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미래를 중시하는 선수가 17억에 현역 연장…41세 추신수의 ‘어불성설’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이후광 기자] “미래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안 가는 게 맞다.”

SSG 랜더스의 베테랑타자 추신수(41)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DKNET에 출연,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KBO 기술위원회의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구성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추신수의 가장 큰 불만은 더딘 세대교체였다. 그는 “일본의 경우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이 되게 많다”라며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 게 맞다. 새로 뽑힐 선수가 더 많았어야 했다”라고 KBO 기술위원회의 선수 선발을 지적했다. 

SSG 추신수 / OSEN DB

그러면서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 나도 경험을 해보니 (KBO리그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런 선수들은 왜 안 되나”라며 “어릴 때 국제대회에 참가하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가 어마무시하게 달라진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야구에서 해야할 것들이 있다”라고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추신수 발언의 골자는 미래다. 당장의 성적에 눈이 멀어 미래를 전혀 보지 않고 선수를 선발했다는 게 주장의 핵심. 그의 논리대로라면 김광현, 양현종, 김현수(LG), 이지영(키움), 양의지(두산), 박병호(KT) 등 30대 중반 선수들은 모두 WBC 대표팀 선발을 고사했어야 했다. 국가대표는  나이와 관계없이 선발 시점 기준 가장 실력이 출중한 선수를 뽑는 게 원칙이지만 이들은 단지 베테랑이라는 이유로 태극마크를 달면 안 됐다. 어린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줘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소속팀 SSG에서도 미래를 중시했을까. 추신수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봉 27억 원을 받은 지난해 부진했다. 국내 첫 시즌이었던 2021시즌에 비해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도루, OPS 등 모든 수치가 하락했다. 

연봉만 보면 3할대 중반이던 타율이 초반으로 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27억 타자에게 3할은 꿈의 타율이다. 그래도 2021시즌에는 최고령 20홈런-20도루와 출루율 .409로 2할6푼5리의 저조한 타율을 커버했지만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11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타율은 2할5푼9리로 더 떨어졌다. 타자 연봉킹이라는 타이틀에 전혀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추신수의 말대로 미래를 생각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도 무방한 기록이었다. 

SSG 추신수 / OSEN DB
그러나 추신수는 작년 12월 전격 현역 연장을 결심했다. SSG 구단은 “2023시즌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 제도를 감안, 추신수가 구단과 후배 선수들을 위해 입단 첫해부터 유지해 온 연봉(27억 원)을 삭감하기로 구단과 합의했다”라고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그의 연봉은 17억 원에 달한다. 타율이 2할대 중반에 그친 41세 선수가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모자라 고액 연봉까지 받게 된 것이다. 

라디오 방송 출연 전까지만 해도 추신수의 현역 연장은 박수를 받는 분위기였다. 성적은 저조해도 그의 클럽하우스 리더십, 각종 사회공헌활동, 원정 라커룸 시설을 개선시킨 선한 영향력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랜더스 구단과 KBO리그의 정신적 지주였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시절과 달리 KBO리그에서는 ‘먹튀’ 논란 기사 또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추신수의 경솔한 발언으로 SSG 또한 미래를 보지 않은 구단이 돼 버렸다. 바늘구멍과 같은 1군 엔트리의 한 자리를 에이징커브를 겪는 41세 선수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SSG는 단순히 그라운드 내 퍼포먼스만 보고 연장 계약을 제시한 게 아니다. 리더십, 영향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국가대표 또한 그런 것이다. WBC와 같은 스케일이 큰 국제대회는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필수적이며, 추신수가 언급한 베테랑선수들은 여전히 KBO리그 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추신수의 발언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되는 이유다.

추신수의 1982년생 동기들의 행보를 살펴보자. 롯데의 심장 이대호는 지난해 142경기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 활약에도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은퇴했다. 그리고 삼성 오승환은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시즌 연봉을 구단에 백지 위임했다. 반면 연봉 27억 원을 받은 추신수의 2022시즌 타율은 2할5푼9리에 그쳤다. 

/backlight@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