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99.8kWh 배터리로 500km 이상 주행 목표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3.03.29 08: 45

기아가 29일, 플래그십 전동화 모델 ‘The Kia EV9’을 세계 시장에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그 동안 미디어 등 일부에게만 공개됐던 신차다. 아직 양산이 되는 단계는 아니다. 양산과 출시는 올 2분기 이후로 예정돼 있다. 
구매자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인 1회 완충시 주행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아직 정부 인증을 받지 못했다. 정부 인증 절차는 올 2분기 중에 완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 주행 거리도 목표치만 제시됐다. 기아가 제시한 목표치는 500km 이상이다. 그 사이 배터리 기술도 발전했지만 일단 용량 자체가 크다. 99.8kWh 짜리다. 기아의 고성능 모델 EV6 GT가 77.5kWh 짜리 배터리를 장착한 것과 비교하면 용량 자체가 엄청나다. 
3열 7인승 플래그십 SUV를 구상한 기아로서는 99.8kWh짜리가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다. 다만 소비자로서는 용량이 커지면 가격도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 부담의 염려는 있다. 

EV9 GT-line.

기아는 28일 송호성 사장, 카림 하비브 디자인센터장(전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출시 행사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플래그십의 프리미엄 가치와 지속 가능성이다. 전자는 상품성이 될 것이고, 후자는 향후 기아가 견지할 철학이다.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기아의 두 번째 모델이다. 송호성 사장은 "2021년 출시된 EV6가 기아의 새로운 브랜드 재탄생에 기여한 모델이라면, EV9은 전동화 대전환의 방점을 찍는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기아의 지속가능성 비전이 EV9에 담겼다는 얘기다. 
EV9 일반모델과 EV9 GT-line.
EV9의 상품성은 몇 가지 주제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아쉬움 없는 주행 거리다. 99.8kWh 배터리와 다양한 효율 극대화 사양으로 국내 인증 기준 500km 이상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 목표로 제시했다. 기아가 500km라는 수치를 구체적을 제시했다는 것은 자체 연구소 기준으로는 이미 이 목표 이상을 달성했을 공산이 크다. 정부 인증도 목표치를 빗나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우리나라보다 후한 유럽(WLTP 기준)에서는 541km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350kW급 충전기로 25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400V/800V 멀티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고, 충전소 도착 시점 배터리 온도 제어로 충전 속도를 최적화하는 배터리 컨디셔닝도 들어간다. 냉난방 독립제어로 소모전력을 줄여주는 후석 독립 공조시스템 등 전력을 효율적으로 충전/운영할 수 있는 기능이 대거 투입된다.
EV9은 최고출력 150kW, 최대토크 350Nm의 후륜 모터 기반 2WD 모델과 최고출력 283kW, 최대토크 600Nm의 전/후륜 모터 기반 4WD 모델로 운영될 예정인데, 4WD 모델은 ‘부스트’ 옵션을 구매하면 최대 토크를 700Nm까지 높일 수 있고 이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약 5.3초만에 도달할 수 있다. 
후륜 모터는 멀티 인버터를 적용, 주행 상황에 맞게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이 들어갔다.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는 하나의 인버터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해 주행거리 증대에 기여하고 순간적으로 큰 힘이 필요한 경우에는 두 개의 인버터를 동시에 사용해 최대 출력을 끌어낸다.
두 번째는 EV 최적화 차체 설계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반의 세계 최고 수준 안전성 확보 노력이다. 온라인 공개행사에서 기아는 EV9에 레벨 3의 자율주행 기능을 담는다고 했다. 레벨 3는 특정 조건에서 운전 중에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우리나라 법규가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아가 EV9에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을 넣었다는 게 바로 레벨 3의 자율주행 단계를 일컫는다. 
EV9 GT-line에 처음으로 적용한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은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Hands-Off) 앞 차와의 안전거리 및 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기술이다. 기아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EV9에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한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통합 제어기 등을 장착해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EV9에는 초고장력 핫스탬핑 부품을 확대 적용하고 승객실을 구성하는 주요 차체를 최적화해 우수한 차체 강도와 비틀림 강성을 심었다. 실제 충돌 상황을 고려한 B필러 하단부 신규 연결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 측면 충돌 시 승객실 변형을 최소화하는 등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충돌 시에는 에너지가 분산될 수 있도록 차체도 설계했다. 차체 구조물 간 연결 부위는 강건화해 배터리 보호를 강화하고 차체 바닥면 설계 최적화로 하부 강성을 추가 확보했다. 
기아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차체 최적 제어로 운전의 안전성과 즐거움을 더해줄 기능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eDTVC)'은 차량 선회 시 각 바퀴에 적절한 토크를 분배해 안정적인 선회를 돕고 '횡풍 안정 제어'는 고속 주행 중 측면에서 강풍 발생 시 편제동 및 조향 토크 제어로 거동 안정화 및 차선이탈 방지를 보조한다. '오토터레인 모드'는 스노우/머드/샌드 등 노면에 적합한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 편의성을 더해준다.
