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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많이 하죠"..수지, 20대 끝자락에 만난 인생작 '안나'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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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30살을 앞둔 배우 수지가 드디어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단독 주연을 맡은 '안나'에서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선보이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수지는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극본‧각본‧감독 이주영, 제공 쿠팡플레이, 제작 컨텐츠맵)에 이유미, 이안나 역을 연기한 소감 등을 밝혔다.

지난 24일 1,2회를 공개하며 시청자들과 만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ANNA)'는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쿠팡플레이 제공

극 중에서 수지는 고단한 삶에 지친 유미이자 화려한 삶을 즐기는 안나로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한 여자가 겪는 인생의 파고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현실적으로 납득이 되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 심리 전문가를 만나 세세하게 상황별로 다양한 조언을 구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열정을 쏟으며 캐릭터 구축해 힘을 기울였다.

‘스타트업’ 이후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작품을 선보인 수지는 “재미있게 봤다고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 묻는 분들도 많았다. 그리고 유미의 편을 많이 들어줘서 고마웠다”며 “완성된 작품을 보게 되니까 연기했을 때의 마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몰입해서 시청한다기보다는 ‘내가 저때 좀 더 잘할 걸’, ‘이렇게 저렇게 좀 해볼 걸’이라는 아쉬움이 보이는데, 그래도 주변 분들이 좋다고 해주시고 좋은 기사들도 많이 나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 “‘안나’, 뺏기고 싶지 않았던 작품”

수지는 ‘안나’를 꼭 하고 싶었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연기 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안나’는 누가 봐도 욕심을 낼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뺏기지 말아야지 싶었고, 내가 해야지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건 막연한 욕심이었고, 결정했으니 내 것으로 잘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과 책임도 있었다. 욕심이 났던 만큼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수지는 ‘안나’에서 단독 주연이라는 엄청난 무게감을 양 어깨에 짊어졌다. 그리고 유미라는 인물의 10대부터 30대까지, 유미가 안나가 되는 과정 등을 그려야 했다. 그는 “유미가 겪고 있는 불안처럼 굉장히 떨렸다. 대본을 읽었을 땐 ‘잘한 거 없는 유미지만’ 응원하게 되는데, 시청자 분들이 나처럼 몰입해서 유미를 응원해 줄 수 있을까 고민됐다”며 “어려보여서 30대처럼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다. 연기적으로는 갈수록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완성해 나가고 싶었다. 처음 거짓말을 할 때와 ‘이게 되네?’라는 과도기를 넘어서 나이가 들수록 익숙해지게 접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지는 유미, 안나를 연기하기 위해 심리 상담가에게 자문도 받았다. 수지는 “유미의 에너지가 궁금했다. 막연하게 느꼈을 때는 ‘이런 삶을 살다가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 걸 느끼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걸 물어보니 우울과 불안의 차이가 큰데, 유미는 불안 쪽 같다고 해주셨다. 우울은 무기력하다면, 불안은 불안해서 뭔가를 더 하려고 에너지를 낸다는거다. 그래서 유미의 동력은 불안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유미의 기본적인 상태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지는 “정말 보여지고 싶은 것에 많이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말투나 행동 등에 대해서도 자문을 구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전문가 분을 처음 만나기 때문에, 수지로서, 배우로서 보여지고 싶은 모습이 있었을거고, 그것도 안나가 가진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유미는 관찰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눈 깜빡임에도 많이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했다.

▲ “밝고 청순한 수지? 사실 그렇게 밝지 않아요.”

