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FA도 100억 대박?…양의지가 불 지필, 겨울의 '낙동강 더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9.05 16: 28

롯데는 과거 FA 시장에서 포수 보강을 못했다. 결과적으로 안일했고 실패했다. 그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NC는 한 번의 화끈한 영입으로 포수 문제 걱정 없이 4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이들은 한 명의 포수를 바라보고 겨울 내내 낙동강 전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시즌이 끝나면 거물급 포수들이 FA 시장에 나온다. 그 어느때보다 매물이 많다. NC 양의지, KIA 박동원, LG 유강남, 두산 박세혁, SSG 이재원 등 5개 구단 주전 포수들이 동시에 FA 자격을 행사하게 된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난 2019시즌을 앞두고 4년 125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양의지의 행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는 양의지의 보상 등급은 B등급이다(25인 외 보상선수 1명, 직전연도 연봉의 100% 혹은 직전연도 연봉의 200%).
두산에서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양의지는 첫 FA 4년 동안 125억 원의 값어치를 했. 2018년 꼴찌에 머물렀던 팀을 이듬해 가을야구로 이끌었고(5위), 2020년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 스스로도 커리어의 최전성기 기간을 보냈다. 지난 3년 간 통산 389경기 타율 3할3푼4리 83홈런 303타점 163볼넷 150삼진 OPS 1.003의 성적을 남겼다. 3년 WAR(스탯티즈 기준)은 18.43으로 리그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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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가 NC에 가져다 준 유무형의 효과는 대단했다. 타선은 양의지의 존재로 막강했고 투수진도 양의지의 볼배합과 리드로 성장했다. 또한 특유의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덕아웃 분위기를 장악했다. NC를 독하게 바꿔놓았다. 2020~2021년 주장을 맡았는데, 올해 후반기부터 노진혁에게 다시 주장 완장을 넘겨 받았다. 사실상 3년 간 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9년, NC는 양의지 영입전에서 사실상 무혈입성이었다. 당시 원 소속팀이었던 두산은 양의지를 붙잡을 여력이 없었다. 그리고 당시 FA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하던 롯데는 양의지 영입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2018년 강민호(삼성)를 떠나 보낸 뒤 고난을 겪은 롯데가 양의지 영입전에 나설 것이라고 모두가 내다봤다. 하지만 거액의 외부 FA를 영입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그룹의 지원이 전무했다. 2018~2019년 겨울, 롯데는 손가락만 빨아야만 했다. 결국 양의지 영입 대열에 참여하지도 못했던 롯데는 여전히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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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이 끝나고 이지영(키움), 김태군(삼성) 등 준척급 FA 포수들을 10억 내외의 금액으로 이들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내부 육성, 그리고 트레이드로 포수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다. 대신 한화에서 지시완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선택은 패착이 됐다. FA 대신 영입한 지시완은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입스 의혹도 겪는 등 주전 포수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 안중열, 정보근, 강태율 등의 포수들이 경쟁하며 주전 포수로 성장해주기를 바랐지만 이상과 현실은 천양지차였다.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는 이전과 다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성민규 단장의 ‘시즌 2’가 사실상 시작됐고 이제는 이전과 다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망주 육성과 성장, 2군 인프라 투자 등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마지막 퍼즐을 채워줄 수 있는 게 바로 포수 보강이다. 기존 포수들을 육성하면서도 이들에게 경험치와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는 포수로 양의지만한 선수가 없다.
4년 전에는 제의조차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 팀 연봉 총액 58억9800만 원으로 4년 전보다 연봉 총액을 절반 이상 줄여놓은 상태다. 샐러리캡의 부담은 전혀 없다. 양의지의 올해 연봉은 10억 원이다.
NC는 양의지과 관련한 자세가 비교적 느긋했다. 일단 올해 막판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 대형 포수 유망주 김형준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다. 양의지의 후계자로 NC가 일찌감치 점찍었고 실제로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전역을 앞두고 김형준은 우측 무릎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게 됐다. 항상 쪼그려 앉아있는 포수에게 십자인대 수술은 다소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상무 제대 직전, 무릎 수술을 받게 된 NC 포수 김형준 /OSEN DB
김형준의 복귀가 불투명해지면서 NC는 양의지에게 좀 더 기대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더비 라이벌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수도 있는 상황에서 NC도 양의지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 지난 오프시즌 리그 최고의 백업포수였던 김태군을 삼성으로 보낸 것도 김형준의 복귀 때문. 양의지가 없다면 결국 NC도 포수난에 허덕일 게 뻔하다. 백업 포수인 박대온, 김응민 등에게 풀타임을 맡기기에는 역부족이다.
NC 강인권 감독대행은 “양의지 몸값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라면서 양의지의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NC도, 그리고 롯데도 모두 양의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다른 주전급 포수 FA들도 시장에 나오지만 일단 양의지의 행보에 가장 큰 관심이다.
다만, 양의지가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잔부상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허리 통증까지 생겼다. 내년이면 만 36세의 포수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잔부상 치레일 수도 있고, 향후 계약의 성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지명타자로 나서는 양의지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타격만으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하다.
어쨌든 양의지의 영입 경쟁은 격화될 것이 분명하다. 경쟁이 붙으면 당연히 몸값은 상승한다. 양의지의 두 번째 FA 역시 100억 대 계약을 예상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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