드를 쌓으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의리는 “어차피 (최)준용이 형이 탈 것이니 주변에서 마음 비우라는 말을 해줬다. 선배님들이 다들 그러셨다”며 “아마 욕심 부리면 안 될 수 있어 편하게 가라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긍정적인 말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희망을 얻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의리는 1985년 이순철(해태) 이후 무려 36년만에 신인왕을 수상한 타이거즈 선수로 기록됐다. 타이거즈 투수로는 최초다. 이에 대해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나도 좋은 경쟁을 통해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의리는 신인왕을 발판 삼아 내년 시즌 데뷔 첫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다. 아무래도 더그아웃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친 발목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모습이었다.
이의리는 “다친 게 가장 아쉽다. 걸어서 내려갔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뛰어서 내려가다가 그랬다.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다치고 1년을 보내고 싶다.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이 힘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한데 잘 던질 것 같다. 끝까지 던진 다음에 또 목표를 세우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정규이닝을 채웠을 때 탈삼진왕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덧붙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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