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우승자 발표 14일로 연기 "생방송 특별편성"..'역대급' 결승전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3.13 13: 25

잇따른 잡음에 유종의 미를 약속했다. 하지만 우승자 발표가 지연된 것도 모자라, 미성년자 정동원이 자정 이후 생방송에 출연하면서 '미스터트롯'을 둘러싼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 CHOSUN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서는 TOP7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미스터트롯'은 약 3개월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8회부터 시청률 30%(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미스터트롯'이 배출할 진, 선, 미에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투표 폭주를 '미스터트롯' 제작진만 몰랐던 걸까. '미스터트롯' 측은 770만 건이 넘는 생방송 문자 투표를 끝내 감당하지 못했다. 서버는 다운됐고, 우승자 발표는 일주일 뒤인 19일로 지연됐다. 결과만을 기다리며 새벽까지 본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허탈했다. 
'미스터트롯' 측은 급히 입장을 내놨다. '미스터트롯' 측은 13일 새벽 "지난 12일 방송된 '미스터트롯' 11회 분을 통해 마스터 점수 50%,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 20%,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 30%를 적용, 최후의 트롯맨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진행된 대국민 문자투표수가 773만 1781콜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투표수를 기록하며 초유의 사태가 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승진출자 7명의 득표수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서버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투표수를 완벽히 집계해내는데 수 시간 혹은 수 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최종 발표를 보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트롯' 측은 오는 14일에 우승자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미스터트롯' 측은 13일 오전 "당초 최종 경연 결과를 오는 3월 19일(목) 밤 10시 '미스터트롯' 스페셜 방송분을 통해 발표한다고 선공지하였으나, 긴 시간 결과 발표를 기다린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 제작진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 예상 시일보다 더 빠르게 복구를 끝마쳤다. 오는 14일(토) 오후 7시 뉴스가 끝난 후 즉시 이어지는 생방송을 특별 편성, 최종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미스터트롯' 긴 시간 결승전 결과 발표를 애타게 기다리셨던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늘 '미스터트롯'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최종 결승전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상황을 막지 못한 탓이다. 앞서 '미스터트롯'은 지난 5일 방송에서 시청률 33.8%를 기록했다. 게다가 결승전에서는 다중 투표가 허용됐다. 역대급 투표 러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투표 결과 발표 연기가 단순 사고가 아닌 제작진의 실책으로 지적받는 이유다. 시청자들은 "사실상 시청자 우롱"이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결승전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미성년자인 정동원이 오전 0시 50분경부터 진행된 생방송에 참여하면서, '미스터트롯' 측이 불법을 자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
앞서 '미스터트롯'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 차원에서 경연 무대를 관객 없이 사전 녹화했다. 그러나 실시간 문자 투표가 핵심 열쇠인 결승전 특성 상, 생방송은 필수불가결했다. 이에 TV CHOSUN 측은 사전 녹화와 생방송을 짜깁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15세 미만 청소년의 대중문화예술용역 제공) 2항에 따르면, 15세 미만의 청소년은 오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녹화에 참여할 수 없다. 다음날이 학교의 휴일이고 친권자나 후견인이 동의했다는 전제가 있다 해도, 당일 자정까지만 출연이 가능하다. 이는 곧 2007년 3월 19일생으로 만 12세인 정동원은 오전 0시 이후 '미스터트롯'에 출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미스터트롯' 측 관계자는 13일 OSEN에 "정동원의 결승전 출연은 본인이 간곡히 요청해서 성사됐다. 정동원의 아버지도 정동원의 출연을 원했고, 생방송은 아버지와 입회 하에 진행됐다. 가족들은 출연 동의서도 작성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 측은 "정동원이 자정 이후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것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해당 사안을 담당 부서로 이첩하고, 해당 사무처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심의 규정에 따라 위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미 '미스터트롯'은 결승전을 앞두고 연거푸 논란에 휩싸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경솔한 자막에서 비롯된 '신지 반말 논란'부터 작가의 특정 참가자 편애 의혹까지 불거졌고, '미스터트롯' 측은 "일정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종의 미'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다. 결승전에서조차 역대급 방송 사고를 낸 '미스터트롯'이다. 이제라도 '미스터트롯'이 해야할 일은 자체 최고 시청률 돌파에 대한 자축이 아닌 확실한 해명과 사과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미스터트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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