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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정근우, 그러다 크게 다친다!

‘키가 174cm이고 몸무게는 74kg이나 실제 눈 앞에서 본 정근우는 더 여린 몸매의 10대 소년을 보는 듯 싶었다. 그래서 올 시즌 초 SK 와이번스의 팬들은 그의 애칭 공모 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로 지어준 게 당선됐다. 제우스 신의 아들인 헤르메스는 올림포스의 열두신 가운데 가장 어리고 가장 세련된 외모에 화려한 샌들을 신은 날렵한 몸매를 지녔다. 상업적인 장사와 여행자의 수호신이며 심지어는 도둑놈들을 지켜주기도 했다. 고단위 훈련과 민첩함을 자랑하고 알몸의 젊은 운동선수의 표상이었다. 헤르메스란 별명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어쨌든 정근우는 ‘장난꾸러기 날쌘돌이’로 보면 적절할 듯 싶다’. 지난해 <월간야구> 10월호 ‘집중 인터뷰’에 SK 내야수 정근우(25)를 주인공으로 쓴 글 내용의 앞 부문입니다. 기사 첫 머리에 정근우가 유쾌하고 명랑한 선수라는 이야기도 올리며 덩치가 작아 롯데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고 SK에 입단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타격과 수비, 도루 부문에서 알아주는 선수가 됐다는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정근우는 요즘, 아니 간간이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야구팬들의 게시판에 비난의 대상으로 올라 있습니다. 올 시즌 초반부터 유격수나 2루수 수비를 하면서 상대팀 1루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하면 2루 베이스에 걸터 앉아 왼다리를 쭉 뻗고 기다려 주자가 베이스에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또 부딪치면 부상 당하기 십상인 자세를 취하고 자신이 도루를 할 때는 스파이크를 쳐들고 돌진한다고 해서 ‘정근우의 잇따른 만행에 열받은 구도 부산의 롯데팬들이 플래카드에 ‘정근우 발치아라’ 라고 써 놓은 게 MBC ESPN의 카메라에 잡혀 정근우가 망신살을 샀다’는 글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동업자 정신을 무시하고 상대 수비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지탄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대형(LG) 이종욱 민병헌(이상 두산) 양준혁(삼성) 김주찬(롯데) 등이 그동안 약간씩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때도 유격수 정근우는 3회초 두산의 이종욱 도루시 스파이크를 세워(사진) 무릎에 피가 맺히게 하더니 5회에는 또다시 왼다리를 쭉 뻗고 베이스 앞에 앉아 스파이크를 세운 데 이어 3루를 가려는 이종욱의 다리를 손으로 막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를 보던 객원 해설자 박찬호는 완곡하게 “야구 선수들에게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격 향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23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두산의 한 선수는 1차전 5회 상황에 대해 "정근우가 명확히 손장난을 했다.해선 안될 일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대해 정근우는 "의도적인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부인했고 SK 김성근 감독은 "만약 고의였다면 잘못"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당시 2루심을 맡았던 오석환 심판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 순간 공이 뒤로 빠져 공을 보느라 이종욱의 다음 동작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비디오로 보니까 정근우가 분명히 손으로 이종욱의 다리를 막은 것이 나타나 주루방해 행위였다”고 이례적으로 솔직히 주루방해를 선언하지 않은 것을 인정했습니다. 황석중 KBO 심판위원장 대행도 “당시 상황은 주루방해 행위로 선언할 만했지만 2루심이 그 순간을 보지 못했다”면서 “정근우가 도루를 수비할 때 베이스를 완전히 막고 다리를 뻗는 자세는 주자에게 위험할 뿐아니라 본인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자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는 2루 도루를 하거나 2루에 달려가는 주자들이 우리보다 더 심하게 슬라이딩을 하면서 다리를 쳐들고 들어가거나 다리를 옆으로 벌려 치고 들어가며 수비수들을 방해하고 병살을 막으려 하는데 주자보다 수비수들이 다칠 염려가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정근우의 2루 수비 자세 같으면 본인이 부상을 당할 위험이 더 많습니다. 지난 2년간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 행운입니다. 가령 어느 선수가 작심하고 2루로 뛰어들면서 스파이크를 들고 정강이나 하복부를 겨냥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겠습니까. 그보다는 보통 때는 항상 생글생글 웃는 정근우가 상대팀 선수들에게, 야구팬들에게 비난과 욕을 먹는 행위를 왜 계속하는지 의문입니다. 정근우 본인이나 상대 선수가 다리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파열되면 몇 달간 출장 못하거나 아니면 선수 생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귀엽고 세련된 외모에 만인의 사랑을 받는 ‘헤르메스’는 악동도 아니고 굳이 위험한 플레이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은 받지 않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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