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양현석, GD 콘서트 35억원 선투자 '손익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4.02 12: 21

지난 주말 잠실벌을 달군 지드래곤의 월드투어 첫 콘서트가 K팝 공연의 수준을 높이는 하나의 전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사전 제작비 투자에 35억원을 들인 이번 '2013 지드래곤 월드투어 : 원 오브 어 카인드'는 모두1만 3천여 명 관객을 동원했고 언론의 무수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지드래곤의 월드투어 사전 준비 비용만으로 35억원 이상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가요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 규모의 콘서트 비용이다. 엄청난 돈을 들인 효과는 공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단 1초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게 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리뷰 첫 문장이다. 월드투어를 위한 신곡 '미치GO'를 처음 팬들 앞에서 부른 지드래곤은 투명 스포츠카에서 강렬한 스웨크(SWAG)를 내뿜으며 등장해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패셔니스타답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갛게 물든인 그의 미친 열정에 관객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쉴 틈이 없었다.

이 모든 무대 설비와 조명, 그리고 구성은 고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레이디 가가 등 월드 팝스타들의 공연을 기획한 라이브네이션의 주도 아래 제작됐다. "최고의 스타에게는 세계적인 스태프가 따라붙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양 대표의 평소 지론대로 거금을 들여 라이브네이션과 월드투어 계약을 맺은 덕분이다.
지드래곤이 단연 돋보이도록 뒤를 받쳐준 댄서와 밴드도 톱클래스 수준의 아티스트 가운데 선발됐다. 형광 가발과 컬러풀 패션을 과시한 이들의 비주얼과 완벽한 몸매는 지드래곤의 레드(RED) – 블랙(BLACK) – 메탈릭(METALIC) – 컬러풀(COLORFUL) 등 모두 4개의 패션 콘셉트와 맞물려 완벽하게 돌아갔다. 지드래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소개한 의무대의상만 50여벌로 그만을 위해 특별 제작됐다.
결과적으로 지드래곤의 월드투어 첫 걸음은 갈채와 환호를 받았지만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단순히 국내 관객 입장수입만을 놓고 봤을 때는 YG가 큰 적자를 본 셈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월드 투어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는 엄청난 이득을 얻는 게 확실하다. 이게 바로 YG 양 대표 스타일의 손익계산서다.
 
지난해 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끝난 빅뱅 월드투어도 마찬가지. 양 대표는 당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빅뱅의 첫 월드투어 80만 동원이 무서운 건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 규모가 커진다는 점이다. 공연 국가들의 언론에서 호평을 했고 콘서트를 본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공연 자체가 프로모션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진짜 제대로된 공연, 콘텐츠를 보여줘야 관객들이 다시 오고 이게 신뢰로 누적되야 K팝이 산다. 결국 가수들의 공연이란 게 팬들이 돈을 내고 티케팅을 해서 들어오는 건데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고 나가야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지드래곤 콘서트에 35억원이란 사상초유의 거액을 선투자한 배짱도 이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K팝을 앞세워 대형화된 국내 기획사들이 이제 좁은 국내시장만을 놓고 대규모 투자를 해서는 손익계산을 맞추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해외 팝스타들이 지금까지 방한 공연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무대를 보여줄수 있었던 건 이들이 전세계라는 넓은 시장을 상대하기에 가능했다.
이런 점에서 지드래곤의 이번 월드투어는 해외 K팝 팬들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설게 분명하다. 일부 TV 프로들이 한류 보급을 핑계삼아 아이돌그룹을 무더기로 한 무대에 올리는 무감각 해외공연을 남발하며  가요계 안팎의 원성을 사는 것과 비교되는 일이다.
결국 빅뱅의 월드투어 80만을 밑거름 삼아서 지드래곤이 단독으로 55만 월드투어를 돈다는 것, 거기에 마이클 잭슨을 맡았던 공연 스태프를 붙이며 대규모 선행투자를 한 것은 YG 양 대표가 둔 신의 한수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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