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 '야통' 류중일 감독, 야신도 못한 亞 정상 위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1.30 00: 14

야통이 해냈다.
'초보감독' 류중일(48) 감독이 일을 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야구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 결승전 일본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5-3 승리를 거뒀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이 선동렬 감독과 김성근 감독도 하지 못한 아시아 정상 등극의 위업을 이룬 것이다.
지난 2005년 처음 시작돼 2008년까지 4년간 열린 아시아시리즈를 경험한 감독은 단 두 명. 2005~2006년 삼성 선동렬 감독과 2007~2008년 SK 김성근 감독이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를 경험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정상 문턱에서 좌절하며 아시아 정상의 꿈을 펼치지 못했다.

일본과 대만에게 차례로 당한 결과였다. 선동렬 감독의 삼성은 2005년 예선과 결승에서 일본 지바 롯데에게 연패했고 2006년에는 일본 니혼햄과 대만 라뉴에게 예선에서 패하며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시 선 감독은 아시아시리즈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며 전력 투구하지 않은 영향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달랐다. 누구보다 아시아 정상에 대한 의욕이 강했다. 2007년 예선에서 주니치를 꺾으며 아시아시리즈 일본팀 상대 첫 승을 올렸다. 그러나 결승에서 주니치에 아쉽게 1점차로 패했다. 2008년 다시 도전한 김 감독은 예선에서 일본 세이부를 무너뜨렸지만, 정작 '복병' 대만 퉁이에게 발목이 잡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선동렬 감독과 김성근 감독 모두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룰 정도로 최강 전력의 팀을 꾸리고 아시아시리즈에 나섰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선동렬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뒤 삼성에서 물러나 KIA로 자리를 옮겼고, 김성근 감독도 지난 8월 SK에서 해임되며 아시아 정상 등극의 꿈을 기약없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초보' 류중일 감독이 일을 냈다. 사령탑 부임 첫 해부터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를 석권하며 초보 감독 돌풍을 일으킨 류 감독은 예선 소프트뱅크전에서 0-9 영봉패를 당하며 주위의 우려를 샀지만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전부 작전이었으니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처음부터 예선보다 결승을 겨냥했음 드러냈다.
류 감독은 이날 결승전에서 선발 장원삼을 7회 1사까지 맡기는 뚝심을 보였다. 특히 2회 수비 중 부상을 당한 박한이를 대신해 3년차 신예 정형식을 기용한 건 압권이었다. 정형식은 0-1로 뒤지던 5회 1사 만루 찬스에서 초구에 승부를 뒤집는 2타점 결승타를 작렬시켰다. 8회 무사 1·2루의 위기에서는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로 승리를 지켰다.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 제패. 야신도 하지 못한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초보' 류중일 감독이 해냈다. 이제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명실상부한 명장 등극이다.
waw@osen.co.kr
타이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