세 번째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다. 전문 용어로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라고 한다. 기아는 이 영역에서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Kia Connect Store)와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시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는 차량의 일부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매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이다. EV9 전용 기아 커넥트 스토어 상품은 원격 주차/출차 및 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을 추가 구매해 개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라이팅 패턴’, 차량에서 영상, 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 등이다.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구매만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시장이 열렸다. 
OTA는 이제 제법 익숙한 개념이다.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는 물론 차량제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EV9에는 기아 최초로 디스플레이 그래픽(GUI)을 기아 브랜드 디자인에 맞게 통일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가 탑재됐다. ccNC에서는 전동화 관련 정보와 기능을 손쉽게 확인/조작할 수 있는 ‘EV 모드’, 화면 상단을 쓸어내려 기능을 빠르게 조작하는 ‘퀵 컨트롤’,  실물 카드 없이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하이패스(hi-pass)’,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한 곳에서 검색할 수 있는 ‘통합 검색’ 등이 지원된다. 
EV9의 등장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속 가능성이다. 
기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담아 EV9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할 신차에 가죽 소재 사용 단계적 축소(Leather-free), 지속가능한 ‘10가지 필수 소재(10 must have items)’ 사용, 자연적인 소재 개발을 위한 선행적 연구(BIO fabrication)인 ‘3단계 지속가능한 디자인 전략’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EV9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동물가죽 소재를 바이오 폴리우레탄(PU)으로 대체하고, 식물 기반의 재료를 첨가해 화학물질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아는 앞으로도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 개발해 식물 기반 재료 사용 비중을 점차 늘려 나갈 예정이다.
또 옥수수, 사탕수수, 천연 오일과 같은 식물 기반의 소재와 업사이클링한 플라스틱 및 페트병을 원료로 한 소재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10가지 필수 소재를 향후 출시할 신차에 적용한다.
EV9 공개 행사에 참석한 기아넥스트CMF팀 마릴리아 빌 팀장은 “자연은 영감을 주는 존재이기 이전에 인간에게 필수적인 자원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자연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가지고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배우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V9에는 바이오 폴리우레탄을 활용한 시트, 업사이클링 어망과 플라스틱을 각각 활용한 플로어 매트와 가니시 등 실내 곳곳에 10가지 필수 소재가 쓰였으며 특히 1대 당 약 70개 이상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E-GMP를 적용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3열 대형 SUV EV9은 7인승 및 6인승 3종 등 총 4종의 시트구성을 제시했다. 1열에는 2열 승객의 시각적 개방감을 높이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헤드레스트에 메시(mesh) 소재를 사용했으며 편안한 휴식 자세를 돕는 릴랙션 시트 및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를 넣었다. 2열은 벤치 시트와 기본형, 릴랙션형, 스위블형 2인승 독립 시트 등 한 차종에 4가지 시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2열 릴랙션 시트는 1열 시트의 릴랙션 모드와 간섭이 없어 충전 등의 상황에서 최대 4인이 동시에 휴식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스위블 시트는 180도를 회전해 3열과 마주볼 수 있고, 정차 중 3열을 접고 테일 게이트를 열어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 또 측면 도어를 향해 90도 회전시킬 수 있어 승하차 또는 차일드 시트 탈부착 시 편의성을 높였다.
기아는 EV9(2WD/4WD)을 시작으로 추후 GT-line 모델과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을 더해 총 4가지 라인업을 운영한다. GT-line은 기본 모델 대비 전/후면 범퍼와 휠, 루프랙에 블랙 컬러의 디자인을 넣어 보다 강인한 인상을 준다. 
기아는 2분기 중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EV9(2WD/4WD)의 사전 계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오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킨텍스(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리는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EV9과 EV9 GT-line을 전시한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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