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독' 임지연, 만지고 싶다 알고 싶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5.09 09: 36

단비 같은 여배우가 등장했다. 기다리고 기대했던 괴물 신예는 당찬 출사표로 극장을 놀래켰다. 영화 '인간중독'(감독 김대우)의 여주인공 임지연이다.
첫 장편영화에서 송승헌, 조여정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압한 임지연은 독특한 20대 여배우의 존재에 목말랐던 충무로에 정녕 단비다. 현재 심은경 박보영 김고은 강소라 등 스크린을 주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20대 여배우들은 꽤 많지만 임지연은 이들과는 명확히 다른 지점에 서 있다는 데 그 무기가 있다. 적어도 국내에선 본 적 없는 마스크와 오묘한 아우라가 일단 눈길을 끌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투박하면서도 태초의 신비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연기가 또 매력이 된다.
'인간중독'은 1969년 베트남 전쟁 시절 한국의 한 후방부대의 엘리트 장교 김진평(송승헌 분)과 부하의 아내 종가흔(임지연 분)의 위험한 사랑을 담는다. 모두에게 추앙받는 전쟁영웅이지만 후유증에 시달리며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김진평은 전출 온 부하의 아내 종가흔과 만나면서 금지된 사랑에 빠지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임지연은 화교 출신의 비밀스러운 여자 종가흔으로 분해 온몸을 내던진 연기에 도전했다. 김대우 감독 특유의 19금 스크린엔 임지연의 탐스러운 몸매와 거친 숨소리, 수줍은 듯하면서도 매우 도발적인 눈빛이 디테일하게 살아있다. 신인으로서는 부담백배일 노출, 전라 연기는 희열로 승화된 느낌이다. 임지연은 그 시절을 살던 위험한 여인 종가흔에 완벽 빙의했다.
청순한 듯 보이다가도 일순간 도발적인 화신의 카리스마를 뿜는 비주얼이 일단 예술. 최근 언론시사회 후 언론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누구를 닮았다', '누구를 보는 듯하다'며 많은 배우들에 견준 평가가 쏟아졌을 만큼 임지연의 외모는 다양하고 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찍는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묘하게 그 생김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매우 독특한 마스크다. 이는 향후 다양한 캐릭터나 장르에서의 변신과 도전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예상을 가져다준다.
그런가하면 독특한 보이스도 압권이다. 영화 속에서 종가흔은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짧은 대사와 스치는 눈빛으로 불안하거나 설레거나 흥분하고 폭발하는 내면을 줄타기하듯 오간다. 임지연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복잡한 속내를 전달하며 특유의 오묘한 매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더욱이 임지연의 나이는 고작 만 23세. 앞길이 창창하다. 귀엽거나 극성스럽거나 사랑스럽거나 또 연기 잘하는 20대 여우들도 줄줄이 등장했지만 이런 마스크에 이런 분위기는 근래 없었다. '인간중독' 한편으로 임지연을 모두 판단할 순 없지만 이 한편으로 이토록 압도적인 울림을 주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임지연이 기대된다. 속살이 더 붉게 익어가며 또 어떤 열매를 터뜨릴지 궁금하다. 내내 보고 싶은 탐스러운 여인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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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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