수지의 열정은 통했다. 수지는 완벽하게 유미에 녹아들었고, 유미가 겪는 심리와 상황을 대사 뿐만이 아니라 표정만으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수지는 “유미가 뭔가를 표현하려고 하기보다는 상황을 곱씹으려고 노력을 했다.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얼굴로 많이 표현을 한다기보다는 ‘아까 그 이야기를 내게 왜 했지’, ‘왜 이런 말을 내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멍한 표정일 수 있는데, 끊임없이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수지는 ‘안나’를 만나면서 일기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는 “유미를 만들어 갈 때, 내가 가진 불안들을 생각해보는 시간도 됐다. 불안을 표현하기 위해서 내가 그걸 유미에 이입해서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기시감이 드는 감정들이 모두에게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 것에 집중하면서 나에 대해서도 알아갔다. 그리고 옛날에 포기했던 일기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안나의 입장에서 쓰기도 하고,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된 ‘안나’에서의 수지의 모습은 그동안 대중이 봐왔던 수지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그간 수지는 밝고, 청순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이 수지를 대표하는 수식어였다. 하지만 ‘안나’에서의 수지는 두 얼굴을 한 캐릭터로 ‘우리가 알던 수지가 맞나’라는 의문까지 들게 할 정도다.

수지는 “내 생각으로 난 그렇게 밝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나’에서의 모습이 나와 더 가깝지 않나 싶다. 사람들에게 여러 모습이 있는데, 수지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저도 거짓말 많이 해요.”

유미를 이해한다는 수지지만, 결혼식 전 상견례 장면은 “선을 많이 넘었다”고 말했다. 수지는 “부모 대역을 구해서 하는데, 그 장면이 선을 많이 넘은 것 같다. 멀쩡히 어머니가 계시는데, 안나로서의 거짓된 삶을 살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이런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뭘까 싶었다. 안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이 부분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수지는 “필립스 부인, 음악 선생님, 현주(정은채) 때문에 유미가 거짓말을 하게 됐다고들 하시는데, 유미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 결핍을 거짓말로 채우려고 한 엇나간 욕망 때문에 거짓말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정신 차릴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그 길을 선택했다. 만약 내가 유미라면, 학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해놓더라도 불안해서 바로 실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지는 거짓말을 언제 할까. 수지는 ‘인생에서 가장 큰 거짓말’을 묻자 “거짓말을 자주 한다”고 웃었다. 수지는 “헬스장 가서 맨날 운동하기 싫어서 기분 안 좋은 척 하고 있고, 괜히 프런트 가서 안부 묻고 그런다. 뭐 먹었는데 안 먹었다고 하고, 그런 사소한 거짓말은 한다”고 이야기했다.

▲ “‘안나’로 좀 더 다른 모습 보여드린 것 같아.”

단독 주연으로 훌륭하게 극을 이끈 수지. 그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던 이유도 내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나’를 통해서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내게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제 1,2회가 공개됐기에 남은 이야기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수지는 “유미가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서 감당할 것들이 생겼가.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견뎌나가고, 그것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봐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유미가 어떤 선택을 계속 하게 되는데, 그 부분도 잘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연기 호평, 과분한 마음..칭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이제 6개월이 지나면 수지는 30살이 된다. 2011년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한 뒤 ‘드림하이’로 연기에 발을 내디딘 수지는 서른살을 앞두고 ‘안나’라는 ‘인생작’과 ‘인생캐’를 만나게 됐다. 호평에 마음이 들뜰 수도 있지만 수지는 “새로운 작품, 캐릭터를 대할 때마다 인생캐라는 마음으로 임한다. ‘안나’는 너무 욕심을 많이 냈던 작품이다. 유미와 안나에 몰입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인생작을 만났다’라는 말이 너무 꿈 같고 행복하다.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분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안나’에서 보여준 연기로 인해 수지는 ‘재발견’됐고, 그의 차기작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 수지는 “늘 부담이 많아서 그 부담이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칭찬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번 칭찬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 할 일을 묵묵해 하면서 차기작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대의 끝자락에서 ‘인생작’, ‘인생캐’를 만난 수지. 그는 “시간이 정말 빠르다. 나는 아직 20대의 끝자락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 30대에도 같은 행보를 보이고 싶지만 쉬고 싶기도 하다. 너무 달리기만 하고 싶지 않다”면서 앞으로의 수지를 더욱 기대케 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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